한국축구대표팀이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조추첨을 앞두고 포트2(2번 시드)에 배정됐다. 역대 월드컵 도전사를 통틀어 포트2에 이름을 올린 건 최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다음달 6일(한국시간) 오전 2시 미국 워싱턴DC의 케네디센터에서 열릴 조추첨을 열흘 앞둔 26일 조편성 방식을 발표했다. 기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늘어난 본선 진출국을 4개팀씩 12개조로 나눌 예정이다. 이를 위해 11월 FIFA 랭킹을 기준으로 1~4번 포트에 각 12개팀씩 담아둔 뒤, 각 포트에서 한 팀씩 뽑아 A조부터 L조까지 12개 조를 구성한다.
포트1에선 공동개최국 멕시코와 캐나다, 미국을 각각 A조와 B조, D조에 우선 배정하고, 나머지 FIFA랭킹 1~9위 국가 중 한 팀씩 뽑아 남은 조에 배치한다. 이어 2, 3, 4번 포트에서 한 팀씩을 뽑아 각 조의 나머지 자리를 채운다. 같은 대륙 소속팀은 한 조에 묶일 수 없다. 단, 최대 16개국이 참가하는 유럽은 예외로 한 조에 2개국까지 들어갈 수 있다. FIFA는 랭킹 1~4위(스페인·아르헨·프랑스·잉글랜드) 국가가 조별리그를 1위로 통과하면 4강에서나 맞대결이 성사되도록 구성했다. 강팀들의 조기 탈락을 막기 위해서다.
최근 A매치 3연승으로 FIFA랭킹 22위를 유지한 한국은 사상 처음으로 포트2를 확정했다. 이를 통해 포트2에 함께 참여할 크로아티아·모로코 등 FIFA랭킹 10위권 강팀들을 우선 피했다.
높은 포트에 합류할 수록 강팀을 피할 확률이 높은 건 사실이지만, 한국이 조편성 결과를 일찌감치 낙관할 상황은 아니다. 포트3 소속팀 중 노르웨이나 이집트 등 까다로운 나라들과 만난다면 포트2 배정의 이점이 희석될 수 밖에 없다. 노르웨이는 ‘괴물 공격수’ 엘링 홀란(맨체스터시티)을 앞세워 이탈리아를 제치고 유럽 예선을 1위로 통과한 신흥 강자다. 이집트는 손흥민과 2022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공동 득점왕을 수상한 무함마드 살라흐(리버풀)가 건재하다.
포트1에서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를 보유한 디펜딩챔피언 아르헨티나 또는 상대전적 1승8패의 브라질을 만난다면 32강 토너먼트 진출에 암울한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설상가상 포트4에서 기피대상 1위 이탈리아까지 만나면 그야말로 ‘죽음의 조’다. 현재 48개 본선 진출국 중 42개팀이 가려졌다. 내년 3월 유럽 플레이오프(PO) 승자 4개팀, 대륙간 PO 승자 2개팀이 포트4에 합류한다. 잔루이지 돈나룸마(맨시티)가 골문을 지키는 이탈리아는 유럽 PO에 올라 막차를 노린다.

스코틀랜드 스콧 맥토미니, 캐나다 알폰소 데이비스, 뉴질랜드 크리스 우드(왼쪽부터)
두 팔 벌려 환영할 만한 시나리오도 있다. 포트1에서 캐나다, 포트3에서 스코틀랜드, 포트4에서 뉴질랜드가 각각 합류하는 게 최상이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개최국 이점을 고려하더라도 캐나다는 포트1에서 전력이 가장 떨어진다. 유럽 한 팀을 만나는 만큼 포트3에서 스코틀랜드가 가장 수월하다. 포트4의 뉴질랜드는 객관적으로 해 볼만한 팀”이라고 했다. 참가국이 48팀으로 늘어 각 조 1·2위는 물론 조 3위 중 상위 8개팀도 32강 토너먼트에 오른다. 포트3나 포트4팀을 상대로 최소 1승 이상을 거둬야 조별리그 통과를 기대할 수 있다.
최상과 최악이라는 평가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당시 한국이 벨기에·러시아·알제리와 묶이자 ‘최상의 조’라며 장밋빛 전망이 쏟아졌지만, 결과는 1무2패 조별리그 탈락이었다. 최근 영국 매체 더 선이 진행한 가상 조추첨 결과, 한국은 포르투갈, 코트디부아르, 이탈리아와 H조에 속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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