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여행 산업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1990년대 중반 온라인 예약 사이트가 등장해 소비자가 직접 항공권과 호텔을 예약하기 시작했다면 이제 AI는 단순 정보 제공을 넘어 맞춤형 여행 설계자로 여행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CBS 머니워치에 따르면 최근 컨설팅 업체 올리버 와이먼이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41%가 이미 최근 여행 일정 계획이나 예약 과정에서 AI 도구를 활용했다고 답했다.
곤돌라 AI 공동창업자 스카일러 에릭슨은 “여행 계획을 완성하는데 평균 30일이 걸린다”며 “그 사이 수십 개의 웹사이트를 오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AI 기반 챗봇이나 플랫폼은 수많은 옵션을 자동으로 비교·분석해 최적의 가격과 일정을 제시해 직접 클릭해야 할 단계를 크게 줄여준다. 특히 항공권과 호텔 요금이 수요에 따라 분 단위로 변동하는 현실에서 AI는 가격 추적과 적기 예약에 강점을 발휘하고 있다.
업계는 이미 다양한 AI 여행 도구를 내놓고 있다. 엑스피디아는 사용자가 소셜미디어의 여행 영상을 보내면 해당 콘텐츠를 기반으로 예약 가능한 일정을 제안하는 ‘트립 매칭’ 기능을 도입했다.
구글 플라이트는 특정 여행지와 일정, 혹은 ‘가을 파리 여행’ 같은 키워드만 입력해도 AI가 최적의 항공권을 찾아준다. 곤돌라 AI는 항공사·호텔·크레딧카드 포인트를 분석해 현금 지출과 포인트 사용을 비교해 최적의 비용 효율을 계산해 수백 달러를 절약할 수 있도록 돕는다.
AI 활용은 여행 계획뿐만 아니라 여행지 현장에서의 경험까지 확장하고 있다. 항공권 할인 사이트 고잉닷컴 설립자 스콧 키스는 “중국 여행에서 메뉴를 스캔해 영어로 번역할 때 챗GPT를 하루에도 수십 번 활용했다”며 “AI가 여행지에서 경험 방식을 완전히 바꿨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AI 여행 계획의 가장 큰 장점으로 시간 절약과 비용 효율성을 꼽는다. 맞춤형 추천 기능은 이용자 선호를 학습해 고급 호텔을 선호하는 소비자에게는 그 수준에 맞는 선택지를 우선 제시하는 등 기존 여행사 못지않은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인 여행업계는 아직 AI를 본격적으로 도입하지 않고 있다.
김윤수 삼호관광 마케팅 이사는 “AI가 소규모 맞춤형 여행 코스 설계에는 도움이 되지만 실제 경비는 높아 효율성이 떨어진다”며 “단체 여행 경우 인원이 많아 호텔과 항공료를 크게 낮출 수 있어 AI가 제시하는 가격보다 유리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아주관광 헬렌 박 이사는 “소규모 여행 일정이나 번역, 시차로 인한 신속한 정보 검색에는 유용하지만 실제 현지 상황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이런 부분은 여전히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래관광 남봉규 대표는 “여행지의 역사 설명이나 세부 정보 검색 정도에 AI를 이용한다”며 “광고 홍보 문구를 만들 때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I의 여행정보 부정확성도 문제다.
춘추여행사 그레이스 이 팀장은 “일정 작성이나 정보 수집에는 활용하지만 오래된 호텔 정보나 편도 항공 요금만 제시되는 등 오류가 있어 정확한 정보 제공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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