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의 위기’가 닥치자 한식당 가게 손바뀜이 빨라졌다. 유행을 타고 장사가 된다 싶으면 너도나도 뛰어드는데다 불경기 저점 매수 기회를 노리는 이들까지 합세해 비즈니스 매매가 활발해졌다.
테네시주 낙스빌에서 2020년부터 코리안 바비큐 식당을 운영하던 A씨는 지난 5월 15분 거리에 경쟁 식당이 개업하자 350만달러에 달하던 작년 매출이 크게 줄었다. 매니저와 종업원까지 무더기로 이탈해 운영난을 겪던 그는 결국 9월 들어 매장을 팔기로 결심했다. 그는 “여러 동업자가 함께 꾸린 식당이지만 다들 요식업 경험이 적다보니 위기상황 대처가 불가능했다”고 전했다.
올해 고관세·고물가로 식자재값이 뛰고 이민단속으로 손님까지 줄자 발을 빼려는 사장들이 늘고 있다. 동부 한인 부동산 업체인 C랜드의 김수형 중개인은 “유명 프랜차이즈도 맥을 못 출 정도로 요식업 경기가 안 좋다”며 “평균 매출이 30% 이상 급락한 식당이 많다보니 직원들 월급만 주면 다행이라는 말이 나온다”고 전했다. 작년만 하더라도 이민 1세대의 고령화에 따른 세대교체 붐으로 비즈니스 오너십 교체가 활발했지만 올해 사업체 매각을 원하는 이들은 40~70대로 연령대 구분이 없다. 김 중개인은 “서너달 넘게 적자 경영에 시달리다 결국 매매 희망가격에서 20~30% 낮춰 파는 업소들이 많다”며 “여러 매장을 운영하며 충분한 자본력을 갖춘 외식업계 ‘베테랑’들이 바이어 협상력이 커진 시기를 노려 저점 매수에 나서면서 내년 상반기까지 거래가 꾸준히 이어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스와니 국가대표 부동산의 설상인 대표 역시 “인구 유출입이 잦은 이민 사회 특징상 한인 자영업은 사업주 교체가 빈번하기 마련”이라면서도 “이전에는 비즈니스 매각 희망자가 고령 은퇴자나 타주 이주자에 국한됐다면 지금은 불경기에 매출이 줄어들면서 업종 변경을 위해 사업체를 파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식당은 창업비용이 비교적 저렴하기 때문에 수년간 터를 잡고 있던 사람들이 새로 인수하는 경우도 있지만 신규 창업자도 꾸준히 유입되는 편”이라고 했다.
식당 손바뀜은 역설적으로 한인 경제의 활력소가 되기도 한다. 스와니 중식당 ‘홍반장’은 인수 후 새로운 마케팅 전략으로 ‘노 팁(No tip)’ 식당을 표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민 커뮤니티 내 소규모 사업체의 소유권 변동이 잦아지는 현상에 대해 빠른 시장 적응력과 높은 성장 가능성을 가리키는 신호로 해석하기도 한다. 로욜라메리마운트대학(LMU)의 창업센터장인 데이비드 최 교수(경영학)는 “불리한 시장 상황일수록 소유권 변경이 잦아지는 건 사실”이라며 “동시에 K팝, K드라마 인기로 한식이 미국에서 인정받는 틈새 시장이 되면서 자신의 레시피와 아이디어를 테스트하고 싶어 하는 예비 창업가들이 파이어스톰(firestorm)처럼 모여들며 높은 (소유권) 회전율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잦은 손바뀜 속 불협화음도 있다. 허위·과장 정보를 제시하는 꼼수 계약은 사업체 인수시 발생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피해 사례다. 최사무엘 회계사는 “사업체 인수계약시 매출은 부풀리고 부채와 비용은 누락하는 경우가 빈번하다”며 “은행계좌 지출내역, 항목별 영수증, 매출세 신고내역을 꼼꼼히 교차 검증해 보수적으로 수익을 계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재난자금대출(EIDL) 등 연방 대출금의 연체 기록이나 미상환액이 있을 경우 연방중소기업청(SBA) 융자 신청이 거부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최 회계사는 “인건비, 제조원가(COGS) 등을 꼼꼼히 따지고, 향후 임대료가 상승할 때도 순영업 현금흐름이 창출될 수 있는지 살피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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