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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최신뉴스 전국뉴스

‘라이언 일병’ 한 명 구하려 수십억 달러 썼다…대체 왜

04/07/26
in 전국뉴스, 최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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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의 F-15E 스트라이크 이글 전투기. [로이터]

미군의 F-15E 스트라이크 이글 전투기.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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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명의 군인을 구하려 최정예 특수부대 수백 명과 전투기·헬리콥터 수십 대 등의 자산을 동원한 미군의 F-15E 장교 구조 작전을 놓고 미국식 전쟁 수행의 원리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연상케 하는 해당 작전에는 ‘어느 전우도 남겨두지 않는다(Leave No Man Behind)’는 미군의 오랜 원칙과 포로를 만들지 않겠다는 냉정한 계산이 함께 깔려있다는 것이다.

기만전, 자폭…수단 가리지 않은 구조 작전
사건은 지난 3일 이란 이스파한 남부의 자그로스 산맥에서 야간 폭격 임무를 수행하던 미 공군 전투기 F-15E 스트라이크 이글이 이란의 대공 미사일에 격추되면서 비롯됐다. 조종사는 구조됐지만 전술 통제를 담당하는 무기체계장교는 험준한 산맥에 고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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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즉시 치밀한 구조 작전이 가동됐다는 게 외신의 분석이다. 로이터통신은 “미군과 중앙정보국(CIA)이 거의 완벽한 작전을 펼쳤다”고 호평했다. 이미 구조에 성공했다는 기만술로 이란의 추적을 따돌렸고 주변 접근로를 폭격해 시간을 벌었다. 적진 깊숙이 들어간 미 특수작전 병력은 100명 안팎이었고 A-10 공격기, F-35 스텔스기 등도 투입됐다.

문제는 구조 후 철수 과정이었다. 현장에 투입된 MC-130 수송기가 결함으로 이륙하지 못하자 미군은 추가 항공기를 다시 들여보내 병력을 단계적으로 철수시켰다. 그리고는 MC-130 두 대와 헬기 네 대를 의도적으로 파괴했다. 민감한 군사 자산이 이란에 넘어갈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고, 동시에 철수를 신속히 마무리하려는 일종의 도박이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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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국영매체가 3일 공개한 미군 전투기 잔해 추정 사진.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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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관점에선 비효율을 지적할 만한 작전이었다. MC-130은 대당 가격이 1억 달러(약 1500억원)가 넘는다고 한다. 헬기의 경우 대당 약 3000만~4000만 달러(약 450억~600억원)로 보면 기체 손실액만 모두 3억5000만 달러(약 5250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이에 더해 작전 중 블랙호크 헬기 두 대와 A-10 한 대 등도 손상됐다. 일각에선 작전에 투입된 항공기들의 시간당 운용 비용, 유도무기 소모량 등을 합하면 수십억 달러가 증발했다는 추정도 나온다.

이란이 노린 포로 선전전
하지만 이 같은 비용을 낭비로만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많다. 해당 군인이 포로로 잡혔다면 미국은 이란의 선전전에 말려들었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 이란은 미군 생포를 위해 주민들에게 제보를 독려하는 등 심혈을 기울였다. 포로를 통해 미국 내 반전 여론을 자극하고 협상 카드로 활용하려는 의도다. 로이터통신은 “이후 이어질 인질 국면은 전쟁에 대한 미국인의 부정적 여론을 자극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급 정보가 유출될 우려도 있다. 현재 미군의 전술과 표적 정보 등을 알고 있는 장교가 적에게 넘어가는 것은 전쟁 수행을 위태롭게 만들 수 있다.

“전우를 남기지 않는다”…미군의 조직 정체성
이처럼 실리를 추구하는 차원을 넘어 미군의 오랜 조직 원리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미 국방부 훈령은 “포위·고립·생포·구금·실종 또는 도피 상태에 놓였거나 그 위험에 처한 인력의 생명과 복지를 지키는 일은 군의 핵심 우선순위 가운데 하나”라고 규정한다. 미 합참 교리는 구조 임무의 목적을 부대 사기 유지, 적의 선전전과 정보전 차단 등으로 명확히 설명한다.

구조 임무는 군인 개인과 국가 사이 일종의 계약으로도 읽힌다. 모병제 체제에서 조직이 강조하는 메시지가 전통으로 굳어졌다는 것이다. 미 육군 복무 신조에 “나는 결코 쓰러진 전우를 남겨두지 않는다”는 문구가 명시돼 있는 점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구조 임무를 조직 정체성으로 만든 셈이다.

미국이 과거 전쟁에서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와 전사자의 유해 발굴에 공을 들이는 것도 이런 사고방식에서 비롯됐을 수 있다.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전쟁포로·실종자확인기구(DPAA)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실종된 미군 등 미국인 약 8만1000명의 행방과 유해를 확인하는 작업을 지금도 이어가고 있다.

로이터통신이 5일 공개한 미군 항공기 잔해 추정 사진. 미군이 의도적으로 파괴한 MC-130 수송기로 추정된다.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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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된 작전 성공, “미군 역량과 용기 입증”
이번 작전과 비슷한 사례는 과거에도 등장했다. 1995년 보스니아 상공에서 F-16이 격추된 뒤 미 공군 조종사 스콧 오그래디는 적진에서 버틴 끝에 구조됐다. 미군은 물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항공 전력이 투입된 작전이었다. 2003년 이라크전 당시 이라크군에 억류된 제시카 린치 구출 작전도 언급된다. 바그다드 병원에 특수작전부대가 투입된 해당 작전을 미 육군은 “베트남전 이후 최초 포로 구출 성공 사례”로 꼽는다.

미국은 2014년에는 탈영했다가 탈레반에 붙잡힌 미군 보 버그달을 데려오기 위해 관타나모에 수감된 탈레반 요원 5명을 교환하기도 했다. 논쟁적인 외교 카드까지 꺼내면서 전우를 남겨두지 않는다는 구호를 실현했던 것이다.

외신은 이번 작전이 결과적으로 미국의 전쟁 수행 능력을 압축해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에 해를 끼치는 적들이 냉전 종식 이후 그 어느 때보다 더 단호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작전의 성공은 여전히 역할을 다하고 있는 미군의 역량과 용기를 다시 한 번 입증한다”고 짚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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