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케어에서 처방약 혜택을 담당하는 부분이 바로 메디케어 파트 D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메디케어 파트 D가 있으면 약값은 다 해결되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한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메디케어 처방약 플랜에는 보험회사마다 따로 정해 놓은 약품 리스트가 있고, 그 약품마다 등급까지 구분되어 있기 때문이다.
메디케어를 시작하는 많은 시니어들은 오리지널 메디케어(파트 A와 파트 B)를 받은 뒤 메디케어 어드밴티지(파트 C)에 가입한다. 메디케어 어드밴티지는 대개 처방약 혜택인 파트 D를 함께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병원 치료와 처방약 혜택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평소 건강이 좋은 사람은 이런 구조를 별로 신경 쓰지 않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혈압약 정도만 복용한다면 약국에서 몇 달러 수준의 코페이(Copay)만 내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건강 문제는 예고 없이 찾아온다. 예를 들어 어느 날부터 속이 계속 불편하고 소화가 잘되지 않아 병원을 찾았다고 하자. 검사 결과 위장 질환이 발견되어 의사가 특별한 처방약을 내주었다. 그런데 약국에 가 보니 약값이 수백 달러나 나온다. 보험이 있는데도 왜 이렇게 비싼가 싶어 약사에게 물어보니 “현재 가입한 플랜에서는 이 약이 커버되지 않는다”는 설명이 돌아온다.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충격을 받는다. “보험이 있는데 왜 약값을 전부 내가 내야 하나?” 바로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Formulary’라는 개념이다. Formulary란 보험회사가 커버해 주는 약품 목록을 말한다. 메디케어 파트 D 플랜은 보험회사마다 자신들만의 약품 리스트를 따로 가지고 있다. 이 리스트 안에 포함된 약만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리스트에 없는 약은 보험 혜택이 거의 없거나 전혀 없을 수도 있다. 특히 새로 개발된 고가 약품이나 특수 약품은 Formulary에 포함되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다. 보험회사 입장에서도 모든 비싼 약을 무제한 커버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요한 점은 Formulary에 포함되어 있다고 해서 모든 약이 같은 조건으로 커버되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보험회사는 약품을 여러 단계(Tier)로 구분해 놓는다.
일반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구조를 가진다. Tier 1: 저렴한 Generic 약품, Tier 2: 선호 Generic 또는 저가 브랜드 약, Tier 3: 일반 Brand Name 약품, Tier 4: 고가 Brand 약품, Tier 5: Specialty Drug(특수 전문약)
등급이 높아질수록 가입자가 부담해야 하는 코페이와 코인슈런스(Coinsurance)가 커진다. 예를 들어 오래전부터 사용되어 Generic 약이 많이 나온 혈압약은 Tier 1에 속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약은 몇 달러 수준의 코페이만 내면 된다. 반면 최근에 개발된 당뇨 주사약이나 특수 위장약은 Tier 4~5에 속해 수십 달러에서 수백 달러까지 부담이 발생할 수도 있다.
여기서 많은 사람들이 또 한 가지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 “비싼 약이니까 무조건 좋은 약이고, Generic은 효과가 떨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Generic 약품은 핵심 성분(active ingredient)이 Brand Name 약품과 동일해야 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으려면 치료 효과 역시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따라서 대부분은 Generic 약도 충분히 효과적이라고 본다. 물론 아주 드물게는 첨가물 차이 때문에 개인별 반응이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대체로는 Generic 약을 사용하는 것이 가입자의 재정 부담을 크게 줄이는 방법이 된다.
메디케어 가입자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보험이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다. 내가 먹는 약이 Formulary에 포함되는가? 몇 등급(Tier)에 속하는가? 코페이가 얼마나 되는가를 함께 따져봐야 한다.
특히 이미 복용 중인 약이 있는 사람이라면 메디케어 플랜을 선택할 때 반드시 약품 리스트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어떤 보험회사는 특정 당뇨약을 잘 커버하지만, 다른 회사는 거의 커버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점은 매년 가을에 열리는 Annual Enrollment 기간에 더욱 중요해진다. 메디케어 파트 C와 파트 D 플랜은 해마다 약품 리스트와 Tier 구조가 조금씩 바뀔 수 있다. 작년에는 잘 커버되던 약이 올해는 Tier가 올라가거나 리스트에서 빠질 수도 있다. 그래서 보험회사에서 보내오는 Annual Notice of Change 서류를 자세히 읽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냥 보험료만 비교해서 플랜을 바꾸었다가는, 정작 자신이 복용하는 약이 커버되지 않아 큰 낭패를 볼 수도 있다.
메디케어 처방약 시스템을 단순히 “약값 할인 카드” 정도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어떤 플랜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실제 약값 부담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메디케어 시대에는 병원 선택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약품 리스트(Formulary)를 이해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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