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들 무이자 할부·리스 특가 등 파격 인센티브 총력전
두 달 후 가격 상승·혜택 축소 불가피…지금이 ‘골든 타임’
전기차 구매자에게 제공되던 최대 7500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이 오는 9월 30일 종료된다. 이 세액공제는 지난 2022년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시작되어, 지난 몇 년간 전국에서 전기차 확산을 효과적으로 이끈 핵심 요인이었다. 그러나 정부가 최근 관련 정책의 방향을 선회하면서 전기차 소비자들이 누리던 가장 큰 혜택이 사라질 전망이다. 이에 업계는 지금이 전기차를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연방정부의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이 조기 종료되면서 최대 7500달러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간이 두 달 남짓으로 좁혀졌다.
이는 지난 7월 4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대규모 감세법인 ‘크고 아름다운 하나의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 중 그린 에너지 세제 혜택 종료의 일환으로, 지난 바이든 정부가 펼친 친환경 세제 지원을 크게 축소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현재는 전기차 구매 시 크레딧을 리스나 파이낸싱 계약에 즉시 적용 받을 수 있어 초기 납입금과 월 납입금을 모두 낮추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일부 모델은 세액공제와 제조사의 인센티브까지 동시에 적용돼 내연기관 차량보다 월 납입 부담이 낮아지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세액공제가 사라지면 소비자가 체감하는 초기 비용 부담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전기차 가격이 실제로 수천 달러 상승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에덴자동차의 제이 장 부사장은 “세액공제는 단순히 세금 환급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던 소비자들의 초기 심리적 장벽을 낮추는 중요한 요소였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시장 분석 매체 일렉트렉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기차는 평균적으로 제조사 권장소비자가격(MSRP) 대비 14.8% 저렴하게 판매됐다. 이를 돈으로 환산하면 소비자들은 평균 8400달러 이상을 절약했다는 의미다.
이러한 할인과 금융 조건은 세액공제 종료 시점과 맞물려 비슷한 시기에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올해 트럼프 행정부가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대한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서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관세가 적용되기 전에 자동차 물량을 대량으로 확보했다.
이렇게 확보한 재고를 세액공제 종료 시점에 맞춰 빠르게 처분하기 위해, 제조사들은 단기적으로 지금과 같은 공격적인 리스 조건과 현금 보조금을 앞다투어 내놓고 있다.
이 물량이 소진되면 제조사들이 제공하는 인센티브 규모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로 조달 비용이 오르면서 소비자가 부담하는 차량 가격 또한 오를 가능성도 크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조건으로 전기차를 살 수 있는 기회는 이번이 마지막 시기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세리토스 제네시스의 스카이 김 매니저는 “세액공제가 종료된 이후에는 같은 차량을 사기 위해 더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하고, 관세 부과 전 확보한 재고가 소진되면 딜러나 업체 측 마진이 감소해 현재 제공되는 파이낸싱이나 리스 혜택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며 서두르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브랜드들은 이미 파격 인센티브 총력전에 돌입해 막바지 소비자 유치에 전력하고 있다.
테슬라, 현대, 기아 등 세액공제 대상인 모델을 판매하는 브랜드들은 물론 복스왜건 등 올해 수혜 리스트에서 제외된 브랜드들 또한 리스·무이자 할부·현금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우선 지난 23일 기준 사우스베이 현대차는 아이오닉 5 SE 모델을 대상으로 36개월 리스 월 159달러 또는 최대 72개월 무이자 파이낸싱을 지원한다. 세리토스 제네시스 또한 전기차 GV60을 대상으로 24개월 동안 월 359달러 리스 등 옵션을 제공한다.
테슬라는 모델 3와 모델 Y를 중심으로 리스 인센티브와 자율주행 기능 한 달 무료 체험 등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모델 3는 조건에 따라 최대 60개월 무이자 파이낸싱이 가능하다.
이 밖에 세액공제 대상이 아닌 브랜드 차들도 이례적인 특가를 내놓고 있다. 일례로 글렌데일 뉴센추리 복스왜건 딜러십에선 2025년형 ID.4 프로 S를 대상으로 24개월 리스 계약 시 4995달러 다운페이먼트에 월 납입금 79달러 프로모션을 제공하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전기차 지원금 혜택을 받으려면 차량 인도, 수혜 차량 목록 등을 반드시 잘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9월 말 이전 차량 인도 조건을 충족하는 계약을 확보하지 못하면 공제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계약 시점과 인도 일정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전기차 세제 혜택 수혜 대상 브랜드, 모델 및 연식은 에너지부 웹사이트( fueleconomy.gov/feg/tax2023.shtml)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우훈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