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한인들이 아침 일찍 일어날 때마다 버릇이 있다. 한인타운 가판대에서 한인 신문을 픽업하는 것이다. 수십년의 이민생활 동안 한인신문을 읽으며 한인사회와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알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인신문이 사라지고 있다. 정확히는 종이 신문이 사라지고 있다. 디지털 시대의 거센 물결 속에서, 이런 상황은 한인 뿐만 아니라 중국, 동남아 이민사회도 마찬가지다.
미얀마 가제트(Myanmar Gazette)의 발행인 스웨스웨 아예(SweSwe Aye)씨는 는 2006년부터 매달 무료 종이 신문을 발행해왔다. 그는 “50세 이상 독자들은 종이 신문을 강하게 선호한다”고 말한다. 버마 이민자들에게 인쇄된 신문은 단순한 정보 전달 매체가 아니다. 그들은 종이에 인쇄된 것이야말로 믿을만하고 영구적인 기록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코로나19 이후 팬데믹 이후 신문용지 가격이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2020년 톤당 300-540달러였던 신문용지 가격은 2025년 580-670달러로 급등했다. 인쇄비의 70%를 차지하는 신문용지 비용 상승은 이민언론에게 있어 치명적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은 종이신문의 고민을 더욱 깊게 만들고 있다. 다행히 신문용지는 관세 면제 대상이지만, 인쇄판 제작에 필요한 알루미늄에는 25% 관세가 부과됐다. 알루미늄 가격이 40% 급등하면서 인쇄비 부담은 더욱 커졌다.
미얀마 가제트는 전성기 월 1만 부에서 4천 부로 발행 부수를 줄였다. LA카운티 25만 스패니쉬 이민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임풀소 신문(Impulso Newspaper)의 미레야 올리베라(Mireya Olivera) 발행인은 “5년 전 1만 부에 5천 달러였던 잡지 인쇄비가, 올해는 2천 부에 4천 달러를 넘어섰다”고 토로한다.
45년간 인도 아메리칸 뉴스(Indo American News)를 발행해온 제이 말호트라(Jay Malhotra)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주간 신문 인쇄비가 740달러에서 1387달러로 거의 두 배 증가했다. 그는 결국 종이신문 발행 규모를1만부 36페이지에서, 7천부 12페이지로 축소했다.
그럼에도 이들이 종이 신문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광고 수익 때문이다. 주간 신문의 수익 중 4분의 3이 광고에서 나온다. 반면 디지털 전용 출판물은 광고 수익이 20%에 불과하다. “온라인 뉴스는 무료여야 한다”는 독자들의 인식 때문에 유료 구독 모델은 성공하기 어렵다.
더 중요한 것은 이민 공동체의 정체성이다. 올리베라는 “이민자 독자들은 자신의 사진이 실린 기사를 가족과 친구들에게 보여주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한다. 말호트라는 “주류 언론은 1만 명이 참석한 디왈리 축제를 다루지 않았다. 우리 신문만이 인도 이민자 뉴스를 널리 알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종이 신문은 단순한 정보 매체를 넘어 공동체의 기억 저장소 역할을 한다. 이민자 독자들은 자신의 이야기가 담긴 신문을 오려서 액자에 넣어 보관한다. 디지털로는 불가능한 물리적 소유감과 영속성이 거기에 있다.
우리가 매일같이 당연하게 접하는 종이신문이지만,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애정을 가져보자. 기자를 응원하고 광고도 꼼꼼히 읽어보자. 디지털 시대에도 종이신문이 살아야 이민사회가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