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미국에 온 지 오래됐는데요, 제대로 일한 건 한 5~6년밖에 안 돼요. 그럼 소셜시큐리티 연금은 못 받는 건가요?” 이런 질문을 종종 듣게 된다. 나이는 이미 은퇴 연령을 훌쩍 넘겼지만, 정규직으로 10년 이상 일한 기록이 없는 경우다. 식당일이나 파트타임으로 일은 했어도 10년을 채우지 못했으니, 연금을 포기해야 하는 건 아닐까 불안해하는 것이다.
정답부터 말하자면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소셜시큐리티 연금을 본인 명의로 직접 받으려면 최소한 40 크레딧, 즉 10년 이상의 근무 기록이 필요하다. 이 크레딧은 일하면서 납부한 세금을 기준으로 쌓이며, 한 해에 최대 4개까지 적립할 수 있다. 매년 일정 소득이 있으면 10년이면 40 크레딧이 채워지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10년 이상 일하지 않으면 본인 이름으로 연금을 받기는 어렵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다. 다른 경로를 통해 연금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우선 배우자 연금이 있다. 현재 결혼 상태라면 배우자가 소셜시큐리티 연금 수급 자격이 있을 때 그 배우자의 연금의 최대 50%까지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배우자가 2,000달러를 받는다면, 다른 한쪽은 최대 1,000달러까지 받을 수 있는 구조다. 본인이 직접 일한 이력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사회보장국(SSA)은 본인 연금과 배우자 연금을 비교해 더 유리한 쪽을 자동으로 지급한다.
이혼한 경우에도 연금을 받을 수 있다. 조건은 최소 10년 이상 결혼 상태였고, 현재 미혼이며, 전 배우자가 소셜시큐리티 연금 자격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 경우에도 최대 50%까지 수령 가능하다. 전 배우자가 다시 결혼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신청할 수 있으며,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고도 비공개로 진행된다.
또한 사망한 배우자의 연금을 받을 수도 있다. 이는 유족 연금에 해당하며, 결혼 기간이 9개월 이상이었다면 가능하다. 배우자가 생전에 받던 연금의 최대 100% 가까운 금액을 수령할 수 있으며, 다만 신청 시기가 빠를수록 금액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알아두어야 한다.
그 외에도 미국과 한국처럼 사회보장 협정을 맺은 나라의 경우, 한국에서 납부한 국민연금 가입 기간을 미국의 근무 기간으로 부분 인정받을 수 있다. 이를 ‘토탈라이제이션 베네핏(Totalization Benefit)’이라 하며, 지급 금액은 일반 연금보다 적을 수 있지만 아예 못 받는 것보다는 낫다.
중요한 점은, 이런 제도들은 사회보장국에서 먼저 알려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본인이 직접 신청해야 하며, 배우자의 소셜시큐리티 번호, 결혼·이혼 증명서, 본인과 배우자의 출생 증명서 및 시민권·영주권 관련 서류 등을 미리 준비하면 신청 과정이 훨씬 수월하다.
많은 이들이 “나는 10년을 못 채웠으니 연금을 받을 수 없을 거야”하고 스스로 포기해 버린다. 하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본인의 기록이 부족하더라도 배우자의 기록을 통해 연금을 받을 길이 열려 있고, 사망 배우자나 이혼 배우자의 기록을 통해서도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연금은 아는 사람만 챙길 수 있는 제도다. 10년을 꼭 채우지 않아도 받을 수 있는 길은 있다. 중요한 것은 그 길을 알고, 찾고, 신청하는 것이다. 혹시라도 “나는 해당 사항이 없을 거야”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면, 오늘 당장 사회보장국 웹사이트를 확인하거나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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