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화된 국제 정세 여파로 북중미월드컵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개최국의 치안 상태나 외교·정치적 위험 요인으로 인해 월드컵이 흔들리는 상황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2일 보도한 내용의 일부다. 오는 6월 11일 개막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은 예측하기 힘든 경기 외적 변수들로 인해 벌써부터 걱정 어린 시선을 받고 있다.
앞서 월드컵 역사를 얼룩지게 한 불상사가 여러 건 있었지만, 대부분 경기 중 발생한 폭력 사고였다. 1962년 칠레월드컵 기 간 중 산티아고에서 열린 개최국 칠레와 이탈리아의 난투극이 대표적이다. 양 팀 선수들 간 거친 태클과 보복성 반칙이 난무하다 결국 주먹질과 발길질이 오가는 패싸움으로 번졌다. 당시 생중계를 맡은 BBC 해설자가 “이건 축구가 아니라 전쟁”이라 절규한 게 화제가 돼 ‘산티아고 전투(Battle of Santiago)’라는 별명이 붙었다. 월드컵의 대표적 ‘흑역사’지만, 해당 사건 이후 FIFA가 판정 관련 규정을 정비해 1970년 멕시코 대회부터 경고(옐로카드)와 퇴장(레드카드) 제도를 도입하는 등 긍정적인 기여도 했다.
북중미 3개국(미국·캐나다·멕시코)이 공동 개최하는 이번 월드컵은 대회 기간 중 선수들과 팬들의 안전이 위협 받고 있어 심각하다. 앞서 치른 2010년 남아공 대회, 2014년 브라질 대회 등도 치안 우려가 제기됐지만, 개최국의 높은 범죄율 정도가 관건이었다. 이번엔 공동개최국의 내우외환이 뒤엉켜 상황이 더 복잡하다.
멕시코는 현재 내전에 가까운 상황을 겪고 있다. 정부 주도로 자국 최대 범죄 조직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의 두목을 전격 제거한 이후 전국 20개 주에서 카르텔 조직원들의 보복성 폭력 행위가 이어지고 있다. 월드컵 관광 상품 개발을 위해 최근 멕시코 현지를 방문한 마정설 아름다운여행세상 대표는 “소요 사태 발생 직후 공항 폐쇄 조치가 풀리자마자 서둘러 미국으로 이동했다”면서 “며칠 뒤 공항으로 향하는 주요 도로가 카르텔 조직원들에게 점령 당했다는 소식을 접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지 협력업체 관계자로부터 ‘월드컵 기간 중 (피부색이 다른) 한국인들이 단체로 이동할 계획이라면 방탄 차량 사용을 추천한다’는 조언을 받았다”면서 “이전 어느 대회에서도 이런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AP통신은 “리더를 잃은 CJNG가 후계 구도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서로 다른 계파끼리 다투거나 정부군을 공격하는 등 돌발 사건을 일으킬 수 있다”면서 “어느 쪽이든 월드컵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멕시코에선 한국이 조별리그 경기를 치르는 과달라하라와 몬테레이를 비롯해 멕시코시티까지 세 도시에서 총 13경기가 열린다.

11개 도시에서 총 78경기를 치르는 미국 상황도 심각하다. 이스라엘과 손잡고 이란을 공습한 것과 관련해 향후 테러 가능성 등 잠재적 위협에 노출된 상황이다. 이란이 중동 지역 테러 단체 등과 연계해 ‘월드컵 재 뿌리기’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비하려면 미국 내 보안 시스템 수위를 최상위 단계까지 끌어올려 유지해야 하는데, 그 피해는 미국 국민(막대한 예산 지출)과 축구 팬(복잡한 보안 검색 절차)이 뒤집어쓸 가능성이 높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의 폭력적인 불법 체류자 단속도 월드컵을 뒤흔들 변수다.
공교롭게도 미국과 이란이 각각 이번 대회 개최국과 참가국이어서 관련 논란도 거셀 전망이다. 이란이 최근 공언한 대로 월드컵을 보이콧할 경우 미국이 ‘파티 주최자가 손님을 때려서 내쫓았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이란이 출전을 강행하더라도 선수단 안전 보장, 미국 당국의 비자 발급 거부 가능성 등의 변수가 남아 있다.
송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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