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수만 명이 몰려드는 대규모 코리안 페스티벌 현장을 누비다 보면, 한국 음식과 문화에 대한 타민족의 뜨거운 관심을 피부로 느끼게 된다. 이제 한식은 더 이상 한인 사회만의 음식이 아니다. 세계인이 즐기고, 찾고, 경험하고 싶어 하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문화 자산이 되었다.
필자는 2019년 9월, 애틀랜타에서 제1회 K-BBQ 페스티벌을 개최하며 약 3만 명이 참여하는 놀라운 성과를 직접 목격했다. 이후 팬데믹으로 그 흐름이 일시 주춤했으나, 지금 다시 애틀랜타 코리안 페스티벌로 확대 지속되면서 매년 10만 명 이상이 운집하는 초대형 축제로 성장했다.
문제는 한식에 대한 이런 수요와 열기가 단 며칠간의 행사로 휘발될 뿐, 일상적인 소비와 지속 가능한 산업 구조로 축적되지 못하고 사라진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한 아쉬움을 넘어 명백한 전략의 부재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단발성 축제를 상설 산업 거점으로 전환해야 한다. 축제로 입증된 수요를 기반으로, 주요 글로벌 도시마다 한식 체험, 외식, 식자재 유통, 조리 교육, 창업 지원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복합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단순한 ‘행사장’이 아닌 ‘한식 비즈니스 허브’를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야 축제의 열기가 식지 않고 지역 경제와 맞물리는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으로 전환될 수 있다. 축제에서 김치와 불고기를 처음 경험한 외국인이 언제든 다시 찾을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될 때, 한식은 이벤트성 별식을 넘어 일상의 선택지로 자리 잡을 것이다.
둘째, 민관 협력을 통한 글로벌 인증제의 조속한 확립이다. 한식의 위상을 공고히 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공신력 있는 인증 시스템이다. 그렇다고 꼭 정부만 바라보고 있을 필요는 없다. 흔히 세계 최고의 식당 인증으로 꼽히는 ‘미슐랭 가이드’도 본래 정부가 주도한 것이 아니다. 타이어 구매 고객들이 맛집을 찾아 더 많이 운전하게 함으로써 타이어 판매를 촉진하려 했던 미슐랭 형제의 마케팅 전략에서 시작되었다. 이 사례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셋째, 한국 정부의 전략적 결단과 인프라 지원이다. 물론 민간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제 한국 정부는 보다 명확하고 과감한 정책적 지원에 나서야 한다. 해외 주요 거점에 ‘K-푸드 복합 문화·산업 센터’를 구축하는 국가적 프로젝트가 필요하다. 글로벌 인증제 확립이나 정부 지원 방안에 대해서는 지난 몇 번의 기고를 통해 그 방법과 전략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바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화려한 선언이 아니라 과감한 실행이다. 한식 세계화는 더 이상 가능성의 문제가 아니라 실행 속도의 문제다. 한식 세계화의 다음 단계는 분명하다. 축제의 열기를 상설 플랫폼으로 옮겨 심고, 한식의 가치를 국제 표준으로 제도화하는 것이다. 지금 움직이면 기회는 기적이 되지만, 머뭇거리면 기회는 사라진다. 지금이 바로, 정부와 민간이 함께 운동화 끈을 조여 매고 달려야 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