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려움증은 흔하지만 견디기 어려운 증상이다. 나이가 들수록 몸 여기저기가 가려워 벅벅 긁는건 피부가 건조해진 탓이다. 이동훈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까슬까슬하고 건조한 노인의 피부는 외부 자극에 한층 쉽게 가려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연구에 따라 다소 차이가 나지만 많게는 노인의 60%가 피부 가려움증을 앓고 있다.
피부는 우리 몸을 보호하는 1차 보호막이다. 피부 가장 바깥쪽에 위치한 표피에는 얇은 기름막을 형성해 수분 증발을 막는 피부 장벽이 있다. 피부 장벽이 촘촘하고 견고할수록 피부가 건강하다.
노화로 피부 재생 속도가 느려지면 피부 장벽의 구조가 느슨해진다. 피부 장벽 약화로 피부 속 수분이 빠져나가면 피부가 속부터 당기는 속건조가 생긴다. 미세먼지 같은 외부 자극에도 예민해져 피부가 트면서 따갑고, 발진으로 울긋불긋해진다. 가렵다고 긁으면 피부 장벽이 파괴되고 피부 염증이 증폭한다. 손톱을 세워 긁으면 긁을수록 더 가렵고 세게 긁는 상황이 무한 반복되서서다.
그런데 가려움증은 피부만의 문제가 아니다. 체내 피부 염증 수치가 높아지면 뇌에는 치매 유발물질인 베타 아밀로이드가 쌓인다. 최재은 노원을지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가려움증을 방치하면 피부 염증이 전신 염증으로 이어져 뇌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최근 발표된 여러 연구에서 피부 염증 수치가 높아 습진·아토피·건선 등 만성 피부염을 앓고 있는 환자는 치매 등 뇌 인지 장애 발생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언어 기억력, 주의력 등이 낮은 편이다.
노화로 피부 장벽이 손상돼 피부 표면이 건조해졌을 때도 위험할 수 있다. 밤새 가렵다고 긁다보면 깊은 잠을 자기 어렵다. 수면 중 뇌 속 노폐물을 청소하는 ‘글림파틱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기억력·집중력이 떨어진다. 노년층에서 피부 상태가 나쁠수록 언어 기억력 저하 속도가 빠르다는 연구도 있다. 의료계에서 ‘피부는 제3의 뇌’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보습제를 제대로 바르면 뇌를 보호할 수 있다고 말한다. 보습제만으로도 치매를 막아준다는 수천만원짜리 항체치료제(레켐비 등)와 마찬가지로 뇌 인지 기능 저하를 억제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권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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