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제주 사투리를 듣고 기절하는 줄 알았습니다. 내가 알던 한국어와 달랐습니다. 그런데 들을수록 재밌어서 따라 말하게 되었습니다. ”
11일 조지아주 애틀랜타 에모리대학교 수학·과학관. 르사야 틸러리(23·조지아텍 4학년·사진)가 “밥 뭇나”며 능청스럽게 사투리를 흉내내자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이 행사는 한인 2세부터 한국 방문 교환학생, K팝 팬 등 동남부 지역에서 온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이 한국어 실력을 뽐내는 자리였다.
한미 언어와 문화 교류의 장을 마련하자는 취지로 2018년 교육원과 조지아텍 한국어 프로그램과 교육원이 처음 시작한 ‘동남부 한국어 말하기 대회’는 올해로 9회를 맞았다. 비한인(논헤리티지) 참가자 중 가장 실력이 뛰어난 레벨 3 부문에 도전한 틸러리는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은 보통 표준어, 특히 서울말을 먼저 배우게 되다보니 강원·충청·경상·전라도 등 4개로 분류되는 사투리가 각자 다른 매력을 갖고 있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며 “강아지를 ‘강생이’라고 부르는 제주 사투리의 푸근함에 푹 빠졌다. 다음에 사투리 대회도 열어 꼭 초대해 달라”고 했다.
어번대·듀크대·케네소주립대 등 4개주 대학교 11곳과 고등학교 1곳에서 참가자 33명이 모였다. 이들은 한국 방문 당시 대학에서 배운 정치·역사 수업 내용을 소개하거나 좋아하는 K팝 아이돌을 설명하며 한국어 실력을 뽐냈다. 안나 셸리(노스 조지아대)는 “역사학을 부전공한 사람으로서 경주의 석굴암과 불국사를 무척이나 보고싶었다”며 “한국 방문 후 역사 보존의 중요성을 다시 깨달았다”고 했다. 동남부 대학에 위치한 세종학당 한국어 강사들과 아시아학·언어학 한인 교수 10여명이 심사위원으로 나섰다.
이날 한국어는 학생들이 세계와 연결되는 새로운 기회가 됐다. 대회 수상자들은 한국행 항공권 외에도 연세대·서강대의 국제 하계 학기 전액 장학금을 지원받았다. 최흥윤 애틀랜타 한국교육원장은 “참가자들을 응원하러 가족, 친구들이 방문하고 전통문화재단과 K팝 댄스 공연팀도 합류하면서 대회에 200여명이 모였다”며 “다양한 계기로 품게 된 한국어에 대한 관심을 지속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