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비 부담 때문에 수천만 명이 식비를 줄이는 등 위축된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메디캘 푸어(Medical Poor)’ 현상이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론조사기관 갤럽과 웨스트헬스가 최근 공동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의료비를 감당하기 위해 일상생활에서 최소 한 가지 이상의 희생을 했다고 답한 응답자(18세 이상)는 33%였다. 이는 응답자 3명 중 약 1명꼴로, 전국 인구 대비로 환산하면 약 8200만 명에 달한다.
응답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방식은 약 복용을 미루거나 용량을 줄이는 것이었다. 전체의 15%가 의료비를 아끼기 위해 처방약을 제때 복용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같은 비율인 15%는 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돈을 빌린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보다 세부적으로 보면 생활비 자체를 줄이는 사례(중복 응답 가능)도 적지 않았다. 응답자의 11%는 식사를 거르거나 줄였다고 답했다. 또 같은 비율로 차량 운행을 줄여 기름값을 아끼고 의료비에 보탰다고 응답했다. 전기·가스 등 공과금을 줄였다는 응답도 9%였다.
이 같은 부담은 저소득층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연소득 2만4000달러 미만 가구의 경우 55%가 의료비 때문에 생활비를 줄였다고 답했다. 보험이 없는 사람 가운데서는 62%가 이런 희생을 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의료비 부담은 저소득층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연소득 9만~12만 달러 가구에서도 25%가 의료비 때문에 생활비를 줄였다고 답했다. 연소득 24만 달러 이상 고소득층에서도 11%가 같은 경험을 했다고 응답했다.
전영철(35·LA)씨는 “최근 오바마케어(ACA) 의료보험료도 너무 많이 올랐다”며 “가뜩이나 물가가 올라 재정적 부담이 큰 상황에서 의료비 부담까지 더해져 외식도 줄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팀 래시 웨스트헬스 정책센터 소장은 “모든 소득 계층의 가정이 의료비와 전기·난방비 같은 생활비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는 개인의 소비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의 실패”라며 “의료비 부담으로 이른바 ‘메디캘 푸어’를 양산하는 구조적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책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의료비 부담은 장기적인 인생 계획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또 다른 갤럽 조사에서는 의료비 때문에 주요 인생 결정을 미룬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다수 확인됐다.
특히 의료비를 ‘큰 재정 부담’으로 느낀다고 답한 응답자 가운데서는 78%가 주요 인생 결정을 미룬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의료비 부담이 단순한 의료 문제를 넘어 가계 안정과 장기적인 삶의 계획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구체적으로 응답자의 26%는 의료·수술 치료를 미뤘다고 답했다. 29%는 휴가 계획을 포기하거나 연기했다. 직장을 옮기는 계획을 미뤘다는 응답도 18%였다.
주택 구입을 미뤘다는 응답은 14%였다. 은퇴 계획을 늦췄다는 응답도 9%에 달했다. 6%는 출산이나 입양 계획을 연기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의료비 부담은 이제 일부 계층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문제”라며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의료 접근성과 가계 재정 모두에 더 큰 압박이 가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해 6~8월 전국 성인 약 1만9500명, 지난해 10~12월 사이 성인 5660명을 대상으로 각각 진행됐다.
강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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