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간 주 대법원은 지난 7월 식당 노동자들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렸다. 미시간 주에서 팁을 받는 노동자들의 최저임금을 시간당 3.75달러로 묶어놓은 2018년 공화당의 법안이 위헌이라고 결론내린 것이다. 이에 따라 팁을 받는 노동자들도 다른 일반 노동자들과 마찬가지로 최저임금을 시간당 12달러를 받을 수 있게 됐다.
경과는 이러하다. 미시간 주의회는 2018년 선거에서 두가지 사항을 주민투표에 붙였다. 첫번째는 2022년까지 최저임금(minimum wage)를 인플레이션에 맞춰 12달러로 인상하고 팁을 받는 노동자(tipped wage)라는 범주를 없애는 것이었다. 두번째는 노동자들에게 1년에 72시간의 유급병가(paid sick leave)를 허가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공화당 의원들과 릭 스나이더 주지사(Gov. Rick Snyder) 주민투표 결과를 축소한 후 법으로 통과시켰다. 결국 팁을 받는 노동자들의 최저임금은 3.75달러에 여전히 머물게 됐다. 식당 등 팁을 받는 노동자들은 모자란 최저임금을 팁으로 보전받을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취지였다.
이에 대해 팁을 받는 노동자들은 법원(Court of Claims)에 소송을 제기했고, 이에 더글러스 샤피로 판사(Judge Douglas Shapiro)는 지난 7월 공화당이 변경한 주민투표 내용은 무효이며, 주민투표 원래 내용을 되살려야 한다(remain in effect)고 판결했다. 미시간 공공정책연구소(Michigan League for Public Policy)의 피터 루악(Peter Ruark) 분석가는 이번 판결로 일반 노동자 최저임금은 12달러, 팁을 받는 노동자의 최저임금은 9.60달러로 인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식당 종업원들은 환영하고 있다. 소송에 원고로 참여했던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요리사고 근무하는 제임스 호크(James Hawk)는 “최저임금 12달러는 내 삶을 바꿀 것(life changing)”이라며 “이번 판결은 모든 식당 종업원들에게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역시 식당 종업원인 로크샤 오닐(Roquesha O’Neal)은 “이제 아이들이 몸이 안좋아도 유급병가를 내고 돌볼수 있게 됐다”며 “개스값과 식료품비 등 모든 비용이 오르고 있지만, 최저임금 인상으로 생활이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을 변호한 마크 브류어 변호사는 “주정부는 하루빨리 법원의 판결 사항을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식당업주 및 경영자들은 반발하고 있다. 미시간 상공회의소 웬디 블록 부회장은 “이미 식당 업주들은 구인난 때문에 종업원 인상을 인상해주고 있는 상태”라며 “업주들도 물가상승 및 인건비 상승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비영리단체는 아예 팁이라는 제도 자체를 없애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비영리단체 ROC 유나이티드(ROC United)의 알리시아 르네 페리스(Alicia Renee Farris) CEO대리는 “팁이라는 제도 자체가 원래 노예제도에서 유래(legacy of slavery)한 것”이라며 “노동자들이 월급이 아닌 손님들의 호의(generosity)에 의존하는 시대는 이제 끝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인사회에도 손님이 팁을 얼마나 주어야 하는지, 팁을 모든 후에 종업원들이 어떻게 분배해야 하는지에 대해 논쟁이 많다. 어떤 손님들은 한식당 종업원의 서비스가 다른 식당에 비해 떨어지며, 반강제로 지불하는 팁을 없애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반면 종업원들은 팁이 없으면 생계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호소한다.
그러나 미시간주의 사례에서 보듯이 미국에서는 팁을 받는 종업원들도 최저임금을 받거나, 소득에 있어서 팁의 비중을 갈수록 줄이는 추세다. 한인사회에서도 팁에 대한 건강하고 생산적인 논의가 지금부터라도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