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호 보험칼럼] 주택보험의 현시가와 교체비용

‘감가상각’이라는 말이 있다. 상품이나 재산은 시간이 가면서 그 가치가 줄어들게 되는 예가 많은데, 이때 가치가 줄어든 부분을 ‘감가상각’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2년 전에 1000달러 주고 산 TV가 지금 그 중고 가격이 200달러라면, 과거 2년 동안 생긴 감가상각비는 800달러가 된다. 만일 이 TV를 지금 잃어버려서 주인이 다시 같은 종류나 비슷한 종류의 TV를 사야 한다면,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여기서는 두 가지 방법으로 나누어 생각해 보자. 하나는 2년쯤 된 중고 TV를 사는 방법이고, 또 다른 하나는 새 TV를 사는 방법을 가정해 볼 수 있다. 아마도 대부분 사람이 후자를 택할 것이다. 보험에서는 중고가격을 쳐서 보상해 주는가, 아니면 새 상품을 사는 비용으로 보상해 주는가 하는 문제가 매우 중요하게 취급된다.

보험에 가입된 물건이 파손되거나 도난당하면 중고가격을 쳐서 보상해 주는 방법밖에 없는 보험 종류도 있고, 중고가격으로 보상받을 것인가, 신품가격으로 보상을 받을 것인가를 보험 가입자가 정하게 되어 있는 보험 종류도 있다. 중고가격으로 보상해 주는 것을 Actual Cash Value(현시가)라고 하고, 신품가격으로 보상해 주는 것을 Replacement Cost(교체 비용)라고 한다. Replacement Cost에 관해 알아보자.

Actual Cash Value는 자동차 보험에서 주로 사용하는 보상 방법이다. 즉, 자동차가 파손되거나 도난당하면, 보험회사는 그 자동차의 중고가격을 계산해 보상해 준다. 만일 주택보험에서 가입자가 집 안에 있는 물건에 대해 Actual Cash Value로 보험에 들었다면, 그 물건이 파손되거나 도난당하는 때에는 보험회사는 그 물건을 중고가격으로 쳐서 돈으로 보상해 준다. 예를 들어, ‘원래가’ 씨가 2년 전 원래 1000달러를 주고 산 TV라고 하더라도 현재의 중고가격이 200달러밖에 되지 않으면 ‘원래가’ 씨는 200달러만 보상금으로 보험회사로부터 받게 되는 것이다. 만일 ‘원래가’ 씨가 비슷한 TV를 새것으로 사고 싶은데 현재 새 TV의 가격이 1000달러 정도이라면, ‘원래가’ 씨는 800달러라는 자기 돈을 부담해야만 된다.

이와는 반대로, Replacement Cost로 보상한다는 말은 보험에 가입된 물건이 파손되거나 도난당했을 때 보험회사가 새것으로 교체할 수 있는 비용을 가입자에게 보상해 준다는 뜻이다. 그 물건을 과거에 얼마에 샀는가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지금 그 물건과 똑같거나 비슷한 물건을 사는데 비용이 얼마나 들어가는가를 따진다. 예를 들어, ‘원래가’ 씨가 2년 전에 1000달러에 산 TV라고 하더라도, 현재 같거나 비슷한 TV를 사려면 1200달러를 내야 한다면, ‘원래가’ 씨는 1200달러를 보험회사로부터 보상받게 되는 것이다. 역으로, 원래가’ 씨가 2년 전에 1000달러에 산 TV라고 하더라도, 현재 같거나 비슷한 TV를 사려면 700달러밖에 들지 않는다면, 보험회사는 700달러만 보상해 준다.

물론, Replacement Cost로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Actual Cash Value로 가입하는 것보다 혜택을 받는 데는 훨씬 유리한다. 그러나 혜택이 좋으면 보험료를 더 내야 한다. 다른 조건은 다 같은 상황에서 Replacement Cost로 되어 있는 보험이 Actual Cash Value로 되어 있는 보험보다 보험료가 높다.

불행한 일이란 누구에게나 예고 없이 찾아올 수 있다. 이미 일어난 일을 되돌려 아무 일이 없었던 것처럼 만들 수는 없다. 다만, 불행한 일이 발생하여 생긴 금전적인 손실에 대해 보상을 받을 방법을 준비해 놓는 것이 최선의 노력일 뿐이다. 그 방법의 하나가 보험에 가입하는 길이다. 그런데 보험료를 좀 아끼기 위해 Replacement Cost로 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Actual Cash Value로 가입한다는 것은 결국 썩 바람직한 일은 아니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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