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면충돌’ 치닫는 한인회·비대위…이회장 공금전용 뒤늦게 해명

애틀랜타 한인회가 이홍기 회장의 공금 전용 의혹과 관련, 뒤늦게 공식 해명 자료를 내놓았다. 이 회장의 한인회 공금 전용 의혹이 확인된 지 2주 만이다.

한인회는 31일 이메일로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이홍기 한인회장이 한인회 공금으로 36대 회장 선거 출마에 공탁금을 납부한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죄의 뜻을 밝힌다. 다만, 이 회장은 공탁금 5만 달러를 한인회에 다시 갚았으며, 그 증거물을 제시해 오해를 풀고자 한다”고 밝혔다.

31일 한인회가 이메일로 배포한 보도자료 일부.

이 회장은 지난해 9월 재선을 위해 개인 돈으로 공탁금 5만 달러를 내는 대신, 한인회 공금을 빼내 선거관리위원회 계좌로 이체했다. 한인회 측은 이날 해명 자료를 통해 “이 회장이 공금 유용 사실이 알려지기 전에 돈을 갚았다”는 점을 들어 “이 회장이 처음부터 횡령할 의도로 한인회 공금을 빼돌린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한인회는 또 2월 14일 한인회 계좌에 5만 달러가 입금됐다며 관련 체크 등을 증거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앞서 지난 22일 본지에 이미 동일한 체크 사본을 제시한 바 있다. 〈본지 7월 26일자 A1면 기자 참조〉

한인회는 아울러 이 회장 퇴진을 위해 전직 회장 및 지역 한인단체장들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를 언급하며 “한인회는 적법한 절차에 의해 당선 공고된 한인회장을 상대로 하는 그 어떠한 퇴진 압박에도 굴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비대위는 지난 28일부터 이 회장의 퇴진과 한인회 재건에 동의하는 애틀랜타 한인들의 온라인 서명을 받고 있다. 비대위는 한인총회를 소집해 회장 선거를 ‘원천무효’화 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한인회 회칙 제4장 11조 2항은 정회원 100명 이상의 서면요청이 있을 경우 회장이 임시총회를 소집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때 ‘정회원’이란 “현재 국적을 불문하고 광역 애틀랜타에 거주하는 18세 이상의 한국 혈통”을 말한다.

비대위 측은 “회장 선거가 ‘원천무효’이기 때문에 회장이 임명한 임원들도 모두 무효다. 따라서 한인회는 현재 무정부 상태라고 간주한다”고 주장했다. 총회를 소집할 ‘회장’이 없기 때문에 비대위 위원장이 대신 한인총회를 소집한다는 것이다.

비대위는 지난 29일 오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282명의 서명 중 무효 21명을 제외하고 총 261명의 서명을 확보했다”며 “임시총회 소집 요건을 충족했다. 곧 임시총회 공고를 낼 것”이라고 공언했다.

지난 29일 열린 비대위 기자회견.

비대위는 온라인 서명 외에도 서면 서명을 받는 운동도 재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총회를 소집해 선거를 원천무효화 하는 목표가 달성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회장 탄핵에 필요한 400명의 서명을 확보할 계획이다.

회칙 제11장 52~53조에 따르면 “본 회에 중대한 재정적 손실을 가져왔거나 본 회의 명예를 심각하게 손상시킨 경우” 임기 중 탄핵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한인회 정회원 400명 이상의 공증된 서명과 해임사유를 명시해 이사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또 탄핵안 접수부터 30일 이내로 임시총회를 소집하고 정회원 400명 이상의 출석과 표결에 참여한 회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탄핵이 확정된다.

취재, 사진 /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