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레놀을 임신한 여성이 섭취하면 아이에게 자폐증이 생길 우려가 있으며 ‘류코보린’이라는 약물에 자폐증 치료 효과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을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할 예정이라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1일 보도했다.
WP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 내용을 사전에 검토했으며 발표 기자회견이 22일 백악관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소재 스테이트팜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파 활동가 찰리 커크의 추모식 연설을 하면서 “내일 우리는 우리 나라 역사에서 의학적으로 가장 큰 발표 중 하나를 할 것”이라며 “놀라운 내용이 될 것이다. 나는 우리가 자폐증에 대한 답을 찾았다고 생각한다”며 발표 계획을 예고했다.
쿠시 데사이 백악관 부대변인은 성명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자폐 비율 상승에 대책을 마련할 것이고 그것도 ‘금본위 과학'(‘비교 기준으로 널리 쓰일 만큼 타당성을 인정받는 과학’이라는 뜻)으로 하겠다고 공약했다”며 “내일 발표는 두 개 약속 모두에서 역사적 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래전부터 미국에서 자폐증 환자 비율이 높아지는 데 대해 우려를 표명해왔으며 올해 들어 대책 마련을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 마티 머캐리 식품의약국(FDA) 국장, 제이 바타차리아 국립보건원(NIH) 원장 등 관련 부처 인사들에게 주문했다.
22일 예정된 백악관 기자회견에서는 열이 나지 않는 한 임신한 여성은 초기에 타이레놀을 사용하지 않도록 경고하는 내용이 포함될 예정이라고 WP는 전했다.
보건 분야 부처 관계자들은 임신 초기 타이레놀 사용과 자폐증 위험 상승이 서로 연관이 있다는 선행 연구들을 검토해왔다.
여기에는 마운트사이나이 병원 아이칸 의과대학과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소속 연구자들이 8월에 낸 리뷰 논문도 포함돼 있다.
성분명이 ‘아세트아미노펜’ 혹은 ‘파라세타몰’이지만 상품명 ‘타이레놀’로 통칭되는 약물은 대체로 매우 안전한 해열·진통제로 알려져 있어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일반의약품 중 하나다.
주요 의학 학회들은 가이드라인에서 아세트아미노펜을 임신 중에도 사용하기에 안전한 진통제로 간주하고 있다.
다만, 모든 의약품과 마찬가지로 임신 중인 여성은 의사와 상담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22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는 또 ‘류코보린’이라는 약품이 자폐증 치료제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이 소개될 예정이다.
성분명이 ‘폴리네이트칼슘’인 이 약물은 엽산(비타민 B9) 결핍증 치료를 위해 처방되거나 특정 항암제 등 다른 약물의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해 투약되는 경우가 많다.
자폐증은 압도적으로 유전적 요인이 크며 치료가 어렵다는 견해가 중론이었으나, 최근 자폐증 아동들에게 류코보린을 투약해본 결과 말하는 능력과 다른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 능력에 괄목할만한 개선이 있었다는 일부 연구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이 시험은 이중맹검 및 위약(플라시보) 대조군 방식으로 실시됐다.
FDA 관계자들은 최근 들어 류코보린의 효과에 대해 어떤 표현을 사용할지 검토를 진행해 왔다고 WP는 전했다.
케네디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4월 TV로 생중계된 내각 회의에서 “9월까지는 자폐증 유행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며 위험 노출을 제거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 발언에 대해 많은 연구자는 이런 연구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절차도 까다롭다면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케네디 장관은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주장을 정치인 시절부터 수십년간 고집해왔으며, 장관 취임 후에는 이런 설을 주장하는 인사에게 백신과 자폐증 사이의 연관을 연구하는 정부 연구과제를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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