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을 걸을 때, 한 분이 나에게 물었다. “요즘에도 아침 식사를 직접 만들어 잡수세요?” 그분은 전에 내가 발표한 ‘음식 만드는 방법’기사를 스크랩해 두었다고 했다.
“물론 요즈음도 아침 식사는 내가 직접 만들어 먹지요.” 그분은 그 과정이 궁금하다고 했다. 그분에게 소개했던 나의 아침 식사 만드는 방법을 다시 소개한다. 10분 이내에 뚝딱 만들 수 있고, 나에게 맞는 균형 잡힌 건강식이다.
먼저 사기 대접에, 브로콜리 한 줌, 방울토마토 서너 개, 당근 작은 조각 서너 개를 씻어 가위로 잘라 넣는다. 그 대접에 잡곡밥을 서너 숟갈, 물 한 컵, 강황가루 반 티스푼, 생강가루 반 티스푼, 소금을 적당히 넣고 잘 젓는다. 그릇을 전자레인지에 넣고 5분간 돌린다.
전자레인지가 돌아가는 동안, 다른 그릇에 씻은 사과 반쪽을 썰어 넣고, 피망 작은 것 한 개를 썰어 넣고, 삶은 계란 한 개는 껍질을 까서 썰어 넣고, 아몬드 한 줌과 호두 한 줌을 함께 넣는다. 전자레인지에서 꺼낸 첫 번째 대접에 두 번째 그릇의 재료를 붓는다. 그 위에 토마토케첩을 적당히 넣고, 올리브유를 몇 방울 떨어뜨려 잘 섞는다. 이제 아침 식사가 완성되었다. 식사를 할 때 나는 국물을 천천히 먼저 마신다. 마치 강황과 생강 차를 마시듯이 마신 다음 남은 음식을 먹는다.
내 아침 식사가 좀 별난 이유는, 1971년 유학 와서 혼자 자취했기 때문이고, 그때부터 이어온 변화 때문이다. 통풍을 앓고 나서는 통풍에 안 좋은 식재료를 빼고, 흰자질, 파이버, 비타민과 미네랄, 그리고 탄수화물을 될수록 줄이는 식재료를 선택한다. 영양의 균형이 있으되, 만들기 간편한 방법을 택한다. 영양분 첫째, 맛은 둘째다.
소개한 아침 식사는 몇 분 안에 간단히 만들 수 있지만, 식재료를 미리 준비해 두어야 한다. 이 재료들은 내가 읽고 들은 여러 건강 정보를 참고해 고른 것이다. 내가 만든 아침 식사에 대해서 챗GPT에게 물어보니 다음과 같은 답이 돌아왔다.
“말씀하신 아침 식사 구성은 균형 잡힌 건강식에 가깝습니다. 채소(브로콜리, 당근, 토마토, 피망), 통곡물(밥), 단백질(계란, 견과류), 과일(사과), 향신료(강황·생강)까지 모두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강황가루와 생강가루를 공복에 국물 형태로 먼저 섭취할 때는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강황의 주성분 커큐민(curcumin)과 생강의 진저롤(gingerol)은 모두 강력한 항염 성분입니다. 공복에는 흡수가 조금 더 빠르며, 관절 통증·만성 염증·혈당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생강은 위산 분비를 도와 소화를 촉진하고 속을 따뜻하게 하며, 강황은 담즙 분비를 촉진해 지방 소화에 도움을 줍니다. 두 향신료 모두 항균·항바이러스 작용이 있어 계절성 감기나 염증성 질환 예방에도 효과적입니다.
그러나 공복에 강황과 생강이 직접 닿으면 위 점막이 자극될 수 있습니다. 특히 생강가루는 진저롤 농도가 높아 속쓰림이나 메스꺼움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속이 약한 분이라면 식전보다는 한두 숟가락의 음식(밥이나 견과류 등)을 먼저 먹은 뒤 국물을 마시는 편이 좋습니다.
강황은 혈액 응고를 억제하는 작용이 있어 와파린이나 아스피린 같은 혈전 예방제를 복용 중인 경우 출혈 위험이 약간 높아질 수 있습니다. 생강 또한 혈당과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있으므로 관련 약을 복용 중이라면 주의가 필요합니다.
커큐민은 지방과 함께 섭취해야 흡수가 잘 되므로, 국물에 아몬드나 호두를 넣는 것은 아주 좋은 조합입니다. 또는 올리브오일을 한두 방울 넣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공복에 바로 마셔도 건강한 사람에게는 대체로 무해하지만 위장이 약하다면 식사 중이나 식후 초반에 섭취하는 것이 더 안전합니다. 강황가루의 하루 권장량은 1~3g(티스푼 1/2~1) 정도로, 과다 섭취는 간이나 담낭에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나는 아침 식사는 같은 방식으로 하지만, 점심은 조금 다채롭다. 가끔 메밀 국수를 점심으로 만들어 먹는다. 작은 냄비에 물을 붓고 연어나 동태 한 토막과 무채를 넣어 끓인다. 물이 끓으면 메밀국수를 넣어 먹기 좋은 정도로 삶는다. 끓인 국수를 썬 채소가 든 대접에 부어 물을 적당히 따라내고, 된장이나 초고추장을 적당히 넣은 뒤 올리브유를 몇 방울 떨어뜨려 잘 섞는다. 그때 연어나 동태 토막도 익어 자연스럽게 풀어진다.
가볍게 점심을 때울 때는 요구르트를 먹는다. 특히 그리크 요구르트에 아몬드, 호두, 피스타치오, 호박씨를 조금씩 넣어 잘 섞으면 간단하면서도 포만감이 오래간다. 저녁식사는 북어 국에 밥과 채소를 넣어 마이크로 오븐에 2분 돌려 간을 맞춘다. 흰자질이 부족하면 두부나 닭 가슴살, 연어 조각을 첨가하기도 하고, 흰자질 가루를 나중에 첨가하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