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소타에서 또 한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불과 18일 전의 비극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37세의 중환자실 간호사 알렉스 프레티가 연방 이민단속 요원들의 총에 사망했다. 뉴스를 접한 순간, 분노보다 먼저 찾아온 감정은 깊은 허탈감이었다. 그리고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질문 하나. 이게 정말 우리가 믿고 살아온 미국인가.
프레티는 범죄자가 아니었다. 그는 미네소타의 한 재향군인 병원에서 일하던 간호사였고, 합법적으로 총기 소지 허가를 받은 미국 시민이었다. 현장 영상에 따르면 그는 폭력적인 위협을 가한 것이 아니라, 후추 스프레이를 맞은 여성을 돕고 있었고 손에는 휴대전화만 들고 있었다. 이미 무기가 제압된 뒤에도 여러 발의 총격이 가해졌다는 보도는 충격을 넘어 공포로 다가온다.
같은 이민자로서, 이 사건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는 늘 법을 지키면 안전할 것이라 믿어왔다. 열심히 일하고, 세금을 내고,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면 최소한 생명은 보호받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최근 미네소타에서 벌어진 연이은 죽음은 그 믿음을 송두리째 무너뜨리고 있다. 시민권자 조차, 공공의료 현장에서 일하던 사람조차 이렇게 목숨을 잃을 수 있다면, 이민자들에게 미국은 과연 얼마나 안전한 곳인가.
더 큰 문제는 사건 이후의 대응이다. 연방정부와 주정부, 지역 지도자들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엇갈린 주장만 내놓고 있다. 명확한 사과도, 책임 있는 설명도 없는 가운데 긴장만 고조되고 있다. 이 와중에 미네소타의 주요 기업들까지 나서 ‘긴장 완화와 실질적 해결책’을 촉구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 문제가 단순한 치안 사건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신뢰를 흔드는 위기임을 보여준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분노를 부추기기 위함이 아니다. 오히려 두려움 때문이다. 지금 이 상황이 정상으로 받아들여 질까봐, 또 한 명의 이름이 같은 방식으로 뉴스에 오를까봐 두렵다. 공권력은 질서를 지키기 위해 존재해야지, 시민과 이웃을 위협하는 존재가 되어서는 안 된다.
미국은 오랫동안 법과 인권의 나라를 자처해왔다. 그렇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변명이나 정치적 계산이 아니라, 명확한 진상 규명과 제도적 변화다. 누군가의 생명이 너무 쉽게 사라지는 나라, 질문에 답하지 않는 나라가 되어서는 안 된다.
같은 이민자로서, 그리고 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묻고 싶다. 이 침묵과 혼란 속에서, 우리는 과연 어떤 미국을 다음 세대에 물려주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