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관에 가서 운동을 했다. 나의 운동 루틴에는 계단 오르는 머신을 비롯해 여덟 가지가 있다. 계단 운동 외에도 다리 근육을 단련하는 머신을 네 가지나 사용한다. 다리 근육은 앞으로 뻗는 근육, 뒤로 당기는 근육, 안으로 모으는 근육, 밖으로 벌리는 근육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팔 운동기구 허리 운동 기구도 사용한다.
체육관을 둘러보면 수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운동에 몰두하고 있다. 매트 위에 누워 몸의 유연성을 기르는 사람들, 역기를 들어 올리며 팔 근육을 키우는 사람들, 방에서 라인 댄싱 하는 사람들, 오직 요가에만 집중하는 사람들, 수백 가지 운동 기구 중 몇 가지만 고집하는 사람들… 그러나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정기적으로 체육관을 찾는 사람들은 모두 건강해 보인다는 점이다.
나는 운동을 모두 마치고 샤워를 하러 락커로 향했다. 가방을 넣고 자물쇠로 잠가 두었던 사물함 앞에 섰다. 그런데 이상했다. 분명 내가 잠가 두었던 자물쇠가 보이지 않았다. 이럴 수가.
나는 당황한 마음에 주변의 빈 락커들을 하나씩 열어 보며 내 가방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분명히 가방을 넣고 문을 닫은 뒤 자물쇠까지 잠갔는데 자물쇠도, 가방도 감쪽같이 사라졌다. 샤워용품과 함께 핸드폰까지 들어 있는 가방이었다.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락커룸은 두 개의 방으로 나뉘어 있었다. 나는 다른 방으로 달려가 다시 하나하나 문을 열어 보았다. 그러나 결과는 같았다. 아무 데도 없었다.
순간, 머릿속에 더 큰 걱정이 스쳐 지나갔다. 핸드폰이 없다면 가장 불편한 것은 차를 운전하는 일이다. 내 차는 휴대폰이 곧 열쇠였다. 만약 누군가 가방을 훔치고 핸드폰까지 가져갔다면 차까지 몰고 달아났을지도 모른다.
나는 급히 밖으로 뛰어나가 주차장을 확인했다. 숨을 죽이며 내 차가 있던 자리를 바라보았다. 다행이다. 차는 그대로 있었다.
그제야 한숨이 나왔다. 그러면서 문득, 예전에 지갑 속 현금을 몽땅 잃어버렸던 일이 떠올랐다. 몇백 달러의 현금이 들어 있었지만 카드와 신분증은 그대로 남아 있어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러나 어디에서, 어떻게 잃어버렸는지는 끝내 알 수 없었다. 그때도 체육관이 아닐까 의심했었다. 그 이후로는 체육관에 갈 때 지갑을 가방에 넣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이번에는 지갑을 잃지 않은 것이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핸드폰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은 여전히 나를 불안하게 했다.
나는 프런트 데스크로 가서 가방을 잃어버렸다고 알렸다. 직원은 다른 직원이 자리를 비웠으니 잠시 기다리라며, 그 사이 다른 락커도 다시 한 번 확인해 보라고 했다. 나는 다시 락커룸으로 돌아갔다. 이번에는 평소 잘 사용하지 않던 위쪽 칸, 이층 락커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키가 작아 늘 아래 칸만 사용했기에 그곳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공간이었다.
하나하나 문을 열어 보던 중, “아!” 그곳에 있었다. 내 가방이, 이층의 한 빈 락커 안에 조용히 놓여 있었다. 나는 얼른 가방을 꺼내 가방 바깥쪽에 있는 작은 주머니를 열어 보았다. 그 안에는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던 내 핸드폰이 그대로 들어 있었다. 가슴이 놓였다. 자물쇠 하나쯤 잃어버린 것은 오히려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되어 버렸다.
샤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나는 한 가지 결심을 했다. 이제부터는 운동할 때 핸드폰을 가방에 넣어 두지 않고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기로. 생각해 보니, 지난번에는 현금을 잃어버리고, 이번에는 자물쇠를 잃었다. 다행히 더 큰 것은 잃지 않았다.
어쩌면, 이름 모를 좀도둑이 나를 가르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무리 정교한 디지털 자물쇠라도 쉽게 여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세상에는 선한 사람들이 훨씬 많아 여기까지 무사히 살아오게 나를 도와주었고, 모든 것이 합하여 선을 이루는 세상 속에서 가끔 만나는 이런 작은 사건들은 나에게 조심하며 살라고 일깨워 주는 연단이 되는 것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