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자들의 가장 큰 재정 고민은 여전히 ‘물가 상승’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생활비와 의료비 부담이 커지면서 “은퇴 자금이 조기에 바닥날까 두렵다”는 불안감도 빠르게 퍼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CBS 뉴스가 보도한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은퇴자들의 약 90%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은퇴 자산 가치가 줄어들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심히 평생 모았지만, 천정부지 물가 탓에 물거품이 되는 것을 걱정하는 것이다.
투자회사 슈로더스가 약 400명의 은퇴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해당 조사에서 은퇴자들의 재정 고민 1위는 ‘물가 상승에 따른 자산 가치 하락’이었다. 이어 예상보다 높은 의료비 부담(87%), 시장 폭락으로 인한 자산 감소(81%), 은퇴 자산 인출 방법에 대한 불확실성(69%), 은퇴 자금 고갈 우려(68%) 등이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은퇴자들이 팬데믹 이후 지속된 고물가와 금융시장 변동성 속에서 큰 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조사 대상 은퇴자 5명 중 1명은 현재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알리안츠 라이프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응답자의 67%는 “죽는 것보다 은퇴 자금이 먼저 바닥나는 것이 더 두렵다”고 답했다.
켈리 라빈 알리안츠 부사장은 CBS 인터뷰에서 “30년 동안 은퇴 자금을 사용해야 한다고 가정할 경우 연 3% 물가 상승률만 유지돼도 생활비는 약 24년 만에 두 배가 된다”며 “은퇴 초기에는 충분했던 소득도 시간이 지나면 크게 부족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개스값과 생활비 상승은 은퇴자들에게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3.8% 상승해 약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게다가 은퇴자 소득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소셜연금 인상률이 물가 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올해 소셜연금 물가대비조정비율(COLA)은 2.8%였지만 실제 물가 상승률은 3.8%를 기록하면서 은퇴자들의 실질 구매력은 감소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2027년 COLA가 4% 수준까지 오를 가능성을 전망하고 있지만, 실제 반영은 내년 1월 이후에나 가능하다.
또 다른 문제는 예상보다 빨리 은퇴하게 되는 상황이다.
알리안츠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10명 중 6명은 “원하는 방식대로 은퇴하지 못할까 걱정된다”고 답했다. 실제로 42%는 건강 문제나 갑작스러운 실직 등 통제하기 어려운 이유로 계획보다 일찍 은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예를 들어 65세 은퇴를 계획했던 사람이 62세에 갑작스럽게 일을 그만두게 되면 추가 생활비 부담은 물론 메디케어 자격을 얻기 전까지 건강보험 비용까지 감당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이 과정에서 재정 압박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전문가들은 은퇴 준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비상 시나리오 대비’를 꼽는다. 하지만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절반가량은 아직도 서면 재정 계획조차 없는 상태다. 특히 X세대의 경우 약 60%가 구체적인 은퇴 계획을 세우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라빈 부사장은 “은퇴 준비는 사실상 평생 이어지는 파트타임 직업처럼 접근해야 한다”며 “80대 이후 다시 일터로 돌아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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