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서 나누어 주고 남은 양파와 양배추로 아내가 국을 끓여 주었는데, 그것이 여러모로 내 건강에 도움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지난번에 했다. 끓여 놓은 국은 점심이나 저녁 식사 때 데워 먹기에 간편했고 맛도 좋았다. 무엇보다 양파 양배추국을 먹으면서 예상외로 배변 문제가 해결되었다. 나이가 들며 먹는 양이 줄어들자 매일 규칙적으로 배변하기가 어려웠는데, 양파 양배추국을 먹은 뒤로는 일정한 시간에 규칙적으로 화장실에 가는 예전의 배변 습관을 되찾게 되었다.
양파 양배추국을 일주일 넘게 먹어 보니 배변뿐 아니라 다른 장점도 있었다. 포만감은 충분히 주는데 칼로리는 낮아 체중 조절에 도움이 되었다. 한 번 끓여 놓으면 여러 날 계속 먹을 수 있어 편리했다. 양파와 양배추에 혈관 건강에 도움을 주는 영양소가 들어 있다는 사실은 책과 여러 자료를 통해 알고 있었는데, 직접 경험으로 증명할 수는 없어도 그 효능을 믿게 되었다.
양파 양배추국을 다 먹고 난 뒤 내린 결론은 간단했다. 이제부터는 이 국을 계속 끓여 먹기로 한 것이다. 식료품점에 가서 양배추와 양파, 그리고 여러 종류의 콩이 섞인 혼합 콩 한 봉지를 샀다. 코스트코에서는 조리된 닭고기와 연어를 사 와 냉동실에 넣어 두었다.
큰 냄비에 양배추를 씻어 썰어 넣고, 양파도 썰어 넣었다. 콩도 깨끗이 씻어 넣은 뒤 채소가 겨우 잠길 정도로 물을 붓고 된장을 풀어 넣어 저었다. 국은 집 안에 냄새가 배지 않도록 차고에 있는 전기 조리기구 위에서 끓였다. 완성된 국은 뚜껑이 있는 큰 용기 두 개에 나누어 담아 식힌 뒤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
점심이나 저녁 식사를 할 때는 국을 먹을 만큼 대접에 담고, 밥 한 숟갈과 냉동실에서 꺼낸 연어나 닭고기를 넣어 전자레인지에 3분 정도 데운다. 연어와 닭고기는 이미 조리되어 먹기 좋은 크기로 손질되어 있어 사용하기 편하다.
국을 먹을 때는 열무김치를 곁들인다. 양파와 양배추 속 비타민의 일부가 끓이는 과정에서 파괴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열무김치가 없거나 충분하지 않을 때는 케일을 한 줌 씻어 잘게 썰어 국 위에 올린 뒤 전자레인지에 2분 정도 더 돌린다. 그리고 국 속의 밥과 고기, 케일을 골고루 섞어 먹는다.
아침 식사는 내가 직접 만들어 먹는다. 특별히 유별난 성격이라기보다 젊은 시절 유학 와서 자취하며 스스로 음식을 만들어 먹던 습관이 지금까지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나는 음식의 맛보다 내 몸에 필요한 영양을 우선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단백질과 필수 영양소를 챙기고, 과도한 탄수화물 섭취는 줄이려고 노력한다.
양파 양배추국을 중심으로 한 내 식단을 인공지능은 어떻게 평가할까 궁금해 물어보았더니 다음과 같은 평가와 조언을 들려주었다.
우선 칼로리는 낮고 포만감은 커서 좋다고 했다. 국 한 그릇의 열량은 약 500칼로리 정도로, 노년기의 과식을 막으면서도 비교적 균형 잡힌 식단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연어나 닭고기를 넣어 단백질을 보충하는 점도 긍정적으로 보았다. 노년기에는 근육 감소 예방과 면역력 유지, 상처 회복, 낙상 후 회복력 향상을 위해 단백질 섭취가 중요한데, 80대 이후에는 한 끼에 25~30g 정도의 단백질 섭취가 권장된다고 한다.
또한 양파 양배추국은 장내 미생물에도 도움이 되는 식단이라고 했다. 양파의 이눌린, 양배추의 식이섬유, 케일의 폴리페놀, 콩의 저항성 전분과 섬유질이 장내 유익균의 먹이가 되어 건강에 이로운 물질을 만들어 내고, 배변 활동을 원활하게 하며 전반적인 건강 증진에도 도움을 준다고 한다.
혈관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양파의 퀘르세틴, 연어의 오메가-3 지방산, 케일의 비타민 K와 항산화 성분은 염증을 줄이고 심혈관 건강을 돕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특히 나처럼 눈 혈관에 문제가 있었던 사람에게는 바람직한 방향의 식단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보완할 점도 있었다. 닭고기를 넣어 먹을 때에는 올리브유 1작은술과 호두나 아몬드 몇 알을 곁들이면 건강한 지방을 보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또한 칼슘 섭취가 부족해질 수 있으므로 플레인 요구르트, 우유, 두부, 멸치 등을 하루 식단에 적절히 추가하는 것이 좋겠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양파와 양배추로 시작된 작은 변화가 내 식생활을 조금씩 바꾸어 놓고 있다. 특별한 보약은 아니지만, 몸에 맞는 음식을 꾸준히 먹는 일이야말로 건강한 노년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에게는 이 소박한 양파 양배추국 한 그릇이 새로운 건강 십습관으로 굳어 가고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