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 ‘캡틴’ 손흥민(34·LAFC)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 실패에 대해 “가장 먼저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과 축구를 사랑해 주시는 팬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고개를 숙였다.
손흥민은 이날 새벽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글을 올리고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모른 척할 수도 없고 현실을 피하고 싶지도 않다”며 이같이 심경을 털어놨다.
이어 “저 역시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만약 이런 경기를 지켜봤다면 정말 안타깝고 답답하고 힘들었을 것 같다”며 “그렇기에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로는 감히 팬분들의 실망과 상처를 담아낼 수 없을 것 같아 그 말씀을 드리는 것조차 턱없이 부족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매일 매순간 여러 감정이 교차하며 누구보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실 팬분들께 이 말씀만큼은 꼭 전하고 싶었다”며 “저에게도 누구보다 소중한 대회였고 제가 늘 말해왔던 ‘어린아이의 꿈의 무대’가 무너져 내린 것 같아 이루 말할 수 없이 착잡하고 마음이 아프다”고 밝혔다.
또 “솔직히 말하면 지금도 이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쉽지만은 않다”며 “저보다 훨씬 더 큰 실망과 상처를 안고 계실 팬분들을 생각하면 제 마음을 이야기하는 것조차 조심스럽지만 팬분들이 느끼시는 마음도 제 마음과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큰 책임감 느낀다…끝내 보답하지 못해 죄송”
손흥민은 월드컵을 위해 많은 희생이 있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이 무대를 위해 정말 많은 것들이 희생됐음을 잘 알고 있다”며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시간과 마음 그리고 변함없는 응원과 사랑에 끝내 보답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저 역시 큰 책임감을 느낀다. 정말 너무나 죄송하다. 그리고 끝까지 저희를 믿고 응원해 주시고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 이렇게 말로 다 표현하기보다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과 축구 팬분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도록 저는 다시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다시 여러분께 즐거움을 드릴 수 있도록 죽기 살기로 달려보겠다”고 다짐했다.
손흥민은 끝으로 동료 선수들을 향한 과도한 비난을 자제해 달라고 팬들에게 호소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런 상황 속에서 팬분들께 또 한 번 부탁을 드리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고 죄송하지만 모든 선수들에게 너무 많은 비판과 상처를 주기보다는 정말 힘드시겠지만 따뜻한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1승2패(승점 3)로 부진했고, 조 3위 중 상위 8개 팀에 주어지는 32강 진출권 획득에 실패했다. 한국의 최종 성적은 34위로, 역대 월드컵에서 가장 부진한 순위다. 32강 진출을 넘어 16강 이상의 성적까지 기대했던 걸 고려하면 초라한 결말이다.
한편, 1992년생인 손흥민은 4년 뒤 38세가 된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라스트 댄스’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손흥민은 “마지막 월드컵이라고 단정지은 적이 없다. 스스로 시기를 결정하겠다”며 선을 그어 왔다. 손흥민보다 다섯 살 많은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와 일곱 살 많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도 이번 대회에서 건재함을 보여주고 있다.

손흥민이 30일 새벽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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