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KK·금호타이어 등 기업 유치로 제2의 산업시대 열어
경비행기 농약 살포 회사가 최대 항공사 델타로 도약
주거비·생활비 낮은 편…사통팔달 고속도로도 장점
메이컨은 조지아 중부를 대표하는 거점 도시다. 오크멀기 강이 흐르는 이 곳은 35만 그루가 넘는 요시노 벚나무가 매년 3월 장관을 이뤄 ‘세계 벚꽃 수도’로 불리기도 한다. 세계 최대 지퍼 제조사인 YKK와 금호타이어가 자리잡은 이 곳에 자동차 부품 협력업체들이 진출하면서 제2의 메이컨 산업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 역사와 교통
열렬한 노예제 옹호자였던 노스 캐롤라이나주의 정치인 나다니엘 메이컨의 이름을 딴 이 도시는 1823년 빕 카운티의 행정 수도로 낙점돼 정치·경제 중심지로 번영했다. 여성의 대학 진학이 불가능했던 1836년에 조지아여대(웨슬리언 칼리지)가 이곳에서 세계 최초의 여자대학으로 탄생했다.
비옥한 토양과 풍부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남부 면화 산업의 중심지로 우뚝섰다. 인근 오거스타와 콜럼버스 역시 넓은 평야지대를 이점으로 삼아 경제를 발전시킨 조지아 중부 주요 도시들이다. 오크멀기 강, 오코니 강, 알타마하 강에 증기선을 띄워 활발한 섬유 교역을 했으며, 1843년 메이컨-사바나를 연결하는 철도가 개통되자 경제성장 속도가 더 빨라졌다.
또 남부 특유의 블루스인 ‘서던(Southern) 록’ 발상지로 유명하다. 리틀 리처드, 오티스 레딩, 올맨 브라더스 밴드 등 전설적인 뮤지션들의 고향이다. 1960~1970년대 유행한 서던록은 음울한 블루스에 흥겨운 토착음악인 컨트리풍을 섞은 장르다.
애틀랜타에서 동남쪽 방향으로 자동차 1시간 거리(85마일) 떨어져 있다. 조지아 중심부에 위치해 있다보니 고속도로 연결성이 좋다. 사바나 등 남부 해안 지역으로 이어지는 I-16과 I-75이 메이컨에서 교차하며 I-475도 이곳을 지난다.
메이컨 벚꽃 축제
■ 인구
메이컨이 속한 메트로 빕 카운티의 인구는 15만 7000여명이다. 2010년 9만명에 비해 70% 늘었다. 1970년대 12만명이던 인구가 1990년 10만명, 2010년 9만명으로 꾸준히 줄어들다 가파른 증가세로 돌아섰다. 인종은 백인 36%, 흑인 54%, 히스패닉 4%, 아시안 2% 등으로 구성돼 있다.
가구 평균 소득은 5만 747달러다. 전국 평균 7만 9466달러보다 낮다. 1인당 소득 역시 3만 1306달러에 그쳐 빈곤율이 24.8%로 꽤 높은 편이다. 대학 학사학위 이상 소지자는 26%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였던 2020년 이후 갱단 범죄가 판을 치며 범죄율이 크게 높아졌다. 2022년 한해 발생한 살인 범죄만 70건이다. 2023년 인구 1000명당 범죄 발생 건수가 52.6건으로 역대 최고 범죄율을 기록했다. 이에 대응해 조지아수사국(GBI)이 갱단 범죄 전담 태스크포스를 메이컨으로 넓히기도 했다.
머서대학교
■ 경제
남부 섬유산업이 쇠퇴한 뒤, 많은 주민이 도시를 빠져나갔지만 글로벌 제조업체 유치로 지역 경제를 되살리는 데 성공했다. 일본 기업 YKK가 이곳에서 공장 2곳을 운영하고 있다. 메이컨 벚꽃 축제가 조지아의 대표적 봄철 지역 축제로 꼽히게 된 건 이 회사의 공이다. 대형 철도 회사인 노퍽서던도 메이컨의 대표적 기업이다. 2016년 금호타이어가 첫번째 북미 공장을 메이컨에 열었다.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인 부국 조지아 생산시설도 이곳에 있다.
1833년에 개교, 조지아에서 가장 오래된 사립대학인 머서대가 있다. 머서대는 전통적으로 공대와 의대가 가장 유명하지만 최근 메이컨 미들 조지아 공항에 항공 정비 회사가 다수 들어서면서 항공 엔지니어링 분야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메이컨은 항공산업과 인연이 깊다. 애틀랜타에 본사를 둔 델타항공은 당초 1925년 메이컨에서 설립된 경비행기 농약 살포 회사였다. 당시 피칸, 면화, 복숭아 등을 재배하던 대형 농장들이 델타의 주 고객이었다. 시 남쪽으로는 항공박물관과 로빈스 공군 기지가 있다. 전국 두번째 규모인 이 박물관은 85대 이상의 전시용 비행기를 보유하고 있다.
오크멀기 마운드 국립역사공원
■ 주택·관광
US 뉴스 앤 월드 리포트에 따르면 메이컨은 조지아에서 9번째로 살기 좋은 곳이다. 전국 평균보다 생활비가 13.9% 낮으며 주거 비용 또한 32.2% 저렴하다. 생활임금은 시급 21.08달러로, 이 이상 벌면 생계 걱정 없이 살만한 수준이다. 특히 공과금과 교통비가 전국 평균에 비해 각각 20%, 14% 저렴하다.
주택 가격 중간값은 19만 5078달러로 전년(18만 4300달러)에 비해 5.8% 올랐지만 아직 낮은 수준이다. 임대료 역시 월 평균 1026달러로 저렴하다. 주민 중 주택 소유자 비율은 51.5%이다.
꼭 한 번 들러볼 만한 곳으로 오크멀기 마운드 국립역사공원이 꼽힌다. 오크멀기 마운드는 오랫동안 이 지역에 살았던 원주민이 제의와 장례를 위해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유적지다. 동남부 최대 흑인 박물관인 터브먼 뮤지엄, 1903년 완공된 고딕양식의 성 요셉 성당 등도 주요 관광지로 인기가 많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