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석 회장이 이끄는 36대 한인회는 지난 15일 출범 이후 처음으로 한인회관에서 공식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80주년 광복절 기념식을 한인회관에서 열기까지 박은석 한인회는 이홍기 한인회와 법정 다툼이 있었으나, 박은석 한인회는 귀넷 법원으로부터 받은 긴급 명령을 앞세워 방해 없이 기념행사를 마칠 수 있었다. 한인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쯤부터 한인회관에 들어가 행사 준비를 시작했다.
오후 5시부터 한인들이 한인회관에 입장하기 시작해 300명에 가까운 참석객들이 강당을 메웠다. 한인사회 인사들뿐 아니라 크레이그 뉴턴 노크로스 시장, 맷 리브스 주 하원의원, 홍수정 주 하원의원, 커크랜드 카든 귀넷 커미셔너 등 정계 인사들도 참석해 축사를 전했다.
참석자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독립군가를 따라부르고 있다.
박은석 한인회장은 법원이 한인회관에서 광복절 행사를 개최할 수 있도록 손 들어준 것에 대해 “한인회가 나아갈 길을 보여준다. 한인회관은 누구나 출입 가능한 곳이어야 한다”며 한인회관에서의 첫 공식 행사가 감격스럽다고 전했다. 박은석 한인회 관계자들 다수는 이홍기 한인회로부터 회관 출입금지를 당해 여러 번 마찰을 빚은 적 있다.
김백규 원로회장은 “반쪽짜리 행사가 되어 가슴이 찢어진 듯하다. 한인회 정상화가 빨리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수정 의원은 “한인으로서 광복의 역사를 가슴 깊이 간직하고 있다. 부모님께 자유는 주어지는 것이 아닌, 얻어지고 끝까지 지켜내야 하는 것임을 배웠다”며 한인으로서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고 선조들이 지켜낸 가치를 삶 속에서 실천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국 순교자 천주교회(KMCC) 유스그룹 난타팀의 무대가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한인회는 광복 80주년을 맞아 참석자들이 직접 무대에 올라와 독립운동가 80명의 명언을 직접 낭독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어서 한국 순교자 천주교회(KMCC) 유스그룹 난타팀이 아리랑에 맞춰 난타 무대를 선보였으며, 참석자들은 광복절 노래와 독립군가를 불렀다. 마지막으로 채경석 노인회장의 선창에 따라 만세삼창을 외쳤다. 주최측은 1945년생 이전에 태어난 노인들에게 기념품을 증정하며 무병장수를 기원했다.
광복절 기념식 후 자문위원회 위촉식이 이어졌다. 최병일 자문위원장은 “이사회가 집행부를 앞에서 이끌고, 우리는 집행부 뒤에서 미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자문위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36대 한인회 자문위원들이 박은석 회장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한편 박은석 한인회의 첫 회관 행사 후 앞으로 두 한인회 간의 갈등이 잠잠해질지, 아니면 심화될지 주목되고 있다. 이날 행사가 끝날 때까지 이홍기 한인회의 유진철 이사장(차기 회장 당선인)이 자리를 지켰다.
이날 한인회관에서 앞서 열린 이홍기 한인회의 행사에서 이 회장이 “한인회 이사”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되고 있다. 한 참석자는 기자에 “이 회장이 북쪽으로 이사간다는 이야기를 했다. 회관을 판다든가 그런 언급은 없었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1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건물이 낡고 고장도 많이 나서 (이사를) 고려해볼 수 있다는 뜻”이었다고 일축했다.
취재, 사진 /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