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조지아주 남부 엘라벨 소재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에서 한국인 300여명이 구금된 사건과 관련, 애틀랜타 한인회(회장 박은석)는 6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인들의 석방을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박은석 회장은 “이번 작전은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의 공장 건설 현장을 대상으로 한 전례없는 사례였다는 점이 매우 충격적”이라며 한국과 미국 정부에 조속한 사태 수습을 촉구했다. 그는 이어서 “이번 사태는 미국 정부가 투자와 공장 건설을 장려하면서도 숙련 인력 비자를 신속히 발급하지 않은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하며 한국인 전용 취업비자(E-4) 신설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강신범 이사장은 “인도적 지원에 집중할 것”이라며 한인회가 한인 동포들이 모이는 구심점이 되어 구금된 한국인들을 도울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한인회는 구금된 한국인들에게 보낼 영치금 등 각종 지원에 쓰일 비용을 모금하고 있으며, 이날 김백규 원로회장이 첫 번째 기부자로 5000달러를 전달했다.
김백규 원로회장(오른쪽 2번째)이 가장 먼저 한인회에 5000달러를 기부하며 구금된 한국인들의 조속한 석방을 위해 쓰였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인회는 빠른 시일 내에 핫라인을 구축하고 웹사이트(atlantakoreanassociation.com)에 관련 사항을 업데이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4일 LG엔솔 공장 현장에서 체포된 한국인들은 엘라벨에서 남쪽으로 약 2시간 떨어진 포크스턴 ICE(이민세관단속국) 구치소에 수감돼 있으며, 애틀랜타총영사관을 비롯한 한국 외교부 관계자들은 6일 오전부터 수감자 면회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직도 온라인 데이터 베이스로 수감자들이 조회되지 않을 수 있다.
4일 단속 현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 소속 47명(한국 국적 46명·인도네시아 국적 1명)과, 배터리 회사 관련 설비 협력사 소속 인원 250여명이 구금됐다. 현대차에선 단속된 인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못한 이정화 변호사는 성명을 통해 “조지아에 가장 많은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하는 한국 기업들에게 고맙다고는 못하더라도 죄인 취급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비판했다. 이 변호사는 또 “불법 근로자도 있었는지 모르지만, 대부분 공장에 장비를 설치하러 온 장비회사 직원이고, ESTA나 방문 비자로 그런 장비 설치 활동은 허용된다”며 갑자기 들이닥쳐 증빙서류를 미처 제공하지 못해 억울하게 잡혀간 근로자가 많다고 전했다.
이 변호사에 따르면 조지아한인변호사협회에서 한국인 구금자들을 돕기 위해 무료 또는 할인된 변호사비로 대응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다.
개인이 할 수 있는 일
아시안아메리칸정의진흥협회(AAAJ) 애틀랜타 지부는 이번 단속은 시작일뿐, “내일은 우리 모두가 표적이 될 수 있다”며 “지금이야말로 우리의 권리와 안전을 지키겠다고 약속한 지도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조지아를 대표하는 연방상원의원 존 오소프(912-200-9402)와 라파엘 워녹(770-694-7828)에게 즉각적인 대응을 촉구할 수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샘 박 주 하원의원은 AAAJ를 비롯, 히스패닉 커뮤니티 등 지역사회 여러 비영리단체가 구금자들을 돕겠다고 나섰다며 먼저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한국어 통역이 가능한 자원봉사자들을 가장 시급히 모집 중이며, 이외에도 ▶법률 지원팀 ▶외부 소통팀 ▶기금 모금팀 ▶조직 구성 도움(organizing) ▶전국 조직 구성팀에서도 봉사자를 모집한다. 참여하고 싶은 사람은 elim@demolabsouth.com으로 연락하면 된다.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