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병이 나서 처음 집에 있을 때, 친절한 친구 분이 같이 체육관에 가자고 했다. 그의 테슬라 차에 타고 집에서 좀 떨어진 곳으로 운전해 갈 때, 교통 혼잡으로 앞길이 막히자 자동차가 저 혼자 골목길을 찾아 잘도 빠져나간다. 사람이 운전하지 않아도 차가 알아서 혼자 운전하는 것이 너무도 신통방통했다. 자율주행을 하는 무인 택시도 있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차가 혼자서 목적지를 향해 차선도 바꾸며 복잡한 곳을 피해 샛길로 운전해 가는 차를 직접 타보니 신기했다.
“그래, 나도 나이도 많고 한쪽 눈이 아프니, 이런 자율주행을 하는 차를 사자”라고 작정했다. 여기저기 중고차 딜러를 찾아가서 테슬라 차를 구경도 하고, 시운전도 해 봤다. 중고차 중에는 금년도 차도, 몇 년 묵은 차도 있고, 운전 기록이 많은 것부터 아주 적은 새 차와 같은 차도 있었다.
그런데 자율주행은 매달 100달러씩 내야 이용할 수 있고, 차를 살 때 8000달러를 내면 자율주행료를 매달 내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중고차라도, 중고차 전 주인이 차를 살 때 8000달러를 냈다면 자율주행권이 차에 있다고 했다. 자율주행권이 있는 차를 타보니 마음에 들었다. 시운전을 해 보니 목적지를 대시보드에 입력하고 운전하니 차가 저 혼자 목적지로 간다.
“자율운전 FSD(Full-Self-Driving)가 이 차에는 있단 말이지요?” “예, 있어요.” 세일즈맨이 대답했다. FSD 값을 한 번에 내려면 8000달러인데, 그 차를 사는 것이 훨씬 이득일 것 같았다.
“그럼 사겠습니다.” 그렇게 해서 그 차를 샀다. 내가 타던 차를 싼 값에 딜러에 주고 사는 차 값을 다 물었다. 아들들이 차를 운전해 보고 좋아한다. 자율주행이 신기하다. 마켓이나 체육관에 갈 때 파킹장이 넓으면 갈피를 못 잡아 혼돈이 올 때도 있다. 그럴 때면 자율운전을 풀어 내가 직접 운전한다.
핸드폰이 차 키 역할을 하는데, 차를 사고 한 달이 넘어갈 때쯤, 핸드폰에 문자가 떴다. “FSD가 8월 16일까지 작동하고, 계속하려면 매달 100달러씩 내야 됩니다.”
이게 무슨 소리야! 당장 중고차 딜러에 갔다. 차를 직접 나에게 판 친구는 일을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매니저를 만나 내 사정을 이야기했다. 매니저는 테슬라 본부에 연락해서 그 차에 FSD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라고 했다. 집에 와서 전화로 알아보니, 통화가 복잡하고 잘 안되었다.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지? 생각해 보니, 내가 잘 알아보지 않고 서둘러 차를 산 잘못이 느껴졌다. 아들에게 말하니, 변호사를 찾아 조언을 얻으라고 한다. 아들이 중고차 딜러에게 이메일을 보낸 기록이 있다고 했다. 이메일로 자율주행권이 차에 있다고 딜러에서 보낸 증거가 있다는 것이다. 와!, 세일즈맨은 수차례 그렇게 말했지만, 그런 증거가 문서상으로 있다니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몇몇 변호사에게 물으니, 자기들은 중고차 딜러는 상대하지 않는다고 한다.
인공지능 챗GPT에게 물어보니, 변호사 없이도 고소장을 써서 법원에 제출하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사연을 적어 소장을 만들었다. 증거물로 차 값을 낸 영수증과 이메일에 있는 FSD 내용을 첨부했다. 내 잘못도 있으니, 3년치의 자율운전료를 주던지, 아니면 차 산 것을 되돌려 달라고 썼다. 하지만 소장을 법원에 제출하지는 않았다.
아들이 타주에 있는 자기 친구 변호사에게 의뢰해서 편지를 차 딜러에게 보냈다. 지금은 기다리는 중이다. 하지만 크게 기대하지는 않는다. 차 살 때 두툼한 영수증 속에서 문서 한쪽을 발견했다. “이 거래는 차의 현재 상태 그대로의 조건이며 다른 문제를 만들 수 없다”는 조항이 있다. 그런데 그 조항에 내가 서명한 것을 발견했다. 차 값을 치룰 때 여러 문서들을 대충 듣고 서명했는데, 그런 조항이 있는 줄도 몰랐다. 중고차 딜러들은 참 교묘하게 자기들 이득을 챙긴다.
“중고차 살 때 가장 많이 속는다”는 소문이 사실임을 직접 경험했다. 다음에 중고차를 살 때는 좀 더 조심하고, 될수록 확실하게 하자고 생각한다. 살아온 세월 돌아보면 그보다 더 좋은 일, 더 나쁜 일들도 많이 생겼다. 지금은 한 달에 100달러씩 내기로 하고 자율운전을 이용하며 “그럴 수도 있지” 하고 차가 잘 가 주는 것이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