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한인 이민의 역사는 13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891년부터 1893년까지 에모리대학교에서 공부한 윤치호 선생이 바로 그 시작이었다. 그는 애틀랜타와 조지아주에 첫 한인 발자취를 남겼고, 이후 한인 이민의 씨앗이 이 땅에 뿌려졌다.
이후 1970년대 전문직 이민자들의 유입이 시작됐고, 1990년대 이후 대규모 이민의 물결이 이어지면서 애틀랜타 한인사회는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 특히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을 기점으로 귀넷카운티를 중심으로 한인 커뮤니티가 급성장하면서 지금은 명실사부 미국 내 세 번째로 큰 규모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지금 미국 전역에서 한인 정치인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4년 선거에서는 연방 상원부터 각 지역 교육위원까지 역대 최다인 38명의 한인 후보가 당선되면서, 한인사회의 정치력은 새로운 단계로 도약했다. 그 중심에 조지아, 애틀랜타도 있다.
조지아 한인 정치인들의 면면도 이제 낯설지 않다. 현직으로는 샘 박(주 하원의원·5선), 홍수정(주 하원의원·2선), 존 박(브룩헤이븐 시장) 등이 활약하고 있으며, 과거에는 박병진(주 하원의원), 윤미 햄튼(릴번 시의원) 도 지역사회와 정치권을 잇는 가교 역할을 했었다.
이번엔 또 한 명의 정치 신인이 무대 등장을 준비하고 있다. 사라 박(Sarah Park, 한국명 김유정) 후보가 오는 11월 4일 둘루스시 시의원 선거에 나선 것이다. 그는 주부이자 두 아이의 어머니로서, 한인과 주류사회를 아우르는 ‘생활형 정치인’의 면모를 보여준다. 귀넷카운티 공무원으로 10년, 봉사단체 활동 10년, 그리고 소상공인으로서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경력도 갖고 있다. 1.5세대 한인으로서, 사라 박 후보의 도전은 한인 정치 세대교체의 신호탄의 의미도 있다.
무소속으로 나선 그는 이미 정당과 세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계층의 지지를 받고 있다. 단기간에 둘루스 시의원 선거 역사 상 가장 많은 후원 금액이 모였다는 것이 이를 말해준다. 또 낸시 해리스 전 시장(4선), 페드로 마린 전 조지아 주하원의원(11선), 마샤 보마 전 둘루스 시의원 (4선) 등 지역 정치 원로들의 전폭적인 지지도 받고 있다.
지난 2023년 둘루스 시의원 선거에서 현직인 재민 학니스 시의원은 1,281표를 얻어 당선됐다. 그렇다면 이번 선거의 당선권은 최소 1500표 이상을 확보해야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한인들의 투표 참여 여부다.
지난 선거 당시 한인 유권자의 실제 투표 참여는 15명 정도였다. 이는 1500명 내외의 둘루스 한인 유권자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이번엔 달라야 한다. 만약 이번 선거에서 한인들이 150명 이상, 즉 10% 이상만 참여해도 상황은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더 나아가 15% 이상의 투표율이 나온다면 조지아, 애틀랜타에서 한인사회의 존재감과 영향력을 입증하는 강력한 정치적 도약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애틀랜타 차세대 한인들의 정치 입문은 단순한 개인의 성공을 넘어, 한인사회의 정치적 역량 강화의 신호탄이다. 이제는 구호가 아니라 실천의 시간이다. 한 표가 모여 역사를 바꾸고, 자녀 세대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다. 사라 박 후보의 당선을 위한 둘루스 한인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한다.
▶사전투표: 10/30일 까지 월-토 (오전 9시 – 오후 5시)
▶선거일: 11월 4일(화) 오전 7시~오후 7시 투표 가능
▶투표장: 둘루스 시청 (3167 Main St., Duluth, GA 300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