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도로는 넓고 편하지만, 그만큼 ‘Toll road(유료도로)’도 많다. 문제는 예전처럼 현금으로 내는 부스가 거의 사라지고, 요즘엔 대부분 ‘무인 통행 시스템(Electronic Tolling System)’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이제는 차를 멈춰 돈을 내지 않고, 그냥 지나가도 아무 일 없는 듯 보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생각지도 못한 청구서가 날아온다. “그때 그냥 통과했는데, 아무 연락이 없어서 괜찮은 줄 알았다”는 말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
우선, Toll Booth가 없는 유료도로를 그냥 지나쳤을 때는 어떻게 될까? 도로마다 다르지만, 대부분의 주에서는 차량 번호판을 카메라로 인식해 통행 요금을 부과한다. 즉, 차에 ‘SunPass’, ‘E-ZPass’, ‘Peach Pass’, ‘TxTag’ 같은 전자태그가 없어도, 번호판을 촬영한 뒤 등록된 차량 소유주 주소로 청구서를 보낸다. 보통 30일 이내에 우편으로 통지가 오며, 요금이 1~3달러 정도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단계를 무시하면, 그때부터 문제가 커진다.
첫 번째 후폭풍은 추가 벌금과 연체료다. 처음엔 2달러였던 요금이, 30일이 지나면 25달러의 ‘Late Fee’가 붙고, 60일이 지나면 50달러 이상으로 불어날 수 있다. 일부 주에서는 통행료보다 벌금이 10배 이상 커지는 경우도 있다. 특히 플로리다, 텍사스, 캘리포니아처럼 전자 통행료가 일반화된 주에서는 ‘통행료 미납’이 반복될 경우 차량 등록 갱신(registration renewal)이 정지될 수 있다. 즉, 자동차를 새로 등록하거나 번호판을 갱신할 때 시스템에서 ‘미납 통행료’가 확인되면, 해당 금액을 모두 납부하기 전까지 차량 등록이 차단된다.
두 번째 문제는 통지서를 못 받았을 경우다. “이사해서 우편을 못 받았다”라거나 “렌트카 회사 주소로 보낸 것 같다”는 사유는, 대부분의 주에서 책임 면제가 되지 않는다. 도로 관리국(Toll Authority)은 차량 등록 정보에 등록된 주소로 통보를 보냈다는 사실만으로 ‘통지 의무’를 다했다고 간주한다. 따라서 청구서를 못 받았다고 주장해도, 시스템상 발송 기록이 있다면 벌금은 그대로 유지된다. 이럴 때는 직접 해당 Toll Authority 웹사이트에서 차량 번호로 조회해 납부해야 한다.
세 번째로 많이 생기는 경우가 렌트카를 이용했을 때다. 렌트카로 Toll road를 지나면, 톨게이트 카메라에는 렌트카 회사 명의의 번호판이 찍힌다. 이 경우 Toll Authority는 렌트카 회사에 요금을 부과하고, 렌트카 회사는 다시 고객에게 통행료 + 서비스 수수료를 청구한다. 이 수수료가 문제다. 대부분 15~30달러씩 부과되며, 하루 단위로 계산되는 경우도 있다. 즉, 하루에 한 번만 Toll road를 이용해도 2달러 요금에 30달러 수수료가 붙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렌트할 때는 반드시 “Toll option”을 확인해야 한다. 일부 렌트 회사는 자체 패스 장치를 차량에 내장해 두었는데, 그걸 사용하면 하루당 5~10달러의 정액요금이 부과되어 추가 벌금을 예방할 수 있다.
또 한 가지 주의할 점은, ‘미납 Toll이 장기적으로 신용기록(credit record)’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 주에서는 미납 상태가 90일 이상 지속되면, 징수업체(collection agency)에 넘겨지고, 이후엔 일반적인 채무처럼 기록되고 신용점수(FICO score)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특히 차를 리스나 융자로 이용 중이라면, 금융회사에서 해당 통보를 받게 되고, 리스 차량 반납 시 추가 정산 대상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Toll road를 그냥 지나쳤다면” 가장 현명한 대처는 무엇일까? 첫째, 즉시 해당 지역 Toll Authority 웹사이트를 방문해 조회해야 한다.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차량 번호(license plate)와 주(state)를 입력하면 미납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예: Georgia → Peach Pass / Florida → SunPass / Texas → TxTag / California → FasTrak 등)
둘째, 즉시 납부하면 대부분의 벌금을 피할 수 있다. 일정 기간 내 자진 납부하면, 벌금 없이 원 요금만 낼 수 있는 ‘grace period’가 있다.
셋째, 렌트카를 이용할 때는 사전에 Toll 옵션을 명확히 선택하자. 만약 ‘Toll Pass Device’를 제공하지 않는 차량이라면, 그 지역 Toll Authority 웹사이트에서 ‘Pay by Plate’ 계정을 미리 등록해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결국 Toll road는 “자동으로 처리되는 시스템”이 아니라, “자동으로 기록되는 시스템”이다. 한 번 지나쳤다고 해서 잊히는 게 아니라, 데이터로 남아 끝까지 추적된다. 몇 달 뒤 갑자기 날아온 벌금 통지서를 보며 “이게 뭐지?” 하고 놀라는 일은 대부분 이 때문이다. 도로를 빠르게 지나가도, 기록은 오래 남는다.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책임이며, Toll road의 진짜 비용은 통행료가 아니라 부주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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