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가거나 내 차가 수리 중일 때, 렌트카를 빌리면서 가장 헷갈리는 질문이 있다. 바로 “렌트카 보험(Rental Car Insurance)을 꼭 들어야 하나요?”다. 렌트카 회사 직원이 권하는 보험 종류만 해도 여러 가지다. Collision Damage Waiver, Liability Coverage, Personal Accident Insurance, Personal Effects Coverage… 설명을 듣다 보면 복잡하고, 순간 “그냥 다 드는 게 낫겠지” 하고 결제 버튼을 누르게 된다. 하지만 실제로는 많은 경우, 이미 내 자동차 보험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먼저 기본 원칙부터 정리하자. 본인 자동차 보험에 ‘Comprehensive(자차 전손 보상)’과 ‘Collision(충돌 손해 보상)’이 포함되어 있다면, 렌트카 보험에 별도로 가입할 필요가 거의 없다. 쉽게 말해, 내가 몰던 차가 아닌 렌트카를 운전할 때 사고가 나도, 내 보험의 해당 보상 범위가 그대로 적용된다는 뜻이다. 단, 여기서 중요한 전제가 하나 있다. 보험사마다, 그리고 주(state)마다 약관이 다르다. 따라서 렌트를 하기 전 반드시 내 보험사에 확인해야 한다.
예를 들어, 본인 자동차 보험이 State Farm, Allstate, Progressive, GEICO 등 주요 보험사라면 대부분 렌트카에도 동일하게 Comprehensive & Collision 보상이 연장된다. 하지만 보험에 ‘Liability(대인·대물 책임)’만 있고 자차 보장이 없는 경우라면, 렌트카 손해는 본인이 모두 부담해야 한다. 즉, 렌트카 보험이 ‘있어도 되는 옵션’이 아니라 ‘없으면 큰일 나는 필수’가 될 수 있다.
또 한 가지 혼동하기 쉬운 것이 Rental Car Insurance와 Rental Reimbursement Coverage의 차이다. 이름이 비슷하지만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Rental Car Insurance는 렌트카를 운전할 때 발생한 사고나 손해를 보상하는 보험이다. 반면 Rental Reimbursement Coverage는 내 차량이 사고로 수리 중일 때, 그 기간 동안 렌트카 비용을 대신 내주는 조항이다. 즉, 전자는 ‘렌트카 손해에 대한 보험’이고, 후자는 ‘렌트 비용을 대신 내주는 혜택’이다. 이 둘을 혼동해 “렌트카 보험 있으니 괜찮겠지”라고 생각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그렇다면 실제로 렌트카 회사에서 제공하는 보험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 보통 렌트카 회사는 다음 네 가지를 패키지 형태로 권한다. Collision Damage Waiver (CDW) 또는 Loss Damage Waiver (LDW): 차량 파손이나 도난 시 본인 부담금 없이 면책, Supplemental Liability Insurance (SLI): 대인·대물 보상 한도를 확장, Personal Accident Insurance (PAI): 운전자의 상해 치료비 보장, Personal Effects Coverage (PEC): 차량 안 물품 도난 시 보장 등이다.
이 중 대부분은 내 자동차 보험이나 신용카드 혜택으로도 커버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미국 내 주요 신용카드(Chase Sapphire, American Express, Capital One 등)는 렌트카 결제 시 자동으로 Collision Damage 보장을 제공한다. 단, 카드사 보장은 ‘세컨더리(2차)’ 보상으로, 내 자동차 보험이 먼저 적용된 후 남은 금액을 처리하는 구조가 많다.
하지만, 단기간 렌트를 하는 경우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하루이틀 정도의 단기 렌트라면, 렌트카 회사의 보험을 추가로 가입하는 것이 오히려 간편하고 스트레스가 없다. 사고가 나더라도 내 보험사에 클레임 기록이 남지 않고, 디덕터블(자기부담금)을 낼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즉, 단기간·저비용 렌트는 ‘편의성 보험’ 차원에서 렌트사 보험을 이용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다.
또 하나 주의할 점은, 렌트카 보험이 적용되는 지역이다. 대부분의 개인 자동차 보험은 미국, 캐나다까지만 보장을 연장한다. 만약 멕시코, 유럽, 아시아 등 해외에서 렌트할 계획이라면, 반드시 현지 렌트사 보험에 추가로 가입해야 한다. 일부 국가에서는 현지 보험 가입이 법적으로 의무이기도 하다.
정리하자면, 내 자동차 보험에 Comprehensive & Collision이 있다면, 렌트카 보험은 대부분 불필요하다. 단, 보험 범위는 회사마다 다르므로 출발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Rental Car Insurance와 Rental Reimbursement Coverage는 전혀 다른 조항이다. 단기 렌트라면, 렌트사 보험을 추가로 들어 두는 것이 편리하다. 해외 렌트는 반드시 현지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결국 렌트카 보험의 핵심은 “있으면 좋은 보험”이 아니라 “이미 가지고 있는 보험을 아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불필요하게 중복 보험료를 내는 이유는, 자신이 가진 보장 범위를 모르기 때문이다. 차를 빌리기 전에 단 5분만 내 보험사에 전화해 “렌트카 커버가 포함되어 있나요?”라고 묻는 것, 그것이 수십 달러를 아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문의: 770-234-4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