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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머니+ 전문가 칼럼 최선호ㅣ보험칼럼

[최선호 보험칼럼] 경찰은 부르지 말자구요?

최선호 / 최선호보험 대표

02/06/26
in 최선호ㅣ보험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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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사고가 나면 누구나 놀라고 당황한다. 그래서 현장에서 상대방이 “내가 잘못했어요. 경찰은 부르지 맙시다. 제가 알아서 처리할게요”라고 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말을 믿고 그냥 넘어간다. “괜찮다니까, 서로 시간 아깝게 경찰까지 부를 필요 있나?”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그 순간의 ‘호의’가 며칠 후 ‘후회’로 바뀌는 경우가 너무 많다.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사고 후 경찰을 부르지 않아도 법적으로 처벌받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안 부르는 게 더 낫다’라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보험 처리 과정에서는 경찰 리포트(police report)가 있느냐 없느냐가 결정적인 차이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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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이 현장에서 자기 과실을 인정했다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입장이 바뀌는 경우가 많다. 처음에는 “제가 잘못했습니다”라고 하던 사람이, 다음날 보험사 조사관에게는 “상대가 갑자기 끼어들었다”고 진술을 바꾸는 것이다. 경찰 리포트가 없으면, 그 진술 변화에 대응할 증거가 없다. 결국 나중에는 “말이 달라졌다”는 사실만 남고, 책임은 애매해진다.

그래서 사고 현장에서 경찰을 부르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경찰이 오면, 사고 위치, 시간, 날씨, 차량 상태, 과실 추정 등을 공식 기록으로 남긴다. 이것이 나중에 보험사 간 과실 비율 산정의 핵심 근거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상대방이 강하게 경찰 신고를 거부한다면, 최소한 다음 단계를 반드시 밟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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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운전면허증과 보험증, 차량 등록증을 확인하고 사진으로 찍어둔다. 단순히 이름과 번호만 적어두는 것은 불충분하다. 실제 현장에서 가짜 보험증을 보여주는 사례도 적지 않다. 사진으로 남겨야 나중에 증거가 된다.

둘째, 상대방 보험회사에 직접 클레임을 요청하라. 여기서 많은 사람들이 실수한다. 상대가 “내가 바로 보험사에 연락하겠다”고 말하고 헤어진 뒤, 실제로는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상대방 보험회사에 얼른 연락하는 것이 최상책이다. 셋째, 클레임 접수를 완료하면 ‘클레임 번호(Claim Number)’와 보험회사 담당자 연락처를 꼭 받아둔다. 이 번호가 있어야 이후 본인 보험사나 수리 업체에서 상대방 보험사에 직접 연락할 수 있다.넷째, 현장 사진을 최대한 많이 찍는다. 차량 파손 부위, 도로 위치, 신호등, 주변 건물, 타이어 자국, 날씨 등 모든 요소를 남겨두면, 나중에 경찰 리포트가 없더라도 일정 부분 증거로 활용할 수 있다. 요즘은 스마트폰 사진 한 장이 수천 달러의 손해를 막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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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경찰을 안 불러도 문제없이 처리된 사례”는 없을까? 물론 있다. 양측이 모두 성실히 보험사에 신고하고, 과실이 명확하며, 손상 정도가 경미한 경우다. 하지만 이는 전체 사고의 극히 일부다. 대부분의 문제는 “상대가 약속을 지키지 않을 때” 생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선의가 아니라 ‘’증거의 확보‘이다.

또 하나 유의할 점은, 경찰을 부르지 않고 현장에서 현금을 받는 경우다. “보험 처리하면 복잡하니까, 내가 지금 바로 현금으로 줄게요”라는 제안은 매력적으로 들리지만, 나중에 더 큰 문제를 부를 수 있다. 사고 당시에는 겉으로 보기엔 차가 멀쩡해 보여도, 하루이틀 지나면 내부 센서나 범퍼 구조물이 손상된 사실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그때 가서 추가 수리를 요구해도, 이미 합의했다는 이유로 상대방은 책임을 지지 않는다.

보험회사 입장에서도, 경찰 리포트 없이 신고된 사고는 신빙성 검증 절차가 길어진다. 과실 판단이 지연되고, 수리비 지급이 늦어지며, 때로는 아예 거절되기도 한다. 따라서 사고가 났다면, 설령 상대가 100% 잘못을 인정하더라도, 경찰을 부르고 공식 기록을 남기는 것이 훨씬 현명하다.

자동차 사고는 순간이지만, 그 결과는 길게 남는다. 그날의 불편함을 피하려고 경찰을 부르지 않는다면, 며칠 뒤 훨씬 더 큰 불편과 손해가 찾아올 수 있다. “괜찮아요, 제가 알아서 처리할게요”라는 말은 결코 믿을 만한 계약이 아니다. 자동차 사고 현장에서의 원칙은 하나 — 기록하고, 남기고, 확인하라. 그것이 당신의 시간을, 돈을, 그리고 마음의 평화를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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