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소셜 시큐리티(Social Security) 제도는 은퇴 후의 삶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연금 체계다. 하지만 이 제도에 대해 많은 이들이 오해를 품고 있다. 특히 “10년만 일하면 된다”라거나 “점수가 쌓이는 만큼만 연금을 받는다”라는 등의 생각은 실제 제도 운영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연금 계산에서 ‘35년’이라는 수치가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은 생각보다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 글에서는 왜 35년이 소셜 시큐리티 연금 계산에서 핵심이 되는지를 알아보자.
먼저, 소셜 시큐리티 연금 수령 자격을 갖추기 위해서는 ‘크레딧(Credit)’이라는 단위가 필요하다. 2025년 현재 기준으로 한 해 최대 4개의 크레딧을 얻을 수 있으며, 일정 금액 이상의 근로소득을 올리면 자동으로 부여된다. 총 40개의 크레딧, 즉 최소 10년간 일정 소득 이상을 보고하면 연금 자격이 생긴다. 여기까지만 보면, 많은 이들이 10년만 일하면 연금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40개의 크레딧은 ‘연금 수령 자격’을 얻기 위한 최소 조건일 뿐, 실제 매달 받게 되는 연금 액수를 결정하는 기준은 따로 있다. 바로 근로소득을 기록한 연도 중 가장 소득이 높았던 35년을 골라 평균을 내는 방식이다. 이를 Average Indexed Monthly Earnings(AIME)이라고 하며, 연금 계산의 핵심 지표로 사용된다.
AIME는 과거 근로소득에 연도별 물가 지수를 적용해 현재 가치로 환산한 후, 가장 높은 35년을 선택해 그 평균을 내는 방식이다. 이 평균값을 토대로 Primary Insurance Amount(PIA), 즉 정년 기준으로 받을 수 있는 월 연금액이 계산된다. 이 PIA는 다시 일정한 퍼센티지가 적용돼 최종적으로 매달 수령하는 금액이 결정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35년보다 적게 근로소득이 기록된 경우다. 예를 들어, 소득이 신고된 해가 20년이라면 나머지 15년은 소득 ‘0’으로 간주한다. 이렇게 되면 전체 평균이 낮아지고, 결과적으로 연금 수령액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반대로 35년 이상 소득이 있던 경우에는 가장 소득이 높았던 35년만을 골라 계산하기 때문에, 36년째부터는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았던 해는 반영되지 않는다. 즉, 35년을 꽉 채우되, 가능한 한 높은 소득을 기록하는 것이 연금 최적화를 위한 방법이다.
이러한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소셜 시큐리티 제도에 대해 큰 오해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39개의 크레딧만 채운 사람은 1점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연금 자격이 아예 박탈된다. 소득이 아무리 높아도 40점을 채우지 못하면 연금 수령이 불가능하다. 반대로, 40점을 채운 후 추가로 20년을 더 일했다면, 그 추가 소득 중 상위 35년만이 계산에 포함된다. 이 말은 곧, 납부한 세금이 모두 연금에 반영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35년 이상 근무한 경우, 나머지 소득은 완전히 무의미한가? 그렇지는 않다. 이후에 기록된 소득이 기존 35년 중 낮은 소득을 대체할 정도로 높다면, 계산에 반영되어 전체 연금액이 올라갈 수 있다. 즉, 매년의 소득이 연금 계산에서 경쟁을 하게 되는 셈이다. 이 점에서 보면, 은퇴 전까지 소득을 가능한 한 높게 유지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하다.
소셜 시큐리티 연금은 단순히 오래 일했다고 해서 많아지는 것이 아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오래 일하면서도 소득 수준이 높아야 연금 혜택이 극대화된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은 20년간 꾸준히 고소득을 올렸지만, 나머지 15년은 소득이 없었다면 그 평균은 낮아진다. 반면 35년간 일정 소득 이상을 기록한 사람은 전체 평균이 안정적이고, 그만큼 연금 수령액도 높아진다.
이처럼 소셜 시큐리티 제도는 단순히 ‘자격을 얻는 것’과 ‘얼마나 받는가’를 구분해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10년이라는 최소 자격 요건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35년간의 소득 기록을 전략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매년 소득 명세를 확인하고, 소셜 시큐리티 어카운트를 통해 나의 소득 기록과 예상 연금액을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소셜 시큐리티 연금 수령을 계획한다면 35년이라는 수치를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자격 요건을 넘겼다고 방심하지 말고, 소득의 질까지 고려한 전략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은퇴 후의 안정적인 삶을 위해, 지금부터라도 자신의 소득 이력을 꼼꼼히 관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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