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정승원 칼럼] 마지막 운전면허증

8년짜리 운전면허증을 새로 받았다. 내 나이 꽉 찬 81세, 아마 이것이 내 생애 마지막 운전면허증일 것이다. 새 면허증을 손에 쥐던 순간 미국으로 이민 와 처음 운전면허증을 받던 기억이 떠올랐다. 1988년 8월, 우리는 시카고에 터를 잡았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일자리를 구하고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영어 공부를 했다. 하루하루 살아내기 바빴던 그 시절에는 문화 충격이니 인종 차별이니 하는 것을 느낄 겨를조차 없었다. 정신없이 살다 보니 12월이었다. 악명 높은 시카고의 겨울, 매서운 바람이 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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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원의 커뮤니티 광장] 소리없이 고민하는 한인 DACA 신청자들

지난달 연방대법원은 “출생 시민권을 무효화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은 무효”라고 판결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판결문에서 “시민권은 권리를 가질 권리다”라며, “출생시민권 조항은 특정 집단을 위한 예외적 조치가 아니라, ‘이 땅에서 태어난 모든 자유인’에게 적용되는 보편적 약속”이라고 판결했다. 물론 이 판결이 끝이 아니다. 대법원은 특정 국가 이민자들의 TPS(임시보호신분) 박탈 조치에 합법 판결을 내렸고,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대규모 추방 작전은 계속되고 있다. 법원이 판결로 헌법을 지켰다고 해서, 트럼프 행정부가 그 정신을 존중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국토안보부(DHS) 장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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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갑송의 커뮤니티 액션] 월드컵과 출생시민권 선수

월드컵 16강 경기가 열리는 지난 6일, 미국과 벨기에 경기에 앞서 미국 대표 폴라린 발로군의 이야기가 사람들을 어이없게 만들었다. 그는 32강 경기에서 레드카드를 받아 16강 경기에 나올 수 없었다. 그런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축구연맹(FIFA) 잔니 인판티노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재심을 요구했다. 결국 FIFA는 이례적으로 발로군의 출전을 허용했고 그는 벨기에전에 선발로 나왔다. 트럼프는 “FIFA가 옳은 일을 했다. 큰 부당함을 바로잡아줘서 고맙다”고 했다. 도대체 무엇이 부당했고, 왜 바로잡아야 하는지 그리고 월드컵 경기 운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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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박 수필] 칩플레이션 (Chipflation)

최근 자본시장의 한복판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단연 반도체, 그중에서도 HBM이다. 인공지능 산업이 폭발적으로 팽창하면서 고대역폭 메모리는 더 이상 단순한 부품이 아니다. 데이터 병목을 풀고 연산 효율을 끌어올리는 핵심 인프라, 말하자면 AI 시대의 ‘디지털 산소’로 자리 잡았다. 반도체 생산과 공정을 맡는 기업들이 이 흐름의 중심에서 질주하고 있고, 주가는 이미 역사적 고점 부근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마이크론과 인텔 같은 반도체 기업들은 AI 투자 확대와 정부 정책의 후광 속에서 강한 흐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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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흡의 살며 생각하며] 즐기니까 인간이다, 호모 루덴스의 탄생

인간은 빵으로 연명했지만, 놀이로 문명을 만들었다. 인간은 언제부터 인간이 되었을까. 불을 사용했을 때일까. 도구를 만들었을 때일까. 언어를 익혔을 때일까. 물론 모두 중요한 기준이다. 그러나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 마지막 한 조각은 어쩌면 ‘놀이’였는지도 모른다.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한 행동은 동물도 한다. 위험을 피하는 일도 다르지 않다. 하지만 아무 쓸모도 없어 보이는 일에 기꺼이 시간을 쓰는 존재는 인간뿐이다. 돌을 차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공 하나를 따라 웃고 울며, 승패보다 그 과정에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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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원의 커뮤니티 광장] 실체없는 ‘부정선거’ 논란, 이제는 끝내야

“하루종일 일해서 투표할 시간이 없다” “투표하면 배심원 재판에 불려나가는게 싫다” “투표하면 정치광고, 전화가 귀찮을 정도로 많이 온다” “미국 여권이나 시민권 서류를 못찾겠다” 유권자 등록 과정에서 한인들에게 듣는 말이다. 미주 한인들은 미국 선거에 관심없고 투표도 하지 않는다. 새삼스러운 사실이 아니다. AAPI 데이터에 따르면, 투표 자격을 갖춘 미주 한인 유권자는 100만여명 미만이며, 이중 58%만이 투표를 한다.뒤집어 말하자면, 미국에서 이민자들이 투표하기가 얼마나 힘든지 보여주는 사례다. 그런데 미국에서 투표를 더욱 힘들게 만드는 법안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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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영의 살며 배우며] 오줌싸개들

“저는 중학생이 될 때까지 오줌싸개였어요.”이웃과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눌 때, 전문의사로 미국에서 많은 봉사를 하시고 은퇴하신 분이 말했다. 6·25전쟁 때 시골의 공무원이셨던 그분의 아버지는 인민군에게 붙들려간 뒤 돌아오지 못하셨다. 하루아침에 가장을 잃은 가족은 피난길에 올랐고, 젊은 홀어머니는 위로 두 딸과 막내아들만 데리고 떠났다. 다섯 살이던 그녀는 친척집에 맡겨졌다. 낯선 집에서 가족을 그리워하며 지내던 다섯 살 여자아이. 얼마 뒤 다시 가족 품으로 돌아왔지만, 어린 마음에 새겨진 상처는 지워지지 않았다. 그녀는 중학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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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갑송의 커뮤니티 액션] 출생 시민권 유지와 TPS 종료

지난달 연방대법원은 이민과 시민권을 둘러싼 두 개의 판단을 내렸다. 하나는 미국 땅에서 태어난 아이의 시민권을 인정하는 출생시민권 원칙을 유지한 결정이었다. 이에 따라 연간 25만5000여 이민자 자녀들이 서류미비자가 될 위험에서 벗어났다. 다른 한 결정은 아이티(35만여 명)와 시리아(6000여 명) 출신 난민들에 대한 임시보호신분(TPS)을 끝내는 것이었다. 이 퍈결로 35만6000여 이민자가 미국에서 쫓겨날 수 있다. 겉으로 보면 두 판결은 서로 다른 방향이다. 하나는 권리를 지켜낸 것이고 다른 하나는 보호의 범위를 좁혔다. 그러나 두 결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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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흡의 살며 생각하며]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창조되었으며…”

7월이 오면 미국의 하늘은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달아오른다. 거리마다 물결치는 성조기, 한여름 밤의 열기를 타고 허공에서 작열하는 화려한 불꽃놀이. 사람들은 이날을 ‘미국의 생일’이라 부르며 축제의 한복판으로 뛰어든다. 시각적인 풍요와 압도적인 군사력, 세계의 자본을 움직이는 경제력이 그 축제의 배경을 단단히 지탱하고 있다. 그러나 잠시 소음을 걷어내고 생각해보게 된다. 과연 이 거대한 나라가 인류 역사에 남긴 가장 눈부신 유산이 눈에 보이는 물리적인 힘일까. 아마 아닐 것이다. 미국의 진짜 유산은 다름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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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숙 시] 애팔래치안 산맥

얼마 만의 긴 세월 동안 바닷속이었다가 한순간의 진통으로 솟아난 산은 산호를 품고 바다의 내음으로 물결진 무늬 층층의 모래 차돌맹이 바위 부스려 꽃 피우고 잎 피우며 나무들 키워 보듬었다 바다도 산이 되는 긴 시간 이 오솔길 스쳐간 이름들 땅에 스몄고 지금은 내가 걷지만 오는 시간엔 누가 또 이 길을 걸어가는가 산은 제자리 말이 없지만 그 옛날 삶의 터 잃어버린 인디언 피눈물로 숨어들던 산자락 여기 아닌가 로드랜드론(Rhododendron) 붉은 유월엔 인디언 소년의 화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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