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에릭박 수필] 다른 세상, 다른 가치

낡고 오래된 차 안에서 음악이 울려 퍼지고, 그 흑인 운전자가 그 리듬에 맞춰 몸을 맡기며 춤을 출 때, 차는 흔들릴 정도로 움직인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이들마저 절로 미소를 짓게 만든다. 이 몸짓은 단순한 즐거움을 넘어선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 이는 그 자체로 낙천적인 자기표현이자, 경제적으로 넉넉지 않은 팍팍한 삶 속에서 능동적으로 즐거움을 찾아내는 그들만의 방식이다. 한 젊은 직원의 이야기가 이 점을 잘 보여준다. 그는 2000달러짜리 낡은 차에 1000달러나 되는 오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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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흡의 살며 생각하며] 탐욕공화국

폭풍은 바다에서만 오는 것이 아니다. 어떤 나라는 밖에서 침략당하기 전에 안에서 먼저 썩어 무너진다. 서로 조금씩 양보하며 함께 살아야 한다는 가장 평범한 상식을 잃어버릴 때, 공동체는 조용히 침몰하기 시작한다. 마을 어귀의 낡은 돌비석에는 오래전부터 이런 문장이 새겨져 있었다. “이 나라의 주인은 모두의 땀이다.” 처음 동물들은 그 말을 진심으로 믿었다. 소들은 새벽부터 밭을 갈았고, 말들은 무거운 수레를 끌었다. 개미들은 곡식 한 톨도 허투루 여기지 않았고, 제비들은 먼 길을 날아와 새끼를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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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원의 커뮤니티 광장] 말이 총이 될 때

팬데믹이 끝났다. 그러나 증오는 끝나지 않았다. 코로나19 증오범죄법이 시행된 지 5년이 지난 지금, 아시아계·태평양계(AAPI)를 겨냥한 증오범죄는 팬데믹 이전보다 여전히 세 배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스톱 AAPI 헤이트의 2025년 전국 조사에 따르면 AAPI 성인 약 절반이 인종이나 민족, 국적을 이유로 한 증오 행위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숫자는 냉정하다. 그러나 숫자 뒤에 있는 장면들은 더 냉정하다. 캘리포니아의 한 패스트푸드점. 한인 여성이 낯선 여성에게 밀쳤다. 가해자가 내뱉은 말은 이랬다. “트럼프가 약속한 대로 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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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영의 살며 배우며] 양파 양배추 국

양파에는 퀘르세틴(quercetin)이라는 항산화 성분이 들어 있어 혈관 벽의 염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고, 황 화합물은 혈소판이 서로 뭉치는 것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는 기사에 내 관심이 썰린 것은 내 눈 병 때문이었다. 혈관과 혈소판의 문제로 나는 한쪽 눈 중풍에 걸렸다. 전에는 나는 양파를 즐겨 먹지 않았다. 특유의 냄새 때문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탁구를 치러 갔던 교회에서 다 분배하고 남은 채소를 가져가라고 했다. 종이 상자 안에는 양파와 양배추, 감자가 들어 있었다. 아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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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베로니카 수필] 퍼팩트 케어( I Care a lot)

영화이야기 25 군더더기 없는 세련된 차림새, 곧게 뻗은 단발머리의 말라는 노인 케어를 업으로 하는 사업가다. 지금 그녀는 후견인이 가진 권리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법원은 그녀의 사업이 속임수라고 주장하는 피후견인 아들의 청원을 기각한다. 패소한 아들이 노모를 볼 수 없어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영화는 시작된다. 영화 는 2020년 토론토 국제 영화제에서 처음 상영된 작품으로 로지몬드 파이크가 냉혹한 사기꾼 역을 맡았다. 영화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처음과 달리 보는 내내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 불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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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갑송의 커뮤니티 액션] 5·18이 미국에 남긴 씨앗

5월이 되면 우리는 다시 광주를 떠올린다. 올해도 미주 곳곳에서 5·18 기념식을 열었다. 기념식은 단지 과거를 추모하는 자리가 아니다. 광주의 정신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 정신을 이어가는 일이 여전히 우리 몫이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는 자리다. 총칼 앞에서도 인간의 존엄과 민주주의를 지키려 했던 시민들의 얼굴, 그리고 그날의 상처와 연대를 기억한다. 하지만 5·18 정신은 광주에만 머물지 않았다. 국경을 넘어 미국 땅에도 뿌리내렸고, 지금도 미주 한인사회의 곳곳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 해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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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지 수필] 나의 고향은 그곳

우주속에 원자 같은 나의 존재… 그 미세한 움직임으로 나는 지금 이 곳까지 이동해왔다. 사계절의 변화가 나에게 시간의 흐름을 알려준다. 앨라배마의 작은 도시 몽고메리, 음악시간에 배웠던 19세기 미국 남부를 상징하는 노래 ‘오 수재너’를 연상하며 설레임과 긴장을 한 가득 안고 처음 발걸음을 내딛은, 멀고 먼 남쪽의 몽고메리를 나는 지금 그리워한다. 몽고메리 공항에 처음 도착했을 때 현지인 운전기사가 내 이름이 적힌 포스터를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난 그 날 학교셔틀버스에 탄 유일한 학생이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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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옥순 수필] 꽃들에 대한 예의

가든파티가 끝난 다음 날이었다. 전화기 너머 지인이 다짜고짜 물었다. “도대체 꽃들에게 뭘 준 거예요? 나도 그걸 사다가 꽃밭에 뿌리려고 식물원 가는 중이에요” 순간 웃음이 나왔다. “하늘이 꽃들을 키웠지요. 짱짱한 햇볕을 내려주고 때맞춰 비를 뿌려주었지요.” 정말일까? 물과 햇볕만으론 역부족이었다. 환하게 피어나 사람들의 시선을 붙들기까지 오래 보살피는 손길이 필요했다. 정원에서 해마다 피고 지는 장미와 치자꽃, 철쭉과 매화를 깨우기까지 이른 봄부터 꽃을 어루만지는 부부의 손길이 분주했다. “밤사이 쑥쑥 한 뼘이나 자랐네. 별보다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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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흡의 살며 생각하며] 소음의 정치, 민주주의를 잠식하다

오늘의 민주주의는 종종 ‘소음’으로 측정된다. 누가 더 큰 목소리를 내는가, 누가 더 자극적인 언어로 상대를 공격하는가가 정치의 존재감을 결정하는 듯하다. 뉴스의 중심에는 늘 갈등이 있고, 거리에는 분노가 넘친다. 정치가 국민의 삶을 조용히 떠받치는 제도가 아니라 매일 사람들의 감정을 흔드는 소란의 무대가 되어가고 있다. 민주주의는 본래 다양한 의견이 공존하는 체제다. 서로 다른 생각이 충돌하고, 그 과정에서 더 나은 해답을 찾아가는 것이 민주주의의 건강한 모습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마주한 현실은 ‘토론’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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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애 건강 칼럼] 평발과 요족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

“조금만 걸어도 발바닥이 찢어질 듯 아픕니다.” “남들 다 편하다는 운동화를 신었는데, 제 발등은 피가 안 통하듯 저려옵니다.” 저희 매장을 찾는 분들이 토로하는 고통의 언어는 저마다 다르지만 신발의 수치(Size)도 맞고 디자인도 수려한데, 왜 누구는 구름 위를 걷듯 편안해하고 누구는 자갈길을 걷듯 괴로워할까. 답은 발바닥 밑에 숨겨진 3센티미터의 기적, 바로 아치(Arch)에 있다. 우리 몸의 주춧돌인 아치의 형태에 따라 발은 전혀 다른 메커니즘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사람마다 신발의 구조도 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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