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에릭박 수필] 칩플레이션 (Chipflation)

최근 자본시장의 한복판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단연 반도체, 그중에서도 HBM이다. 인공지능 산업이 폭발적으로 팽창하면서 고대역폭 메모리는 더 이상 단순한 부품이 아니다. 데이터 병목을 풀고 연산 효율을 끌어올리는 핵심 인프라, 말하자면 AI 시대의 ‘디지털 산소’로 자리 잡았다. 반도체 생산과 공정을 맡는 기업들이 이 흐름의 중심에서 질주하고 있고, 주가는 이미 역사적 고점 부근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마이크론과 인텔 같은 반도체 기업들은 AI 투자 확대와 정부 정책의 후광 속에서 강한 흐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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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흡의 살며 생각하며] 즐기니까 인간이다, 호모 루덴스의 탄생

인간은 빵으로 연명했지만, 놀이로 문명을 만들었다. 인간은 언제부터 인간이 되었을까. 불을 사용했을 때일까. 도구를 만들었을 때일까. 언어를 익혔을 때일까. 물론 모두 중요한 기준이다. 그러나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 마지막 한 조각은 어쩌면 ‘놀이’였는지도 모른다.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한 행동은 동물도 한다. 위험을 피하는 일도 다르지 않다. 하지만 아무 쓸모도 없어 보이는 일에 기꺼이 시간을 쓰는 존재는 인간뿐이다. 돌을 차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공 하나를 따라 웃고 울며, 승패보다 그 과정에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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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원의 커뮤니티 광장] 실체없는 ‘부정선거’ 논란, 이제는 끝내야

“하루종일 일해서 투표할 시간이 없다” “투표하면 배심원 재판에 불려나가는게 싫다” “투표하면 정치광고, 전화가 귀찮을 정도로 많이 온다” “미국 여권이나 시민권 서류를 못찾겠다” 유권자 등록 과정에서 한인들에게 듣는 말이다. 미주 한인들은 미국 선거에 관심없고 투표도 하지 않는다. 새삼스러운 사실이 아니다. AAPI 데이터에 따르면, 투표 자격을 갖춘 미주 한인 유권자는 100만여명 미만이며, 이중 58%만이 투표를 한다.뒤집어 말하자면, 미국에서 이민자들이 투표하기가 얼마나 힘든지 보여주는 사례다. 그런데 미국에서 투표를 더욱 힘들게 만드는 법안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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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영의 살며 배우며] 오줌싸개들

“저는 중학생이 될 때까지 오줌싸개였어요.”이웃과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눌 때, 전문의사로 미국에서 많은 봉사를 하시고 은퇴하신 분이 말했다. 6·25전쟁 때 시골의 공무원이셨던 그분의 아버지는 인민군에게 붙들려간 뒤 돌아오지 못하셨다. 하루아침에 가장을 잃은 가족은 피난길에 올랐고, 젊은 홀어머니는 위로 두 딸과 막내아들만 데리고 떠났다. 다섯 살이던 그녀는 친척집에 맡겨졌다. 낯선 집에서 가족을 그리워하며 지내던 다섯 살 여자아이. 얼마 뒤 다시 가족 품으로 돌아왔지만, 어린 마음에 새겨진 상처는 지워지지 않았다. 그녀는 중학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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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갑송의 커뮤니티 액션] 출생 시민권 유지와 TPS 종료

지난달 연방대법원은 이민과 시민권을 둘러싼 두 개의 판단을 내렸다. 하나는 미국 땅에서 태어난 아이의 시민권을 인정하는 출생시민권 원칙을 유지한 결정이었다. 이에 따라 연간 25만5000여 이민자 자녀들이 서류미비자가 될 위험에서 벗어났다. 다른 한 결정은 아이티(35만여 명)와 시리아(6000여 명) 출신 난민들에 대한 임시보호신분(TPS)을 끝내는 것이었다. 이 퍈결로 35만6000여 이민자가 미국에서 쫓겨날 수 있다. 겉으로 보면 두 판결은 서로 다른 방향이다. 하나는 권리를 지켜낸 것이고 다른 하나는 보호의 범위를 좁혔다. 그러나 두 결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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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흡의 살며 생각하며]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창조되었으며…”

7월이 오면 미국의 하늘은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달아오른다. 거리마다 물결치는 성조기, 한여름 밤의 열기를 타고 허공에서 작열하는 화려한 불꽃놀이. 사람들은 이날을 ‘미국의 생일’이라 부르며 축제의 한복판으로 뛰어든다. 시각적인 풍요와 압도적인 군사력, 세계의 자본을 움직이는 경제력이 그 축제의 배경을 단단히 지탱하고 있다. 그러나 잠시 소음을 걷어내고 생각해보게 된다. 과연 이 거대한 나라가 인류 역사에 남긴 가장 눈부신 유산이 눈에 보이는 물리적인 힘일까. 아마 아닐 것이다. 미국의 진짜 유산은 다름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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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숙 시] 애팔래치안 산맥

얼마 만의 긴 세월 동안 바닷속이었다가 한순간의 진통으로 솟아난 산은 산호를 품고 바다의 내음으로 물결진 무늬 층층의 모래 차돌맹이 바위 부스려 꽃 피우고 잎 피우며 나무들 키워 보듬었다 바다도 산이 되는 긴 시간 이 오솔길 스쳐간 이름들 땅에 스몄고 지금은 내가 걷지만 오는 시간엔 누가 또 이 길을 걸어가는가 산은 제자리 말이 없지만 그 옛날 삶의 터 잃어버린 인디언 피눈물로 숨어들던 산자락 여기 아닌가 로드랜드론(Rhododendron) 붉은 유월엔 인디언 소년의 화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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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영의 살며 배우며] 살아 있는 순간을 감사하기

최근 몇 년 사이에 내 주위에서도 아는 분들이 병들고 세상을 떠나고 있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해방을 맞고, 한국전쟁을 겪고, 가난했던 시절을 살아냈으며, 미국으로 이민 와 말도 서툴고 문화도 다른 곳에서 열심히 살아온 우리들이다. 이제는 모두 늙어가며 어쩔 수 없이 병들고 죽음을 맞이한다. 통계에 따르면 내 또래의 80~90%는 이미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라는 우리 속담이 있다. 내가 아직 살아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하다. 앞으로 내가 살아갈 날이 얼마나 남았는지는 아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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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원의 커뮤니티 광장] 에볼라와 월드컵

2026년 북중미 월드컵, 로스앤젤레스, 뉴욕, 애틀랜타의 경기장에 수만 명이 몰려든다. 그 열기 속에서, 미국·캐나다·멕시코 보건당국은 분주하다. 콩고민주공화국(DRC), 우간다, 남수단에서 번지는 에볼라가 선수단과 관광객의 발길을 따라 북미로 들어올 수 있다는 우려다. 세 나라는 공동성명을 내고 고위험 지역 체류 이력자에 대한 입국 제한과 검역 강화를 선언했다. 메멧 오즈 미 보건복지부 산하 CMS 국장은 “주요 공항에 검사도구와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구축했다”고 이달초 밝혔다. 앞서 지난 5월에는 DRC에서 발생한 미국 국적 에볼라 환자들이 애틀랜타 질병통제예방센터(C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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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한 가운데서·영그레이] 마른 하늘의 날벼락

조지아에 사는 작은딸 가족이 영국 친가를 다녀왔다. 2살짜리 아이가 약간 콧물을 흘렸지만 새해 초부터 비행기표를 사고 기다려온 여행이라 온가족이 가볍게 집을 나섰다. 아이가 데이 케어에서 픽업한 것 같은 바이러스가 영국에 머문 17일동안 딸네만 아니라 영국 시댁 모든 가족을 공격했다. 더러는 가볍게 더러는 강하게 피해를 봤다. 특히 안사돈은 고막이 파열해서 귀에서 피가 나왔다더니 쉽게 회복되지 않았고 다시 고막이 터진 바람에 어쩌면 청각을 잃을지도 모를 상황이 됐다. 손주들을 안아보려고 일년내내 기다렸던 대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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