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이은주 수필] 그녀를 지키다

누군가를 기억하고 지켜준다는 의미는 그 존재가 오늘에 존재하도록 삶의 일부를 기꺼이 내어주는 행위이다. 그것을 사랑 혹은 우정이라고도 부른다. 소설 <그녀를 지키다>는 1900년대부터 1940년대의 이탈리아가 주된 배경이다. 주인공 미모와 비올라는 당시 관습과 계급의 수많은 심연을 건너며 그들의 우정을 이어가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소설은 두 개의 시점을 번갈아가며 글을 전개한다. 한 부분은 3인칭 시점이다. 죽음을 앞둔 82세 미모와 그가 마지막으로 조각한 피에타상(성모 마리아가 십자가에서 내려진 그리스도를 안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으로 인한 이상한 현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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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갑송의 커뮤니티 액션] 출생 시민권 제도 지켜야 한다

지난 1일 워싱턴 DC 연방대법원 앞에서 미 전역에서 온 시민 수백여 명이 모여 집회를 열었다.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 뉴욕 뉴저지 민권센터, 버지니아 함께센터 등 한인 단체들과 미국시민자유연합(ALCU) 등 민권단체, 이민자, 아시안 단체들이 참여했다. 모인 까닭은 출생 시민권 제도를 지키려는 것이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도 참석한 대법원 첫 구두 심리가 열렸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1월 미국에서 태어난 이민자 가정 아이들에게 시민권 취득 권리를 박탈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이에 ACLU, 아시안법률협회, CASA 등 민권 이민자 단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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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칼럼] Tteokbokki인가 Topokki인가, 시급한 이름 통일

필자는 40년 경력의 외식업 경영 전문가로서 식자재와 장비, 운영 전반을 아우르는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한식 세계화 전략에 관한 제언을 6회에 걸쳐 연재해 왔다. 오늘은 그 마무리로 한식 세계화의 마지막 퍼즐인 ‘이름 통일’에 관한 제안을 드리고자 한다. 최근 뉴욕이나 파리의 중심가에서 한식당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 되었다. 하지만 식당 문을 열고 들어선 외국인 고객들이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것은 ‘언어의 혼란’이다. 한식 세계화를 위한 수많은 전략이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우리 음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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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흡의 살며 생각하며] 바다는 좁고 세계는 넓다: 호르무즈 해협의 역설

세상은 첨단 기술의 시대를 살고 있다고 말한다. 인공지능이 전장을 분석하고, 위성이 지구 반대편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포착하며, 극초음속 미사일이 시간의 개념마저 무력화하는 시대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이 모든 기술 위에 여전히 군림하는 것이 있다. 바로 지형이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은 이 단순하지만 변치 않는 진리를 다시 한번 일깨운다. 세계 석유 물동량의 상당 부분이 통과하는 이 좁은 해협은 지도 위에서는 가느다란 선에 불과하지만 현실에서는 세계 경제의 ‘숨통’과도 같은 곳이다. 그리고 그 숨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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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영의 살며 배우며] 남자들이 만드는 집 밥

부엌에 들어가지 않고 살아온 한국 남자들도 늙어가며 배우자가 아프거나 여행을 가거나 사별하게 되면, 부엌에 들어가서 음식을 스스로 준비해야 한다. 아씨나 H마트의 반찬 코너가 큰 도움이 된다. 김치, 나물무침, 각종 국, 요리된 생선과 육류는 물론 떡과 묵, 전까지 다양하게 판다. 한국 음식점들도 많은 도움이 된다. 가끔 투고 음식 한 개로 두 끼니가 해결되기도 한다. 부인을 사별하고 혼자 사는 두 친구에게 어떻게 식사를 해결하느냐고 물어보았다. 두 분 다 음식점과 반찬 가게를 이용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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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원의 커뮤니티 광장] 위기에 처한 ‘출생 시민권’ 제도

연방대법원이 지난 4월 1일 ‘출생시민권’ 위헌 여부 재판을 열었다. “부모의 체류 신분에 따라 출생 시민권을 제한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의 위헌 여부를 따지기 위해서다. 미국 수정헌법 14조는 “미국땅에서 태어난 모든 사람에게 미국 시민권을 보장”한다. 수정헌법 14조가 보장한 이 원칙은 156년 동안 미국 정체성의 토대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시민권자, 영주권자의 자녀만이 미국 시민권을 가질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비자 등 합법적으로 체류중인 이민자들의 자녀들이 미국 시민권을 거부당할수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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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한 가운데서·영그레이] 초록의 빛과 그림자

꽃샘 추위가 지나자 완연한 봄이다. 모든 생명이 탄성을 지르듯 빠르게 세상에 모습을 들어낸다. 특히 온갖 나무들에 빠끔히 돋아나오는 여린 잎들이 제각기 다양한 색조로 신선하다. 운전하면서 양 도로변의 푸름에 취하니 조니 캐쉬가 부른 ‘40 색조의 초록’ 노래가 내 안에서 터져 나와 물오른 나뭇잎들과 어울린다. 1959년, 27세의 조니 캐쉬는 영국으로 공연하러 가던 길에 비행기 창 밖으로 본 초록의 섬, 아일랜드에 반했다. 그는 공연을 마치자 바로 아일랜드를 방문했고 푸름에 푹 취해서 이 노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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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갑송의 커뮤니티 액션] 이민자 단속 공간이 된 공항

이민단속국(ICE) 요원들이 현재 미 전역 14개 공항에서 돌아다니고 있다. 명목은 교통안전청(TSA) 지원이지만 항공기를 타는 이민자들은 불안하다. 실제 체포된 사례들도 있다. 항공기 탑승은 일상적인 이동 수단이지만 이민자들에게 공항은 점점 더 긴장과 불안을 느끼는 공간이 되고 있다. 한인 이민자 권익 운동을 펼치는 전국 단체인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미교협)는 최근 이민자들이 항공기를 이용할 때 반드시 알아야 할 주의 사항과 대처 요령을 발표했다. 핵심적인 조언은 디지털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것이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휴대전화나 노트북에 저장된 정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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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하 수필] 오래된 감정

“너희들 어디 있니? 오늘 올 줄 알았는데 소식이 없어서…” “잠시 바람 쐬러 나왔어요” 어머님의 목소리에는 서운함을 넘어 노여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곁에 있던 남편의 표정도 굳어 있었다. 다음 날 아침, 어머님을 뵈러 갔다. 어머님은 쌓인 서운함과 마음속 응어리를 풀어내셨다. 나는 선생님 앞에서 꾸중 듣는 아이처럼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점심 시간이 다 되어 갔지만, 나는 점심도 차려드리지 못한 채 그냥 나왔다. 평소 같았으면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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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박 수필] 아, 플로리다!

플로리다는 애틀랜타 한인들에게 언제나 특별한 존재이다. 비행기표 없이도 떠날 수 있는, 그러나 분명히 ‘다른 세계’로 느껴지는 곳. 차 한 대에 가족을 태우고 몇 시간만 남쪽으로 달리면 야자수가 흔들리는 해안도로가 나타나고, 따뜻한 바닷바람이 창문을 두드린다. 계절이 한 발 앞서가는 그 땅에서는 봄이 오지 않았어도 이미 여름의 냄새를 맡을 수 있다. 어쩌면 플로리다는 단순한 지리적 목적지가 아니라, 이민 생활의 팽팽한 일상을 잠시 내려놓는 하나의 의식(儀式)인지도 모른다. 지금처럼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이 익숙해지기 전, 파나마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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