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조인선 수필] 엄마의 영정사진

지난 11월, 엄마의 87세 생일날이었다. 큰딸이 사온 보라색 스웨터를 곱고 예쁘다 하시며 입으셨다. 마음에 드셨는지 이렇게 고운 모습을 영정사진으로 남기고 싶다면서 사진을 찍어 보라 하셨다고 한다. 오빠와 언니는 괜한 마음에 농담이시려니 했지만 엄마는 좋은 모습이 담긴 사진을 남기고 싶다면서 한번 찍어 보라 하시는 바람에 갑자기 집에서 사진을 찍게 되었고 미국에 사는 동생들 보라고 사진을 올려 주었다. 사진 속 엄마는 흰머리 곱게 빗어 가지런히 하셨는데 얼굴엔 감출 수 없는 검버섯이 살아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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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지 시] 그곳에는 복사꽃이 언제 필까요

뿌연 먼지 속 부서진 아스팔트 사이로 떨어져 나온 하루가 차갑다 낮과 밤이 서로의 그림자를 잃어버린 채 길 잃은 별 무리처럼 줄지어 가는 얼굴들 들판 한가운데 서서 젖내 가시지 않은 손끝으로 식어버린 총대를 메고 찢긴 깃발을 매만지는 절망의 턱밑에서 봄은 한 번쯤 걸음을 멈출까 따뜻했던 기억들 뒤엉킨 땅 위로 깨진 조각들의 움츠려진 신음 호명되지 않은 이름들 폭탄의 굉음 속에서 부서지고 붉은 아가미 치켜세우며 너덜 해진 하루를 견디는 아우성 그곳에 도 복사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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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원의 커뮤니티 광장] 새해는 총기사고 없는 한해 되기를

지난 한해 미국은 총기 난사에 시달렸다. 지난달에는 브라운대 캠퍼스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학생 2명이 사망하고 10여명이 다쳤다. 총격 현장에는 한인 학생도 있어서 공포에 떨었다. 명문 아이비리그 대학도 총기 난사의 예외가 아님을 보여준다. 조지아주에서는 지난해 8월 포트 스튜어트 육군기지 총기 난사(5명 부상), 애틀랜타 에모리대, 질병통제센터(CDC) 총기 난사(2명 사망), 하츠필드잭슨공항 총기위협 미수 사건(사상자 없음) 등 굵직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조지아주에서는 매년 평균 2,005명이 총기 폭력으로 목숨을 잃었으며, 2020년 후 조지아주에서는 다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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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영의 살며 배우며] 늦가을의 숲

늦은 가을, 토요일 아침에 공원을 혼자 걸었다. 포장되지 않은 숲속 길은 낙엽으로 덮였다. 걸음마다 낙엽이 밟히고 스치는 소리가 사각사각 들렸다. 쌓인 낙엽들이 발길에 차여 흩어졌다. 늘 걷던 숲길도 계절이 바뀌니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 준다. 우람하고 검푸른 큰 나무 기둥들 사이로 아침 햇살이 찬란하게 쏟아진다. 숲속 깊이까지 낙엽으로 덮인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길가 큰 나무 아래에서 제대로 자라지 못한 작은 나무들이 노랗게 단풍 들어 햇빛에 반짝인다. 여름 내내 그늘에 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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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원의 커뮤니티 광장] ‘피노체트 악몽’의 부활, 남의 일인가

남미 칠레에서 열린 지난 14일 대통령선거에 강경 보수 성향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후보(José Antonio Kast)가 승리했다. 카스트 후보는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Augusto Pinochet) 군사정권을 옹호하는 극우주의자다. 피노체트 하면 ‘철권통치’ ‘독재자’ ‘학살’로 유명한 자이다. 군인 출신인 피노체트는 군사 쿠데타로 집권한 1973년부터 1990년까지 17년 동안 독재하면서 자국민 3000여명 이상을 살해했다. 한국언론은 피노체트를 ‘인간백정’으로 불렀다. 아직도 행방을 찾을 수 없는 1000명은 불법감금과 고문의 피해자로 추정된다. 지금도 칠레에는 피노체트 독재정권의 유산이 남아 있다. 칠레 발파라이소(VALPARAI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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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수필] 부자 달리기

“아빠 요즘도 뛰어?” 다른 주에 사는 둘째 아들에게서 카톡으로 메시지가 왔다. “어, 일주일에 3~4번. 왜?” 남편이 대답했다. 그러자 아들이 어떤 달리기 대회 안내문을 보내며 다시 물었다. “땡스 아침에 5마일 런 할래?” “그래 하자~” 남편은 바로 결정했다. 둘째 아들, 윤은 추수감사절에 우리 집에 와서 여러 날 머물다 돌아간다. 지난해 추수감사절에 윤은 운동복과 러닝화를 챙겨 왔다. 하루에 한 번씩 동네를 돌고, 폰차트레인 호숫가를 달리고, 시티 파크에 가서 달렸다. 쉬는 날이면 밥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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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갑송의 커뮤니티 액션] 이민자 단속 대응 행동 요령

미 전역에서 이민자 단속이 거세지고 있다. 이에 단속 현장에서 이를 목격하는 이웃들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따라서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미교협)는 곳곳에서 ‘이민자 단속 대응 주변인 행동 요령’ 온라인 세미나를 열고 있다. 최근 뉴욕 뉴저지에서 결성된 ‘이민자 보호 한인 커뮤니티 네트워크(이한넷)’, 시카고 이민자보호교회와도 공동으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지금까지는 주로 단속을 당하는 이민자 자신이 알아야 할 권리를 알리는데 힘을 쏟았다. 체포 뒤 침묵, 법원 영장 없는 이민단속국(ICE) 요원 출입 거부, 변호사 상담과 대리, 전화 통화와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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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옥 칼럼] 새가 된 청소부

그림책으로 인생배우기 (46) ‘이 몸이 새라면 날아가리, 저 건너 보이는 작은 섬까지~’ 어릴 때 자주 부르던 노랫말이다. 지금 이 노래를 가만히 불러보면 자유와 희망이 담긴 밝고 경쾌한 노래가 아니라, 끝내 이루지 못한 꿈처럼 아련하고 쓸쓸하게 느껴진다. 하늘을 훨훨 날아서 저 건너 보이는 작은 섬에 가더라도 내가 갈구하는 그것은 찾을 수 없을 거라는 결말을 품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한국에서 <새가 된 청소부>로 소개된 그림책, <Hey, AL>은 1987년 칼데콧 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청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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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흡의 살며 생각하며] 올해의 인물

〈맞아 죽을 각오를 하고 쓴 한국, 한국인 비판〉. 이 고약한 제목의 책은 한국에서 26년 동안 살아온 '한국인을 가장 많이 아는 일본인'이 쓴 한국 비판서다. 이 책은 당시 솔직하고 거침없는 비판으로 국내에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1999년 처음 출간됐을 때 나도 사서 읽은 기억이 난다. 과연 이 책에서 비판하는 내용이 모두 타당하다고는 할 수 없다. 사실 지은이(이케하라 마모루)가 지적한 많은 부분은 그 후 한국 사회가 발전하면서 저절로 해결되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지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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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일 칼럼] 불안 키우는 정치 확산을 우려한다

어제 신문에 이민가정 학생 70%가 가족의 안전을 걱정하고 있다는 내용이 있었다. 고등학생이 가족의 안전을 걱정하고 있다는 뜻이다. 학교가 더 이상 이민국 조사 대상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발표 이후 벌어진 일이라고 한다. 또 학교장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이민자 자녀 35.6%가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감성이 높은 연령대의 아이들이 정부와 언론에서 발표하는 내용에 따라 자신의 위치를 판단하고 갑과 을을 나누는 행동 양식을 보인다는 뜻이다. 또 다른 기사에 의하면 내년 경제 전망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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