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최경하 수필] 당신과 당신

응급실의 냉기가 뼛속까지 파고들었다. 나는 갑자기 벌어진 상황에 현실감을 잠시 잊은 듯했다. 갓 태어난 아기처럼, 그들이 이끄는 대로 몸을 맡기고 있을 뿐이었다. 의료진들이 번갈아 가며 상태를 살피고 여러 가지 검사를 했다. 분주한 그들의 움직임 속에 흐르는 긴장감으로 예사롭지 않은 상황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모든 것이 빠르게 지나가는데, 이상하게도 시간은 느리게 흐르고 있었다. 늦은 저녁, 하얀 가운을 입은 한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당신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저 물끄러미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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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원의 커뮤니티 광장] 이민자 부모에게 태어난 ‘죄’

필자는 한인 이민자 부모로서 아이들에게 어느정도 죄책감을 느낀다. 부모가 되어서 아이들 앞에서 영어 유창하게 못하는 죄, 아이가 영어 숙제를 가져와도 못가르쳐주는 죄, 맞벌이로 바빠서 아이들 못챙기는 죄, 타인종 부모들처럼 특별활동 못보내는 죄, 라이드 못해주는 죄 등등이다. 아이가 미국이 아닌 한국에서 자랐다면 이런 설움이나 죄책감은 없지 않을까, 필자 뿐만 대다수 한인 학부모들도 비슷한 상황 아닐까 싶다. 그런데 한인 학부모에게 한가지 죄가 더 생기게 됐다. ‘부모가 미국 시민권자가 아닌 죄’다. 이제 “미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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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한 가운데서·영그레이] 숨겨진 보석 – 코리안 벨 가든

버지니아주 비엔나에 있는 메도우락 식물원 (Meadowlark botanical garden)에 갔다. 잘 조성된 95 에이커 정원의 큰 호수를 끼고 돌면서 꽃과 큰 잉어들과 거북이를 보며 마음이 가벼웠다. 가슴을 활짝 열고 봄기운을 받으며 화사한 색색의 진달래꽃에 김소월 시인의 시 구절을 떠올렸다. 그리고 한쪽에 있는 Korean Bell Garden을 찾아가며 세상에 있다는 세 부류의 사람들을 생각했다. 누군가는 직접 무엇을 행하고, 또 누군가는 무엇이 일어나는 것을 지켜보지만 다른 누구는 어떻게 그 무엇이 일어났는지 궁금해 한다. (Tho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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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갑송의 커뮤니티 액션] 80년의 침묵, 다시 유엔 앞에 섰다

지난 4월 26일, 한국에서 온 원폭 피해자 1세 심진태(83)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장과 2세 한정순(67) 한국원폭2세환우회 회장이 수백 여 평화 운동가들과 함께 유엔 앞에 섰다. 그리고 반핵 평화를 외쳤다. 30일 유엔에서 열린 한반도 동북아 평화실현 대회에서도 이들은 증언대 앞에 섰다. 그리고 80년간 역사가 외면해온 질문을 다시 던졌다. 1945년 원폭 투하는 과연 합법이었나? 심 지부장은 묻고 있다. “미국이 사과를 했습니까, 보상을 했습니까?”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폭의 역사는 주로 일본인의 이야기로 기록돼 왔다. 그러나 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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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박 수필] 아무도 없는 날

나이가 들면서,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 하나가 마음속에 자리 잡는다. 분명 주변에는 사람들이 있다. 친구도 있고, 사회 속에서 관계도 이어가며, 가끔은 안부를 묻는 연락도 오간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나는 혼자 먼 곳에 떨어져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사람들 사이에 있지만, 끝내 닿지 않는 거리. 보이지 않는 벽 하나가 세상과 나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다. 그 감정은 요란하지 않다. 오히려 너무 조용해서 더 깊이 스며든다. 젊은 날의 외로움은 누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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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흡의 살며 생각하며] 그날의 총성과 오늘의 침묵 사이에서

1960년 4월 19일, 그날 서울 거리는 ‘부정선거 다시 하자’는 학생들의 구호로 뜨거웠다. 그것은 짓눌린 양심이 터져 나온 절규였고,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한 세대의 결단이었다. 그날, 두려움은 이상하리만큼 우리를 비켜 갔다. 대신 가슴 깊은 곳에서 뜨겁게 타오르는 것이 있었다. 불의에 대한 분노, 그리고 이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어야 한다는 너무도 당연한 진실이었다. 경무대 정문 200여m 지점에서 우리는 멈춰섰다. 경무대 정문 앞에 무장한 경찰들의 모습이 보였다. 갑자기 경무대 쪽에서 총성이 날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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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영의 살며 배우며] 죽음이 오기 전에

옛 친구 부부들이 모여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반가운 얼굴들이 마주 앉아 웃음과 안부를 나누는 자리였다. 우리 모두가 늙어 노인이 된 탓일까? 대화 속에는 어느새 세상을 떠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스며들었다. 오랜 병으로 고생하는 이들의 이야기, 기억을 잃어가는 치매 환자들의 이야기도 이어졌다. 그때였다. 화장실로 이어지는 복도에서 갑자기 소란이 일어났다. 누군가 쓰러졌다는 소리였다. 식당 직원이 달려가고, 우리도 뒤따라갔다. 우리 일행 중 한 사람이었다. 화장실로 가던 길에 그만 복도에 쓰러져 있었다. 남자들이 급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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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원의 커뮤니티 광장] 교실 내 스마트폰 금지와 청소년 문제

오는 7월 1일부터 조지아주 초등학교, 중학교 전체에 수업시간중 스마트폰 소지가 금지된다. 아침 수업 벨이 울리면 등교부터 하교까지 휴대전화를 일절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 지난해 조지아 주의회를 통과한 HB 340이 시행되기 때문이다. 고등학교까지 스마트폰을 금지하는 법안인 HB 1009은 지난 3월 주의회를 통과해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의 서명을 기다리고 있다. 이 법은 내년 7월 1일부터 시행된다. 공립학교 내 스마트폰을 금지하는 주는 계속 늘고 있다. 아칸소주는 ‘벨투벨, 노셀(Bell to Bell, No Cell)’이라는 이름의 정책을 올해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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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베로니카 수필] 연을 쫓는 아이 (The Kite Runner)

문득, 친구가 물었다. 만약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어느 때로 가고 싶냐고. 평소대로라면 무슨 소리냐고 웃고 넘겼을 텐데 그날은 달랐다. 손에 박힌 가시처럼 잊힌 듯 잊히지 않은 사건들이 며칠 내내 머리를 맴돌았다. 그 기억 위로 아미르의 흔들리던 눈동자가, 하산의 슬픈 눈망울이 겹쳐졌다. 영화 는 1970년대부터 2000년대 까지의 아프가니스탄을 배경으로, 아름다웠던 카불의 거리가 포화로 무너진 참혹한 도시로 변해가면서 겪어야 하는 두 소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파슈툰족 아미르와 하자르족 하산은 친구처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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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희 칼럼] 할머니의 응원

코로나 시절, 직장에 출근하는 딸을 대신해 손자, 손녀를 돌보게 되었다. 가까이 살며 아이들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은 나에게 큰 즐거움이었다. 멋모르고 아이를 키웠던 젊은 시절과는 달리, 삶의 연륜이 쌓인 지금은 조금 더 지혜로운 역할을 할 수 있었다. 아이들은 정성껏 만들어준 한식을 늘 맛있게 먹어 주었다. 불고기, 미역국, 떡볶이, 잡채 등 늘 비슷한 메뉴였지만, 질려 하지 않고 밥 공기를 뚝딱 비워낼 때면 ‘역시 한국인의 피는 속일수가 없구나’ 싶어 미소가 지어졌다. 당시 4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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