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비켜 낯선 내가 돌아오는 하루의 끝 종일 흘린 얼룩들을 손바닥처럼 받아낸다 마지막 한 모금 저녁 빛과 바닥에 눌린 그림자가 충혈된 하루를 따라 그린다 하루의 이력도 되지 못한 채 숨처럼 남아 가슴 뒤편에서 반짝이는 한 조각 바닥 위를 구르는 동전 숫자처럼 무게를 재보지만 이루었다는 착각 조용히, 모르는 척한다 밤의 여백 속에서 한 번 더 뒤집어 보려는 마음 하루의 가장 긴 시어 속에 홀로 깨어 있다
Read more나를 비켜 낯선 내가 돌아오는 하루의 끝 종일 흘린 얼룩들을 손바닥처럼 받아낸다 마지막 한 모금 저녁 빛과 바닥에 눌린 그림자가 충혈된 하루를 따라 그린다 하루의 이력도 되지 못한 채 숨처럼 남아 가슴 뒤편에서 반짝이는 한 조각 바닥 위를 구르는 동전 숫자처럼 무게를 재보지만 이루었다는 착각 조용히, 모르는 척한다 밤의 여백 속에서 한 번 더 뒤집어 보려는 마음 하루의 가장 긴 시어 속에 홀로 깨어 있다
Read more영화 이야기 21 영화 ‘신의 분노’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라는 죄의 갚음에 대한 응보의 정의를 어디까지 허용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이 영화는 기예르모 마르티네스의 소설 <살인자의 책>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주인공 루시아나는 유명 추리소설 작가 클러스터의 어시스턴트이자 대필가로 일하고 있다. 클러스터에게는 아름다운 아내와 어린 딸 파울리가 있다. 그러나 어느 날, 충동적인 행동으로 클러스터는 루시아나에게 성적인 모멸감을 주고 만다. 이 일로 루시아나는 일을...
Read more1939년 9월 1일 독일의 폴란드 침공으로 제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었다. 영국내각은 총사퇴하고 새로운 전시내각이 들어섰다. 새 총리로 처칠이 취임했다. 이때 그의 나이 65세였다. 이미 은퇴할 나이에 가장 힘든 영국호의 선장이 된 것이다. 독일군은 파죽지세로 유럽을 휩쓸었다. 폴란드를 비롯해 체코, 네덜란드를 함락시키고 곧바로 대륙의 보루였던 프랑스를 침공했다. 프랑스는 총 한 번 제대로 쏴보지도 못하고 히틀러의 진격 앞에 무릎을 꿇었다. 다음 차례는 영국이었다. 히틀러는 처칠에게 굴욕적인 강화안을 내밀었다. 영국민은 분열했다. 처칠은 1940년 5월10일,...
Read more미네소타에서 또 한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불과 18일 전의 비극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37세의 중환자실 간호사 알렉스 프레티가 연방 이민단속 요원들의 총에 사망했다. 뉴스를 접한 순간, 분노보다 먼저 찾아온 감정은 깊은 허탈감이었다. 그리고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질문 하나. 이게 정말 우리가 믿고 살아온 미국인가. 프레티는 범죄자가 아니었다. 그는 미네소타의 한 재향군인 병원에서 일하던 간호사였고, 합법적으로 총기 소지 허가를 받은 미국 시민이었다. 현장 영상에 따르면 그는 폭력적인 위협을 가한 것이...
Read more요즘 세상은 ‘적게 소유하고 더 행복하게’라는 미니멀리즘 철학이 대세다. 불필요한 물건을 버리고 본질에 집중하는 이 생활 방식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전 세계적인 금융 불안정과 개인 부채 증가가 사람들로 하여금 소비를 재고하게 만들었으며,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도 미니멀리즘을 촉진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덕분에 많은 이들이 물건이 줄어든 만큼 마음의 여유를 얻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과연 ‘덜 가지는 것’만으로 행복이 완성될까? 경제의 본질은 교환과 창조에 있다. 만약 세상이 모두 미니멀리스트가 되어 새로운 물건을...
Read more크리스마스에 우리 부부는 큰아들네 집에 가서 가족과 함께 연휴를 보냈다. 아들네는 몇 년 뒤 은퇴한 뒤에도 계속 살 집이라며 뉴저지 포트리에 새로 둥지를 틀었다. 거기서 연말을 보내면서 ‘시골 영감 서울 구경’이라는 생각이 떠 올랐다. 온 가족이 함께 음식점에 갈 때도 우리는 차를 타는 대신 가까운 거리를 걸었다. 큰손녀와 단둘이 데이트하듯 점심을 먹으러 갈 때도, 다방에 갈 때도, 큰아들이 좋아하는 찻집과 핑퐁을 치러 갈 때도 걸어서 갔다. 미국 여러 곳에서 살아...
Read more새해 첫 소설책으로 을 읽었다. 그 책을 선택한 이유가 몇 가지 있다. 첫째는 를 쓴 최은영 작가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는 지난해 읽은 첫 소설로, 희로애락을 다양한 미소로 표현해서 흥미로웠던 책이다. 둘째는 여성 4대에 걸친 이야기라는 책 소개가 마음을 끌었다. 여성으로서 공감하는 이야기일 것 같았다. 셋째는 책 표지 때문이다. 일몰의 분홍빛으로 물든 바다 풍경이 나의 삶터와 닮았기에 눈길이 머물렀다. 뉴올리언스는 미시시피 강과 호수 등 습기가 많은 곳이라 물방울에 반사된 일몰 풍경이...
Read more작년 연말에 딸들에게 현재 사는 집보다 작고 관리가 쉬운 집을 하나 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큰딸은 버지니아, 작은딸은 조지아가 어떠냐는 눈빛을 주며 어떤 집을 찾는지 도와주겠다고 나섰지만 가볍게 거절했다. 추운 북부보다 따스한 남쪽이 좋겠다며 시간을 갖고 천천히 내가 직접 지역을 찾아보겠다 말했다. 사실 한 지역에, 한 집에 오랫동안 익숙한 탓에 선뜻 행동으로 옮기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앨라배마보다 더 따스한 플로리다주에 집을 사자던 남편은 언젠가부터 그 말을 멈췄다. 몽고메리에 오랫동안 거주하며 쌓은...
Read more미국은 면적이 983만㎢로 세계에서 네번 째로 넓은 국토를 가진 국가다. 하지만 처음 영국에서 독립했을 땐 고작 동부 13개 주에 불과했다. 이후 여러 차례의 전쟁과 영토 매입으로 지금의 광대한 영토를 확보했다. 미국 영토의 약 38%(374만㎢)가 돈으로 사들인 땅이다. 미국인들은 태평양까지 북미 대륙 전체를 차지하는 것은 신이 부여한 운명이라는 믿음으로, 영토 확장에 대한 도덕적 정당성을 부여했다. 이른바 ‘명백한 운명(Manifest Destiny)’이다. 나폴레옹은 북미 대륙에 진출하려는 야망을 품고 있었다. 시카고 등 중부지역에는 프랑스인이 많이...
Read more크리스마스를 아들네 집에서 보내려고 우리 부부는 비행기를 타고 그들의 새 집으로 갔다. 아들네는 몇 년 더 일하고 은퇴한 뒤에도 계속 살 집이라며 뉴저지 포트리의 새 집으로 이사했다. 새 집에서 가족들을 만나니 반가웠다. 집은 넓었고, 아들네가 살기에 편리해 보였다. 도착한 다음 날 아침, 나는 집에서 하던 대로 일찍 일어나 아침 식사를 내가 만들어 먹으려고 부엌으로 갔다. 집 안은 조용했다. 모두 아직 자기 방에서 나오지 않은 이른 아침이었다. 몇십 년 동안 아들네...
Read more 애틀랜타 중앙일보는 한국 중앙일보의 미주 애틀랜타 지사입니다.
중앙일보의 공신력과 정보력을 바탕으로 애틀랜타 한인 커뮤니티에 가장 빠른 뉴스와 알찬 정보를 제공합니다.
© 2021 애틀랜타중앙닷컴 - 애틀랜타 정상의 한인 뉴스 미디어- 애틀랜타 중앙일보 JOONGANG DAILY NEWS ATLANTA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