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최경하 수필] 성당의 종소리

미사 30분 전, 종탑에서 울리는 종소리가 동네 지붕 위로 퍼진다. 분주하던 성당 안에도 그 소리의 무게가 스며들며 고요한 침묵이 흐른다. 미사 오 분 전, 다시 종이 울린다. 자리에 앉은 신자들은 그 울림에 마음을 내려놓고 가다듬는다. 곧 시작될 미사를 기다리며, 종소리가 주는 안정감과 이끄는 힘 안에서 조용히 준비한다. 몇 년간 울지 않던 종이 얼마 전 성당 수리를 모두 마치고 다시 울리기 시작했다. 마을 주민이 ‘성당의 종소리가 다시 들렸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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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원의 커뮤니티 광장] 한인 Z세대 정신건강 적신호

최근 한인 젊은이들, 이른바 Z세대(Gen Z)가 정신적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1.5세, 2세 한인들이 정신적 문제로 일탈하거나 돌출 행동을 저지르는 사례가 종종 발견된다. 이는 한인 Z세대만의 문제는 아니다. 미국 Z세대 5명 중 1명이 우울증을 경험하고 있다. 국립정신건강연구소(NIMH)에 따르면 2023년 기준 Z세대 청년층의 22%가 주요 우울증세를 겪었으며, 이는 전체 성인 인구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다시말해 이는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구조적 위기의 신호탄이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이러한 정신건강 문제가 인종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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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나 수필] 갱년기를 맞이하는 자세

흔히들 ‘오춘기’라 부르는 갱년기는, 노화로 인해 호르몬 변화가 나타나는 시기이다. 안면 홍조, 불면증, 기분 변화, 그리고 집중력과 기억력 저하 등이 주요 증상들이다. 그 외에도 관절 통증이나 체중 변화 같은 건강 적신호가 오기 시작한다. 피해가려 해도 세월은 막을 수 없고, 야속하게도 중년의 나이와 함께 이런 증상들은 찾아온다. 40대라는 인생의 가장 격렬한 전투 시기를 지나면, 조금은 안정적으로 자리 잡힌 50대를 맞이하게 된다. 이 시기에는 또 다른 차원의 고민이 생긴다. 바빴던 일상이 갑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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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갑송의 커뮤니티 액션] 김태흥씨와 에밀리 워넥

김태흥(40)씨는 5살 때 부모와 함께 미국에 왔다. 에밀리 워넥(61)은 생후 3개월 때 미국에 입양됐다. 두 한인은 지금 미국에서 쫓겨날 처지다. 둘 다 영주권자이고, 오래 전 경범죄로 대가를 치렀다. 김씨는 14년 전인 2011년, 에밀리는 29년 전인 1996년 일어난 일로 지금도 추방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미교협)와 입양인정의연맹(A4J)은 이 두 사람이 구명돼 평생을 자신들의 나라로 생각하고 살아온 미국을 떠나지 않아도 되도록 애쓰고 있다. 김씨는 최근 결혼식 참석을 위해 한국을 2주 방문하고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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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흡의 살며 생각하며] 우주 속의 사색

우주와 생명의 기원은 여전히 인간에게 경이와 경탄의 대상이다. 인간은 광대한 우주와 대자연의 신비를 온몸으로 직면할 때 오감을 넘어서는 초월적 세계의 경험으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벅찬 느낌을 받는다. 독일의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는 자신의 묘비명에 이렇게 썼다. “곰곰이 생각할수록 경탄과 경외로 내 마음을 채우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별이 반짝이는 하늘이고, 또 하나는 내 안의 도덕률이다.” 별이 빛나는 밤하늘은 도달할 수 없는 미지의 세계이자 동경과 그리움의 대상이다. 어린 시절 마당의 평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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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박 수필] 일상을 함께하는 마법의 브랜드들

소비자들의 마음속에 깊이 자리 잡은 브랜드들이 있다. 단순히 물건이나 음식을 파는 수준을 넘어, ‘신뢰’라는 보이지 않는 자산을 쌓아 올리며, 각자 다른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브랜드들이다. 이들은, 마치 오케스트라처럼 각자 강점을 뽐내면서도, 결국 ‘고객 중심’이라는 하나의 교향곡을 완성하고 있는 기업들이다. 코스트코는 전 세계적으로 1억 3천7백만 회원이 있으며, 회원 갱신율은 미국에서 무려 92.7%에 달하며, 이윤율도 11-15%로, 다른 소매업체 평균 이익률인 25-30%보다 훨씬 낮지만, 직원 임금은 평균 시간당 $26.00 (업계 평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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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선 수필] 가벼운 걸음에 잊지 못할 추억들

20대 한 가운데 있을 적에 나는 주일이면 밖으로 나갔다. 배낭에 코펠, 버너, 침낭, 라면, 커피믹스에 사과 하나 챙기면 아쉬울 것도 없었다. 집에서는 밥 한번 해 보지 않았던 나였기에 엄마는 짐을 챙겨 나가는 나를 볼때마다 “밖에 나가면 뭐 좀 해 먹긴 하니? 할 수 있는 게 있어?”하고 물으셨다. 나가서 내가 얼마나 잘 해먹는지 알면 엄마가 서운해 하실 거 같아 그냥 조용히 혼자 웃었다. 더우면 더운 데로 추울 땐 그 추위를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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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원의 커뮤니티 광장] 복면을 쓴 이민 단속은 이제 그만

최근 한인을 비롯한 이민사회는 공포와 우려에 가득차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무차별적 이민단속은 불법체류자 단속을 핑계로 내세우고 있지만, 합법이민자 및 시민권자마저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 지난달 불체자 단속을 핑계로 LA한인타운에 무장한 군대를 파병하고 최루탄을 터뜨려 ‘전쟁터’로 만들어버린 것이 극단적인 예이다. 또한 마리에타 네일샵, 앨라배마 한인업소 등에도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이 나타나, 직원 체류신분을 검사하고 체포하는 것이 현실이다. 모든 이민자는 미국법을 지켜야 하고, 수사기관에 협조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그러나 반대로 수사기관도 법을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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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그레이, 삶의 한 가운데서] 살맛 있는 여름날

여름방학에 ‘할머니 캠프’를 운영한지 4년째다. 올해도 아이들이 사는 곳과 다른 앨라배마 특유의 환경을 소개하고 사는 지역이 달라 자주 못 보는 두 손주가 함께 뒹굴고 놀며 정을 쌓도록 분위기를 조성했다. 두 딸의 성향이 다르듯이 그들이 키운 아이들도 다르다. 버지니아에서 큰딸이 자유로이 키운 8살 큰아이를 나는 ‘야생화’라 부르고, 조지아에서 둘째딸이 조심조심 감싸며 키운 5살 작은아이는 ‘온실화’ 라 부른다. 그렇게 다른 환경에서 크는 아이들은 성격이 다르고 먹는 음식과 노는 방식이 달라 뭐든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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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갑송의 커뮤니티 액션] ‘권위주의’ 나라에 살고 있다

시리아 출신 작가 후세인 할락은 최근 미국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당신은 권위주의 나라에 살고 있다.” 권위주의 국가에 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이 그렇게 돼 간다고 꼬집었다. 미국인들은 권위주의를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어느 날 문득, 이미 그 안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권위주의 권력은 스스로 알리지 않는다. 목소리를 빼앗고, 선택 폭을 좁히고, 자유는 단지 기억으로만 남는다. 전형적인 수법은 언제나 헛된 선거로 시작한다. 충성도 높은 일부 유권자들의 거친 지지로 권력을 얻은 뒤 시민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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