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김건흡의 살며 생각하며] 나와 너: 완전한 우리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에는 마음 먹은 대로 되지 않는 일이 정말 많다. 그 중에서도 정말 내 뜻대로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바로 인간관계가 아닐까?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사람은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존재다. 인간의 신체적 능력은 어느 하나 동물보다 뛰어난 것이 없고, 인간이 자랑하는 지능조차도 혼자서는 무용하다. 그래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는 많은 사람들과 도움을 주고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흔히 ‘정을 나눈다’는 말을 하듯 정서적인 측면에서도 인간관계는 중요하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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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하 수필] 잠들지 않는 귀

“고마워요.” “제가 한 게 뭐 있다고요.” “내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줬잖아요.” 전화를 끊고 보니 자정이 훌쩍 넘었다. 두 시간이 넘는 통화였다. 그녀는 오늘 속상한 일이 있었다. 이해할 수 있는 부분도 있었지만, 쉽게 납득되지 않는 말도 있었다. 그럼에도 이 늦은 밤, 가까운 사이도 아닌 내게 전화를 걸 정도였다면 얼마나 힘들었는지 짐작이 되었다. 나는 조언도, 위로도 하지 않고 그저 들었다. 간간이 “아, 그러셨군요”, “너무 마음 쓰지 마세요” 정도의 짧은 호응만 했을 뿐이다. 그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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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원의 커뮤니티 광장] 도시의 품격은 공원에 있다

한 도시의 품격은 어디서 드러나는가. 화려한 고층빌딩이나 복잡한 도로망이 아니라, 시민들이 함께 숨 쉬는 공원에서 그 도시의 진정한 가치관이 드러난다. 그런 점에서 최근 미국 공공토지신탁(TPL, Trust for Public Land)이 발표한 ‘2025년 공원지수’ 보고서(2025 ParkScore index)는 주목할만하다. TPL이 발표한 공원지수는 도심의 공원 숫자, 주민 접근성, 녹지 비율, 산책로, 1인당 공원 예산 등을 통해 ‘미국 최고의 공원도시’ 순위를 매긴 것이다. 매년 100개 도시를 선정하는 이 순위는 단순한 순위표가 아닌, 도시가 추구해온 가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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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그레이, 삶의 한 가운데서] 믿음의 여정

오래전 몽고메리로 이사 와서 처음 다닌 성당은 성 베다(St. Bede)이다. 나는 가톨릭 신자가 아니었지만 남편 따라 아이들을 데리고 매주 성당에서 미사를 봤었다. 이번에 이 성당의 100주년 기념미사에 참석하며 나에게 믿음의 바탕이 되었던 지난날의 우연이 아니었던 운명 같은 일들을 떠올렸다. 나는 종교 없이 성장했다. 어릴 적 산에 가면 절에 가서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했다. 탑을 돌며 소원을 말했지만 정작 불교에 대한 지식이나 이해는 없었다. 그리고 고등학교때 집은 안양에 있었고 학교는 서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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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흡의 살며 생각하며] 선택

“베를린의 쌀쌀한 겨울 저녁, 9시가 조금 지나자 무슨 일이 벌어질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벤저민 카터 헷의 의 서두는 소설스럽다. 1933년 2월 27일 바이마르공화국 국회의사당에 불이 났다. 헤르만 괴링 무임소장관, 아돌프 히틀러 총리, 프란츠 폰 파펜 부총리, 선전 전문가 요제프 괴벨스, 비밀경찰 총수 루돌프 딜스가 속속 현장에 도착했다. 타오르는 불빛이 히틀러의 얼굴을 조명처럼 비춘다. 지은이는 그날을 ‘바이마르공화국 마지막 밤, 독일 민주주의 마지막 밤’이라고 썼다. 히틀러 내각은 화재 다음날 ‘국민과 국가를 보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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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선 수필] 아들의 텃밭

“이것 좀 먹어봐” 보기만 해도 싱싱한 깻잎과 부추를 한 웅큼 담아 건네어 준다. 내가 다니고 있는 성당에서 알게 되어 가깝게 지내고 있는 언니인데 손 재주가 좋아 한국에서는 헤어 디자이너로 일을 하였다고 했다. 그 덕분에 내가 몸이 아파 1년 가까이 치료받는 동안 머리를 손수 잘라주고 다듬어 주었는데 그런 언니가 텃밭을 가꾸는데도 탁월한 능력이 있다. 제때에 씨를 뿌리고 정성껏 돌보는 그녀의 텃밭에는 계절에 맞는 채소들로 가득하다. 나에겐 이름도 낯선 풀인데 뜯어서 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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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원의 커뮤니티 광장] 한인 이민자 위협하는 ‘출생시민권 폐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하자마자 ‘출생시민권 폐지’ (birthright citizenship)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불법 체류 중인 외국인, 또는 합법 체류자라도 부모 중 한 사람이 영주권자나 시민이 아닌 외국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자녀에게 시민권을 부여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이민과 원정출산을 금지하겠다”며 행정명령을 밀어붙이고 있다. 현재 이 법은 현재 법원의 효력정지 명령으로 시행되지 않고 있으나, 연방대법원은 지난 5월 16일 이 법의 위헌여부에 대한 심리를 벌였다. 현재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보수파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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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나 수필] 다시 찾은 선물들

일이 년에 한번씩 주어지는 휴가 시간이었다. 홀로 떠나는 여행 목적지는 늘 한국행이었다. 부모님도 계시고 익숙한 고국 여행은 언제 가더라도 편안하고 설레인다. 아이들을 키우는 내내 동분서주 바빴다. 성향도, 나잇대도 서로 다른 세 아이를 키우며 나의 젊은 아줌마 시절은 많은 시간이 육아와 라이드에 투자되었다. 혼자서 한국으로 날아가 부모님 품에 안길 때면, 부르짖던 말이 “나 좀 쉴래, 아무것도 안해도 돼”였다. 그저 조용히 있는 온전한 ‘쉼’이 나의 고국 방문 힐링 타임이었다. 그랬던 내가 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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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영의 살며 배우며] 한 눈의 실명, 그리고 보이는 감사

2025년 5월 13일 아침 7시. 아침 식사 중 기침을 한 순간, 오른쪽 눈이 보이지 않았다. 눈을 씻고 다시 보려고 여러 번 시도했지만, 오른쪽 눈은 여전히 보이지 않았다. 출근하려던 아들이 운전하여 서둘러 알파레타의 안과 병원으로 향했다. 정밀 검사를 마친 의사는 내 동공 사진을 보여주었다. 눈은 맑았지만, 오른쪽 눈에는 검은 점이 있었다. “눈 중풍(eye stroke)입니다. (정식 명칭은 Central Retinal Artery Occlusion) 뇌졸중과 비슷한 성격을 가진 눈 질환이지요.” 의사는 설명했다. “시력을 회복하려면 어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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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흡의 살며 생각하며] 부부

집에서 오래된 스크랩북을 정리하다가 내 환갑 때 아내로부터 받은 편지 한 장을 발견했다. 누렇게 빛바랜 편지는 우리의 첫만남의 추억으로부터 시작하고 있었다. “사랑하는 당신에게.. 30년 전 8월의 어느 무더운 날 이었지요. 우리가 처음 만났던 을지로 3가의 그 다방을 기억하세요? 그 날 당신이 근무처에서 작은어머니로부터 잠깐 만나자는 전화를 받고 영문도 모르고 불려나온 것이 바로 우리의 운명을 결정지은 맞선 보는 자리였다고 했지요. 가난한 집안 8남매의 맏아들로 태어나 30이 넘도록 결혼할 염두를 못내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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