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시큐리티 연금 이야기를 하다 보면 이런 표현이 어울릴 때가 있다. 바로 “무르익었다”. 과일이 단맛이 제대로 배어 있을 때, 밥이 뜸까지 잘 들어갔을 때, 혹은 시기적으로 뭔가 결정할 타이밍이 딱 맞았을 때 우리는 이렇게 말한다. 소셜시큐리티 연금도 비슷하다. 62세부터 신청할 수 있지만, 정년(Full Retirement Age)에 신청하면 ‘알맞게 익은 과일’을 따먹는 격이다. 그리고 70세까지 기다려 신청하면 연금이 더 늘어나니, ‘무르익은’ 시점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오늘은 이처럼 ‘연금 혜택이 무르익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 즉 연금 수령을 연기하는 전략에 대해 살펴보려 한다.
애틀랜타에 사는 장수명 씨는 이름부터가 ‘오래 살 운명’이다. 조상 대대로 장수했고, 본인도 건강을 잘 챙기고 있어 90세, 100세는 거뜬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그래서 그는 정년이 훨씬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소셜시큐리티 연금을 신청하지 않았다. 일을 계속하고 있는 것도 이유이지만, 가장 큰 이유는 연금을 늦게 받을수록 매달 받는 금액이 늘어난다는 점이다. 그는 “70세까지 기다렸다가 신청하면 내게 딱 맞는 전략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의 선택은 과연 현명한 것일까?
소셜시큐리티 연금은 최소 10년간 일을 하며 세금을 낸 사람에게 자격이 주어진다. 이 자격을 크레딧 40점으로 표현하는데, 이를 충족하면 가장 빠른 신청 가능 연령은 62세, 일반적인 정년(Full Retirement Age)은 출생 연도에 따라 다르다. 예를 들어 1960년 이후 출생자의 정년은 67세이다.
정년에 연금을 신청하면 100%의 연금을 받지만, 이를 70세까지 미루면 매년 약 8%씩 증가한 금액으로 연금을 받게 된다. 즉, 정년이 67세인 사람이 70세까지 기다리면 약 124%의 연금을 수령하게 되는 셈이다.
연금 수령 시점을 연기하는 데 따른 이점은 분명하다. 매달 받는 금액이 더 많아지니 장기간 살아갈수록 전체 수령 총액이 커질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정년부터 수령하는 사람은 70세부터 받는 사람보다 최소 3년 먼저 수령을 시작하기 때문에 총 수령 기간이 길다. 이 차이를 단순 비교하면, 일반적으로 두 가지 전략은 약 81세 전후에 손익분기점이 생긴다.
즉, 정년부터 연금을 받으면 70세부터 받는 사람보다 매달 적은 금액을 더 오래 받게 되고, 70세부터 받으면 매달 더 많은 금액을 짧은 기간 받게 된다. 이 둘의 총액이 같아지는 시점이 평균적으로 81세 전후라는 이야기다. 그래서 81세보다 오래 살 가능성이 높다면 연금을 연기하는 것이 더 유리하고, 반대로 81세 이전에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면 일찍 받는 편이 유리하다.
그렇다면 누구에게나 70세까지 기다리는 전략이 유리할까?
꼭 그렇지는 않다. 연금을 늦게 받으려면 그만큼의 경제적 여유가 있어야 한다. 일을 계속하거나 다른 소득원이 있어 생활에 문제가 없다면 가능하겠지만, 생활비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선택이다. 또한, 건강 상태나 가족력, 생활환경 등을 고려해 스스로의 수명 전망을 어느 정도 예측해야 한다.
또 한 가지 고려할 점은 배우자나 자녀가 연금에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어 있느냐이다. 본인이 일찍 연금을 신청하면 배우자가 받을 수 있는 배우자 연금, 생존 배우자 혜택, 장애 자녀의 연금 등도 함께 영향을 받는다. 특히 배우자가 본인의 연금 절반을 받는 구조라면, 본인의 연금이 높아지는 것이 결국 가족 전체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70세를 넘겨 신청하면 더 이상 월별 연금이 늘어나지 않는다는 것도 기억해야 한다. 다시 말해, 70세는 연금 수령 연기의 최대 한계선이다. 그 이후에는 아무리 미뤄도 더 많은 금액을 받을 수는 없기 때문에, 반드시 70세 생일이 되기 전 신청해야 한다.
장수명씨의 경우처럼, 자신이 오래 살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고, 현재도 경제활동이 가능하다면, 연금을 늦추는 전략은 매우 현명할 수 있다. 매달 더 많은 금액을 수령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인플레이션과 수명 증가에 따른 미래 재정 안정성도 더 높아진다.
하지만 “얼마나 오래 살 것인가”를 누구도 정확히 알 수는 없다. 소셜시큐리티 연금 수령 시점을 결정할 때는 본인의 건강, 경제 상황, 가족 구성, 다른 은퇴 자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말해, 소셜시큐리티 연금은 “언제 받느냐”에 따라 평생 받는 금액이 달라진다. 정년 전 조기 수령은 매달 적게 오래 받는 전략이고, 70세까지 연기는 매달 많이 짧게 받는 전략이다.
어떤 것이 정답인지는 각자의 삶에 달려 있다. 중요한 건, 무르익을 때까지 기다리는 전략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선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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