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25년 넘은 재봉틀이 있다. 자급자족이 가능할까?를 고민하던 때라 재봉틀이라는 도구로 의식주에서 ‘의’를 해결하는데 어떤 도움을 기대했다. 사실 이런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는 동기는 작고 가까운 데서 온다. 그 당시 몇몇 친구들이 생활한복을 만든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나도 친구들의 그 물결에 끼고 싶어서 얼른 재봉틀을 마련했다. 그리고 몇 벌의 생활한복을 만들어 가까운 식구들과 나누어 입었다. 그리고 퀼트에 재봉틀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퀼트를 처음 배울 때, 조각천을 손바느질로 잇는 즐거움에 푹 빠졌다.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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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 12 신의 이름으로 선택 받은 사람들은 신의 뜻대로 움직일까, 아니면 욕망의 유혹에 굴복 할까, 우리는 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영화 는 신의 뜻이 가장 밝게 빛나야 할 장소에서 더욱 선명히 드러나는 인간의 어두운 욕망을 밀도 있게 그려낸 작품이다. 감독은 종교와 권력, 믿음과 현실이 부딪히는 이야기를 스릴러를 가미한 미스테리로 긴장감 있게 끌고가다 마지막 반전 앞에 우리를 던져 놓는다. 그리고 우리는 혼란에 빠진다. 영화는 로버트 해리스의 소설을 원작으로 2024년 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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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보이지 않는 전쟁, ‘초한전(超限戰))’이 세계를 온통 뒤흔들고 있다. ‘초한전’은 문자 그대로 한계를 뛰어넘는 무제한 전쟁을 말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과정에서 중국공산당의 초한전 즉, 비정규전인 하이브리드전이 공론화되어 국민을 계몽시킨 바 있다. 여기서 언급한 ‘하이브리드전’이 바로 초한전과 같은 의미이다. 지난 2023년 2월, 미국 몬태나주 대륙간탄도미사일 격납고 상공에 중국의 스파이 풍선이 출현했다. 이 풍선은 인공위성보다 낮은 10~20km의 초저궤도에 오래 머무는 덕분에 더 선명한 목표물 촬영과 지상에 대한 통신 도청과 감청이 가능했다. 풍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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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유튜브가 태어난 지 20년이 되었다. 유튜브는 이제 단순한 동영상 플랫폼을 넘어, 우리 일상 깊숙이 스며든 ‘생활의 일부’이자 현대 사회의 문화, 교육, 경제를 아우르는 글로벌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아침에 일어나 습관처럼 유튜브를 켜는 사람, 궁금한 정보를 검색하는 사람, TV 대신 유튜브를 시청하는 사람 등 다양한 모습이 우리 주변에서 쉽게 발견된다. 가장 많이 시청된 콘탠츠는 무엇이며, 또 우리는 유튜브에서 무엇을 그렇게 열심히 보고 있으며, 그리고 앞으로 유튜브는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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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ught in Providence’라는 법정 리얼리티 쇼가 있다.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의 판사 프랭크 카푸리오(Frank Caprio)가 진행하는 법정 리얼리티 쇼인데,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않는 판결을 내리기로 잘 알려졌다. 한 젊은 싱글맘이 여러 건의 불법 주차 위반으로 리얼리티 쇼 법정에 섰다. 그녀는 경제적으로 너무 힘든 상황이라 아이들을 학교와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불법 주차를 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카푸리오 판사는 그녀의 상황을 이해한 후 벌금을 자신의 지갑에서 내 주고,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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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후면 한국 행 비행기를 타는 친구의 해맑은 얼굴이 자꾸 눈앞에 어른거려서 떠나기 전에 통화를 했다. 한창 꿈을 키웠던 여대생시절, 훗날 우리들의 미래가 궁금할 적마다 우리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나리” 읊었다. 그래서 그녀를 생각하면 언제나 그 말이 따라온다. 북부 미시건주가 나 사는 남부에서 멀어도 그래도 같은 나라 안에 있으니 아직 그녀를 가까이 느낀다. 사실 대학 졸업 후 우리는 서로가 무엇을 하는지 모르고 살았다가 2007년에 우연히 연결이 되어서 애틀랜타에서 만났었다.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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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으로 인생배우기 (39) 달과 육면체, 위대한 유화, 파일 대왕, 차타레 부인의 오버, 나바론의 장갑, 와인과 함께 사라지다, 두 접시 이야기, 전망 좋은 차도…… 많이 들어본 제목들인데, 뭔가 좀 이상하다. 이것은, 나이 50이 되어 어린이 책을 쓰기 시작했으며 결코 어른이 되고 싶지 않다는 소망을 갖고 산다는 그림책 작가, 콜린 톰슨의 책 속에 나오는 책들의 제목이다. 이야기가 펼쳐지는 장소는 방이 천 개가 있는 도서관이다. 도서관 문이 닫히고 경비 아저씨가 잠에 곯아떨어지면 책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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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일 포스티노’를 보았다. 1971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칠레 출신의 시인 파블로 네루다가 망명해서 이탈리아의 어느 섬에 머물렀을 때, 세계 각지에서 보내오는 편지를 그에게 전해주는 한 순박한 우편배달부와 나눈 우정을 그린 영화이다. 우편배달부 마리오는 그 시인과의 만남을 통해 인생에 차츰 눈을 떠간다. 그는 시인에게서 ‘비가 온다’를 ‘하늘이 운다’로 표현하는 것이 곧 시의 원리인 메타포(은유)라는 것을 배우면서 시인으로 성장해 가는 것이다. 영화가 끝나고 마지막 자막이 올라갈 때, 네루다의 시 한 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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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함이 세상을 잠재우던 시간, 어둠이 겹겹이 무게를 더해갈 즈음이면 나는 종종 책상 앞에 앉아 편지를 쓰곤 했다.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마음을 꾹꾹 눌러 담아 적어 내려가던 깨알 같은 사연들. 감정의 주머니 깊숙이 숨겨 두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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