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친구가 물었다. 만약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어느 때로 가고 싶냐고. 평소대로라면 무슨 소리냐고 웃고 넘겼을 텐데 그날은 달랐다. 손에 박힌 가시처럼 잊힌 듯 잊히지 않은 사건들이 며칠 내내 머리를 맴돌았다. 그 기억 위로 아미르의 흔들리던 눈동자가, 하산의 슬픈 눈망울이 겹쳐졌다. 영화 는 1970년대부터 2000년대 까지의 아프가니스탄을 배경으로, 아름다웠던 카불의 거리가 포화로 무너진 참혹한 도시로 변해가면서 겪어야 하는 두 소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파슈툰족 아미르와 하자르족 하산은 친구처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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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절, 직장에 출근하는 딸을 대신해 손자, 손녀를 돌보게 되었다. 가까이 살며 아이들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은 나에게 큰 즐거움이었다. 멋모르고 아이를 키웠던 젊은 시절과는 달리, 삶의 연륜이 쌓인 지금은 조금 더 지혜로운 역할을 할 수 있었다. 아이들은 정성껏 만들어준 한식을 늘 맛있게 먹어 주었다. 불고기, 미역국, 떡볶이, 잡채 등 늘 비슷한 메뉴였지만, 질려 하지 않고 밥 공기를 뚝딱 비워낼 때면 ‘역시 한국인의 피는 속일수가 없구나’ 싶어 미소가 지어졌다. 당시 4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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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판 끝자락에 자리 잡은 한 농장이 있었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어디에나 있을 법한 평범한 농장이었다. 아침이면 닭이 울고, 낮에는 소가 풀을 뜯고, 해 질 녘이면 말들이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겉으로 보기에 질서와 평온이 자연스럽게 흐르는 곳이었다. 이 농장에는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던 문장 하나가 있었다. 헛간 벽, 가장 눈에 잘 띄는 곳에 적혀 있는 짧은 문장. “배신은 나쁜 것이다” 누가 처음 적었는지는 아무도 몰랐지만, 굳이 따질 필요도 없었다. 그 문장은 설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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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일 신발을 신지만, 신발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에는 무심한 경우가 많다. 발은 기초석, 신발은 그 기초를 감싸는 지반과 같다. 잘못된 신발은 발 변형을 넘어 무릎, 골반, 허리와 척추 통증까지 유발할 수 있다. 이제 단순한 디자인이나 브랜드가 아닌, 내 몸을 보호할 건강장비로 신발을 선택해야 할 때다. 지금 신발장에서 본인의 신발을 꺼내 다음 세 가지를 체크해 보시기 바란다. 첫째, 신발의 허리와 뒤축이 단단한가. 좋은 신발의 핵심은 안정성이다. 뒤꿈치(힐 카운터)를 손가락으로 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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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주 어거스타에서 열린 마스터스 골프 토너먼트가 매킬로이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마스터스 토너먼트는 오랜 시간 동안 전통과 품격을 지켜온 골프의 성지다. 90회에 걸친 역사 속에서 우리는 수많은 우승자와 감동적인 순간들을 목격해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이 대회에는 또 하나의 ‘우승’이 존재하게 되었다. 바로 ‘그놈(Gnome·사진)’을 손에 넣는 일이다. 2016년 이후 조용히 시작된 이 현상은, 이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특히 2025년 이후 여러 매체를 통해 조명되면서, ‘그놈’은 단순한 기념품을 넘어 상징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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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 정리를 이것 저것 하다 보니 사용 안한 프라이팬이 여기 저기 널려져 있다. 코팅이 벗겨진것과 여러가지의 사이즈별로 쌓여 있기에 사용이 힘든 것은 모두 리싸이클 통으로 보내는데 그중에도 넓고 큰 사이즈의 스텐팬이 있기에 집사람에게 물으니 “쓰지 못하니 모두 버리라”고 한다. 왜 멀쩡한 새 팬인데 사용도 안하고 버리냐고 다시 물었더니 “한번 사용 했는데 눌어 붙어 도무지 요리를 할수 없으니 아끼지 말고 모두 버려주세요”라고 대답했다. ‘사용 못하면 왜 스테인레스로 팬을 만들까“ 하는 의구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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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좋다고 알려진 견과류를 먹기 시작한 지도 꽤 오래되었다. 나는 매일 아침 식사를 준비할 때 한 줌의 아몬드와 호두를 넣어 먹어 왔다. 가끔은 피스타치오와 호박씨를 요구르트에 넣어 간단한 점심이나 간식으로 즐기기도 했다. 아내도 나와 함께 견과류를 즐겨 먹었는데, 어느 날 유튜브를 본 뒤로 아몬드, 피스타치오, 호박씨를 먹지 않기 시작했다. 노인 건강에 해롭다는 이유에서였다. 나 역시 우연히 한국 유튜브를 보다가 이들 견과류에 들어 있는 특정 성분이 신장에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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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고국 방문은 여느 때와는 전혀 달랐다. 늘 그렇듯 부푼 마음으로 한국으로 향했지만, 이번 여행은 이전처럼 편안하고 가벼운 시간이 아니었다. 엄마, 아빠의 품에 안겨 어리광부리며 다시 에너지를 채우던 예전과는 달리, 가족이라는 이름의 의미를 다시 깊이 느끼게 되었다. 출발 한 달 전, 부모님께는 갑작스럽고도 연이은 일들이 닥쳤다. 시작은 엄마였다. 친구들과의 여행 중 드신 해산물로 인해 식중독에 걸려 입원하셨다. 그 사이, 아빠는 양손에 짐을 들고 계단을 오르다 어지럼증으로 쓰러지셨다고 했다. 다행히 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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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저지에 사시는 대학선배 한 분이 전화를 하셨다. 뉴욕과 뉴저지에 사는 많은 동문들은 단단한 교류를 하며 친목을 다진다. 선배는 앨라배마에 동 떨어져 사는 외로운 후배를 챙기고 싶어서 연락하셨는데 잘 먹고 잘 살고 있다 답하고 다른 동문들의 근황을 들으니 보고 싶은 얼굴들이 필름처럼 눈 앞을 지나갔다. 예전에 일본에서 만든 김을 수입해서 미국내 일식당에 공급하시던 선배가 맛있는 김을 박스에 잔뜩 채워서 여러 번 보내주셨다. 미시시피 동생들에게도 갖다 주고 지인 몇 사람과 나눠 먹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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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평생 수많은 관계 속에서 자신을 조정하며 살아간다. 가족, 친구, 사회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고 타인의 기준에 맞춰 움직인다. 그러다 문득 나에게 묻게 된다. 나는 정말 나로 살고 있는가? 아니면 세상이 원하는 모습에 맞춰진 채 살아가고 있는가? 세상과 맞서 싸우자는 뜻은 아니다. 다만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이 있다. 내가 없다면, 적어도 나에게 주어진 세상도 함께 사라진다는 것이다. 우리가 보는 세계는 객관적인 실체라기보다, 내 감각과 생각을 거쳐 다시 만들어진 풍경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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