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 보상률’ 가장 낮은 앨라배마주, 뒤늦게 “75만불 배상”

법원, 7년전 해고한 직원에 보상 판결
직원은 2년전 사망…미망인은 한숨만
2만5000불 합의 제안에 회사 측 거절

앨라배마주의 트럭운송 업체에서 일하다가 부상을 입은 뒤 해고당한 근로자의 유족에게 법원이 75만달러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지난달 30일 지역 매체인 앨닷컴(al.com)의 보도에 따르면 케네스 스튜어트는 2012년 해나 트럭킹 운송회사에서 운전사로 일했다. 스튜어트는 해나철강의 관계회사인 이 운송 업체의 직원이라는 점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자부심은 오래가지 않았다. 2013년 4월 스튜어트는 작업도중 어깨 부상을 당했고, 얼마 뒤 회사측은 그를 해고했다.

그는 회사를 상대로 부당해고와 종업원 상해보험에 따른 보상을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후 스튜어트는 2019년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법원의 보상 판결은 뒤늦게 나왔다. 지난달 앨라배마주 배서머 법정의 유진 베린 판사는 스튜어트의 유족에게 75만달러를 배상해줄 것을 회사측에 명령했다. 상해와 부당해고에 따른 손실 등에 대한 보상금 25만달러에 더해 50만달러의 징벌적 배상금까지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미망인인 캐서린 스튜어트는 앨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승소에도 불구, “이제와서 그 어떤 것도 남편을 되돌려줄 수 없다. 남편이 직원으로 있을 때 회사 측이 합의를 제시했다면 무엇이든 받아들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족을 대변한 변호사 그레그 데니는 이번 판결을 상해보험 소송건으로는 극히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했다. 스튜어트는 소송을 진행하다 파산을 면하기 위해 회사측에 2만5000달러의 합의를 제시했다. 그러나 해나 트럭킹은 비슷한 부상을 당한 다른 두 운전자도 훨씬 적은 보상으로 끝냈다며 거절했다. 이에 대해 베린 판사는 회사측이 합의를 받아들인 다른 두 직원보다 스튜어트에게 훨씬 더 가혹한 처분을 내린 증거가 명백하다고 판결했다.

앨라배마주는 전국에서도 직장 상해보상이 가장 인색하기로 유명하다. 해나 트럭킹과같은 대부분의 업체들이 자체 보험을로 커버하기 때문에 직원이 상해를 입었을 경우 회사측이 직접 보상을 하는 구조다. 그러나 스튜어트가 부당해고로 소송을 제기하자 회사측은 맞소송을 제기했고, 이후 오랜 법정 공방에 따른 스트레스와 비용으로 스튜어트 가족은 결국 파산을 겪었다.

미망인인 캐서린은 “오랜 법정 투쟁에도 불구, 남편은 굽히지 않았고, 결국 남편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고 회고했다. “남편은 그저 다친 팔을 치료받고 싶었고, 회사가 도와주기를 원했을 뿐”이라고 원망했다.

김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