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김건흡의 살며 생각하며] 구두

‘빛과 소금’ 잡지를 뒤적이다가 정물화 한 폭에 눈길이 딱 멎었다. 네덜란드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구두’라는 제목의 그림인데 낡은 구두에는 알 수 없는 슬픔과 연민, 그리고 삶의 고단함이 짙게 배어있었다. 이 구두가 왜 그토록 연민의 감정을 끌어내는지는 말로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T.S. 엘리엇의 말처럼 “진정한 예술작품은 설명하기 전에 이미 전달되기 때문”일까. 이 구두를 보며 느끼는 감정은 슬픔과 연민이다. 헌 구두를 표현했을 뿐인데도, 신발 주인이 겪었을 삶의 쓸쓸함과 고단함의 무게에 가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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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영의 살며 배우며] 평범한 백만 장자들

체육관에서 가끔 만나는 한국 분을 탈의실에서 만나 인사를 나눴다. 전에 추운 겨울날 체육관 앞에서 내 차가 시동이 안걸렸을 때 자진해서 케이블로 자신의 차에 연결해 도와준 친절한 분이다. 고마워서 점심을 사겠다고 해도 사양했다. 그분은 우체국에서 40년 넘게 일하고, 작년 70세에 은퇴했다고 했다. 은퇴 연금을 받으며 사는 이야기가 나왔다. 401K 이야기도 나왔다. 401K에 관한 신통한 내 경험을 이야기했다. 나는 은퇴한 지 10년도 넘었다. 연금을 받아 생활한다. 그런데 매달 500달러가 따로 나왔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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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원의 커뮤니티 광장] 트럼프의 ‘크고 아름다운 법’이 한인들에게 미칠 영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한 ‘크고 아름다운 법’(One Big, Beautiful‘ Law)이 마침내 상하원을 통과해 지난 7월 4일 서명됐다. 수백페이지에 달하는 법은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이민자인 한인들에게는 불리한 내용이 많다. 특히 은퇴 한인, 저소득층에게는 커다란 타격이 될 것이다. 먼저 메디케이드 수혜 한인들이 큰 타격을 받는다. 새 법은 메디케이드 역사상 최대 규모인 9000억 달러를 삭감했다. 따라서 앞으로 10년간 1180만명이 의료보험을 상실할 것이다.전문가들은 이 조치가 사실상 오바마케어(ACA)의 일부 폐지에 해당한다고 평가한다. 오바마케어 수혜자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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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베로니카 수필] 더 디그 (The Dig)

영화 이야기 15 베이질 브라운의 주름진 손이 움푹 들어간 구릉의 한지점에 머문다. 유적 발굴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그는 확신에 찬 삽질을 계속한다. 경제적인 이익도, 명예도 얻지 못하는 그가 평생을 바쳐 유물을 파내며 얻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제 2차 세계 대전 무렵 영국 서퍽(Suffolk) 지역에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과거를 현실로 끌어 올리는 발굴의 의미를 진지하게 생각하게 한다. 남편을 잃고 어린 아들과 함께 살고 있는 상류층 부인 이디스는 자신의 땅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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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지 시] 저편에서 온 점자 편지

하루의 끝 접히는 길모퉁이에서 우편함 대신 밤 하늘을 열어 보면 배달된 점자 편지 한 장 검푸른 편지 위에 뜨거웠던 말 식은지 오래 말 대신 미리내 위로 꾹꾹 눌러 적은 마침표 같은 마음 손끝에 맺힌다 햇살 아래서 꺼내지 못했던 말 괜찮다며 덧댄 마음 붉게 부풀어 올라 고름처럼 번진다 눈으로는 보이지 않고 손끝으로 더듬어도 울음 먼저 와닿아 불빛 꺼진 커튼 주름 뒤에서 살랑이던 잔향 잠들지 못해 밤마다 점자 위를 뒤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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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흡의 살며 생각하며] 누추한 변절과 조지훈의 ‘지조론’

‘견지아조(堅持雅操)’는 곧고 바른 지조와 절개를 굳게 지킨다는 말이다. 하지만 지조를 지키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자기의 신념에 어긋날 때면 목숨을 걸고 항거하여 타협하지 않고, 부정과 불의한 권력 앞에서는 최저의 생활, 최악의 곤욕을 무릅쓸 각오가 없으면 섣불리 지조를 입에 담을 수가 없는 말이다. 정신의 자존자시(自尊自恃)를 위해서는 자학과도 같은 생활을 견디는 힘이 없이는 지조는 지켜지지 않는다. 신채호 선생이 망명 생활 중 추운 겨울에 세수를 하는데 꼿꼿이 서서 두 손으로 물을 움켜다 얼굴을 씻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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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박 수필] 애틀랜타 사는 즐거움

그동안 동경해 왔던 북유럽 몇 개 국을 여행할 기회가 있었다.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덴마크, 독일, 폴란드, 그리고 발트 3국인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같은 북유럽 국가들이었는데,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적인 북유럽의 모습과 현실적인 측면의 간극을 느끼게 해 준 경험이었다. 북유럽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최고의 복지 국가라는 개념이 있었고,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예상치 못한 실망감이 좀 있었다. 물가가 전반적으로 비쌌고, 가솔린도 갤론 당 6달러가 넘었다. 그리고, 바람도 꽤 많은 편이라 다니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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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성의 시가 있는 아침] 날지 않는 새의 조감도(鳥瞰圖)

몇 그루의 나무와 이파리의 색감으로 네모난 평면을 흘려 채우는 세 제곱의 창문 밖 하루에 붙박힌 그는 그 날도 날지 않았다 아무도 없는 그 곳에 펄럭이며 펄럭이며 바람에 매달린 주소지에 둥지를 틀 일인가 힘들게 날지 않아도 먹고는 산다는데 충분히 날았지만 누구도 알지 못하거나 한 번도 날아 보지 않은 것 사이에서 날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평생을 망설인다는데 날아라 날아라 자꾸 부추기면 어쩌려느냐 날지 않는다고 날개가 없는 것도 아니어서 마을엔 윙 카페가 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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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갑송의 커뮤니티 액션] ‘원 빅 어글리 법’이 태어났다

트럼프 정부가 그토록 바라던 ‘원 빅 뷰티풀 법’이 지난 4일 만들어졌다. 하지만 이 법은 하나도 아름답지 않은 추악한 ‘원 빅 어글리 법’이다. 트럼프가 공약했던 팁과 초과 근무 수당에 대한 세금 면제는 이뤄졌다. 하지만 미국 역사상 최대 액수인 1조3000억 달러 복지혜택 예산 삭감으로 당장 1180만 명이 건강보험을 잃는다. 10년 뒤에는 4000만 명 이상이 무보험자가 된다. 오바마케어, 메디케이드 확대 수혜자는 일을 해야 보험이 적용된다. 난민 등 일부 합법 이민자가 받는 메디케이드, 차일드헬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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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원의 커뮤니티 광장] 택스 정보, 추방의 무기가 되다

트럼프 대통령의 서류비미자(또는 불법체류자) 단속이 벌써 반년째 접어들고 있다. 이민자 단속 명분의 하나는 “불법체류자들이 세금은 내지 않고 국가의 혜택만 받아서, 미국민의 세금을 낭비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상당부분 사실이 아니다. 메디케어, 메디케이드, 소셜시큐리티 등 미국정부의 사회복지 프로그램은 시민권자 및 영주권자만 받을 수 있다. 그 이외의 이민자들은 소셜시큐리티와 메디케어 세금은 꼬박꼬박 내면서 혜택을 받기 어렵다. 사회보장번호(SSN)나 노동허가증이 없는 서류미비자는 아예 정부 혜택 신청도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서류미비자의 상당수도 세금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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