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지 시] 숲을 숨으로 듣는다
이른 아침 숲속을 걸었다 잎맥 사이를 걷다 보면 숨소리가 닿는다 뜨거운 한철을 보낸 잎새들 진액은 다 빠져 푸르렀던 생의 무늬 ...
이른 아침 숲속을 걸었다 잎맥 사이를 걷다 보면 숨소리가 닿는다 뜨거운 한철을 보낸 잎새들 진액은 다 빠져 푸르렀던 생의 무늬 ...
꿈 길을 걸었다 반쯤 열린 눈꺼풀 사이로 떠오르는 이름 꿈의 부속품처럼 매달려 있다 기억의 자투리를 품고 가장 낮은 이슬에 닿으면 ...
공기 속 떠도는 부유물처럼 닿지 못했다 몇 줄의 쓸쓸한 문장들 바람 위의 낙서처럼 흩어진다 기억의 잔불은 오래된 빈방의 문을 흔들고 ...
늦은 빛 한 조각 거울 속으로 저물었다 이름 모를 얼룩들 햇살에 긁혀 지어내는 창백한 표정 무뎌지는 밤을 향해 몸을 말았던 ...
하루의 끝 접히는 길모퉁이에서 우편함 대신 밤 하늘을 열어 보면 배달된 점자 편지 한 장 검푸른 편지 위에 뜨거웠던 말 ...
몇 그루의 나무와 이파리의 색감으로 네모난 평면을 흘려 채우는 세 제곱의 창문 밖 하루에 붙박힌 그는 그 날도 날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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