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과의 무역 합의에서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낮춰주면서 이들 차량이 미국 시장에서 우위에서게 될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4일 보도했다.
미국과 일본이 23일 발표한 합의에 따르면 일본산 자동차에는 15%의 관세가 부과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4월 발표한 자동차 관세 25%보다 크게 낮은 수치다.
이에 대해 미국 완성차 업체 ‘빅3’로 불리는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모회사는 스텔란티스)를 대변하는 자동차정책위원회(AAPC)는 이 합의가 미국 산업계와 노동자들에게 해를 끼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 3사는 국경을 맞댄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연간 200만대가 넘는 승용차와 트럭을 생산하는데 여기엔 미국에서 만든 엔진과 변속기, 기타 차 부품이 들어간다. 하지만 이들 차량에는 25%의 관세가 부과된다.
AAPC는 트럼프 행정부가 캐나다 및 멕시코와도 비슷한 합의를 체결하지 않는 한 도요타, 혼다 등 일본 업체들이 큰 우위를 갖게 된다고 우려했다.
맷 블런트 AAPC 위원장은 “사실상 미국 부품이 없는 일본 수입품에, 미국 부품이 많이 들어가고 북미에서 제조된 차량보다 더 낮은 관세를 부과하는 어떤 합의도 미국 산업계와 자동차 노동자에게 나쁜 합의”라고 말했다.
외국 완성차 업체의 미국 내 사업을 대변하는 ‘오토스 드라이버 아메리카’는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을 비롯한 캐나다, 멕시코, 유럽연합(EU)과도 유사한 협정을 맺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새 합의에 따라 일본이 미국산 자동차에 시장을 더 개방하는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외국 자동차 업체들이 오랫동안 고전해온 일본 시장에서 미국 업체들이 얼마나 더 많은 팔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고 NYT는 지적했다.
일본은 차량이 좌측통행해서 운전대가 오른쪽에 있는데 많이 팔릴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이런 차에 생산라인을 많이 할당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이 큰 문제다.
또 미국 업체는 상대적으로 더 크고 값비싼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픽업트럭을 많이 만드는데 일본 소비자들은 주로 세단과 소형차를 산다.
상대적으로 적은 15%의 관세 부담을 안게 됐지만 일본 완성차 업체들이 관세 비용 일부를 차량 가격에 반영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자동차 소매 컨설턴트인 마크 캐넌은 “가격 인상이 소비자들에게 오고 있다”며 “15%조차 완성차 업체가 스스로 흡수하기엔 과도하다”고 말했다.
플로리다주에서 자동차 딜러들에게 자문하는 앨런 헤이그는 일본 차 업체들이 관세로 인상된 비용을 생산지와 관계 없이 모든 차 또는 대부분의 차에 분산해 전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헤이그는 “일본산 차는 가격을 인상하고 미국산 차는 가격을 그대로 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