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소타에서 또 한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불과 18일 전의 비극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37세의 중환자실 간호사 알렉스 프레티가 연방 이민단속 요원들의 총에 사망했다. 뉴스를 접한 순간, 분노보다 먼저 찾아온 감정은 깊은 허탈감이었다. 그리고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질문 하나. 이게 정말 우리가 믿고 살아온 미국인가. 프레티는 범죄자가 아니었다. 그는 미네소타의 한 재향군인 병원에서 일하던 간호사였고, 합법적으로 총기 소지 허가를 받은 미국 시민이었다. 현장 영상에 따르면 그는 폭력적인 위협을 가한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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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상은 ‘적게 소유하고 더 행복하게’라는 미니멀리즘 철학이 대세다. 불필요한 물건을 버리고 본질에 집중하는 이 생활 방식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전 세계적인 금융 불안정과 개인 부채 증가가 사람들로 하여금 소비를 재고하게 만들었으며,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도 미니멀리즘을 촉진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덕분에 많은 이들이 물건이 줄어든 만큼 마음의 여유를 얻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과연 ‘덜 가지는 것’만으로 행복이 완성될까? 경제의 본질은 교환과 창조에 있다. 만약 세상이 모두 미니멀리스트가 되어 새로운 물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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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에 우리 부부는 큰아들네 집에 가서 가족과 함께 연휴를 보냈다. 아들네는 몇 년 뒤 은퇴한 뒤에도 계속 살 집이라며 뉴저지 포트리에 새로 둥지를 틀었다. 거기서 연말을 보내면서 ‘시골 영감 서울 구경’이라는 생각이 떠 올랐다. 온 가족이 함께 음식점에 갈 때도 우리는 차를 타는 대신 가까운 거리를 걸었다. 큰손녀와 단둘이 데이트하듯 점심을 먹으러 갈 때도, 다방에 갈 때도, 큰아들이 좋아하는 찻집과 핑퐁을 치러 갈 때도 걸어서 갔다. 미국 여러 곳에서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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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소설책으로 을 읽었다. 그 책을 선택한 이유가 몇 가지 있다. 첫째는 를 쓴 최은영 작가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는 지난해 읽은 첫 소설로, 희로애락을 다양한 미소로 표현해서 흥미로웠던 책이다. 둘째는 여성 4대에 걸친 이야기라는 책 소개가 마음을 끌었다. 여성으로서 공감하는 이야기일 것 같았다. 셋째는 책 표지 때문이다. 일몰의 분홍빛으로 물든 바다 풍경이 나의 삶터와 닮았기에 눈길이 머물렀다. 뉴올리언스는 미시시피 강과 호수 등 습기가 많은 곳이라 물방울에 반사된 일몰 풍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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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연말에 딸들에게 현재 사는 집보다 작고 관리가 쉬운 집을 하나 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큰딸은 버지니아, 작은딸은 조지아가 어떠냐는 눈빛을 주며 어떤 집을 찾는지 도와주겠다고 나섰지만 가볍게 거절했다. 추운 북부보다 따스한 남쪽이 좋겠다며 시간을 갖고 천천히 내가 직접 지역을 찾아보겠다 말했다. 사실 한 지역에, 한 집에 오랫동안 익숙한 탓에 선뜻 행동으로 옮기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앨라배마보다 더 따스한 플로리다주에 집을 사자던 남편은 언젠가부터 그 말을 멈췄다. 몽고메리에 오랫동안 거주하며 쌓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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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면적이 983만㎢로 세계에서 네번 째로 넓은 국토를 가진 국가다. 하지만 처음 영국에서 독립했을 땐 고작 동부 13개 주에 불과했다. 이후 여러 차례의 전쟁과 영토 매입으로 지금의 광대한 영토를 확보했다. 미국 영토의 약 38%(374만㎢)가 돈으로 사들인 땅이다. 미국인들은 태평양까지 북미 대륙 전체를 차지하는 것은 신이 부여한 운명이라는 믿음으로, 영토 확장에 대한 도덕적 정당성을 부여했다. 이른바 ‘명백한 운명(Manifest Destiny)’이다. 나폴레옹은 북미 대륙에 진출하려는 야망을 품고 있었다. 시카고 등 중부지역에는 프랑스인이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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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를 아들네 집에서 보내려고 우리 부부는 비행기를 타고 그들의 새 집으로 갔다. 아들네는 몇 년 더 일하고 은퇴한 뒤에도 계속 살 집이라며 뉴저지 포트리의 새 집으로 이사했다. 새 집에서 가족들을 만나니 반가웠다. 집은 넓었고, 아들네가 살기에 편리해 보였다. 도착한 다음 날 아침, 나는 집에서 하던 대로 일찍 일어나 아침 식사를 내가 만들어 먹으려고 부엌으로 갔다. 집 안은 조용했다. 모두 아직 자기 방에서 나오지 않은 이른 아침이었다. 몇십 년 동안 아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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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우리 졸리가 안 먹어요. 성당 길냥이 가져다주세요” 올케 손에는 졸리가 외면한 고급 고양이 간식이 들려 있었다. 까다로운 졸리의 입맛 덕분에 우리 성당 길냥이들이 가끔 호사를 누린다. 내가 사다 놓은 간식은 늘 같은 종류의 통조림이지만, 졸리가 입도 대지 않은 화려한 먹이를 가져가는 날이면 녀석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내심 궁금해진다. 사제관 주변의 길고양이들이 마음에 걸렸던 신부님이 밥을 주기 시작한 지도 어느덧 4년이 넘었다. 처음에는 인기척만 나도 재빨리 몸을 숨기던 녀석들이 이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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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펫을 걷어내니 먼지가 가득하다. 드디어 미루고 미루어 왔던 마루 공사를 시작했다. 오래된 카펫을 뜯어내고 마루로 깔아볼 생각으로 우리 방부터 손을 댔다. 방 안 가득 채워졌던 가구를 거실로 옮기고 필요 없어진 물건들을 내어 놓았다. 버려진 물건들은 바로 쓰레기가 된다. 방금 전까지도 방 안에 놓여 있었고 어딘 가에 쓰여 지길 기다리던 것들은 더 이상 쓸모 없어진 물건임이 확인되자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버려졌다. 케케묵은 것들을 치우니 속이 다 시원했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공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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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셰스쿠는 1967년부터 1989년까지 24년간 루마니아를 철권 통치한 독재자이다. 1965년 루마니아의 당 서기장직을 장악한 차우셰스쿠는 제일 먼저 국명을 루마니아 사회주의 공화국으로 바꾸었다. 루마니아는 그의 사유물이 되었다.그의 집권 기간 24년 동안 무자비하게 숙청당한 자의 수만도 무려 2만 명에 달했다. 1989년 12월 중순, 티미쇼아라에서 민중봉기가 일어났다. 차우셰스쿠는 해외 순방 중이었다. 그는 이 사태가 언제나 불만을 가진 소수 헝가리계 주민들과 순탄한 관계가 아닌 소련 서기장의 사주를 받은 불만분자들이 일으킨 소요라고 생각했다. 차우셰스쿠는 자신이 돌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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