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 19 화면 전체를 가득 채운 달 사이로 목소리가 들려온다. “진실은 간혹 달의 뒷면에 존재한다. 그렇다고 앞면이 거짓은 아니다.” 우리가 앞면만 보고 진실을 이해했다고 착각하는 순간, 나머지 절반의 진실을 놓치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영화는 시작된다. 넷플릭스에서 2025년에 개봉 된 따끈한 신작인 이 영화는 풍자와 패러디가 혼합된 블랙코미디물이다. 우리가 보는 뉴스는 진실일까 아니면 그저 보기 좋게 편집된 ‘좋은 뉴스’일 뿐일까? 영화의 제목이 주는 굿뉴스라는 뉘앙스에서 우리는 왠지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영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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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간 때에는 꼭 동네를 산책하는 것이 오랜 습관이다. 오늘도 동네를 한 바퀴 돌다가 우연히 워커에 의지해 걷고 있는 바람개비 할머니를 또 만났다. 할머니의 느릿한 걸음에 비해 워커에 달린 바람개비는 씽씽 돌아가는 것이 재미있어서 내가 붙여드린 별명이다. “어머니, 바람개비는 오늘도 쌩쌩 참 신나게 도네요.” 할머니는 연한 미소를 지었다. 동네에서 자주 마주치다보니 할머니와 나는 어느새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가 되었다. 워커에 늘 달고 다니는 바람개비는 버지니아를 떠날 때 교회 어린이들이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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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어 놓은 쓰봉 속주머니에 십만원이 있다”/병원에 입원하자마자 무슨 큰 비밀이라도 일러 주듯이/엄마는 누나에게 말했다/속곳 깊숙이 감춰 놓은 빳빳한 엄마 재산 십만원/만원은 손주들 오면 주고 싶었고/만원은 누나 반찬값 없을 때 내놓고 싶었고/나머지는 약값 모자랄 때 쓰려 했던/엄마 전 재산 십만 원...“ 권대웅 시인의 ‘쓰봉 속 십만 원’이다.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서 돈에 초연할 수는 없다. 사내의 삶은 쉽지가 않다. 돈과 밥의 두려움을 마땅히 알라. 돈과 밥 앞에서 어리광을 부리지 말고 주접을 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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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국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이웃 간 쪽지 사건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웃집 문에 붙여진 “앞집 문 열리는 소리가 들리면 조금 기다렸다가 나와주세요”라는 요청이었다. 언뜻 사소해 보이는 이 쪽지는 언뜻 보면 개인적인 요청 같지만, 사실은 우리 시대의 독특한 사회적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전 같았으면 가볍게 주고받았을 인사나 작은 대화는 점차 찾아보기 힘들어지고, 대면 접촉 대신 비대면 방식이 기본 선택이 된 장면은 이제 흔한 일상이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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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80년대의 세대는 극심한 경제적 곤궁과 정치적인 격변속에서 혼란의 시기를 직접 보고, 겪고, 견디며 이시간 까지 달려 왔다. 그시절엔 생활 전반에 걸쳐 절약과 검소를 실천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었다. 그런 어려운 환경 속에서 오늘날 번영하는 한국경제의 발판을 마련한 세대였다고 자부하고 싶다. 가난했던 그 시절, 부모 세대의 몸에 밴 절약 정신을 우리세대도 그대로 보고 배웠다. 일상용품에서부터 주식비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철저히 아끼고 절약하며 지냈던 그 시절 생활상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돌아 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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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이 되자 골목 찻길에서도 낙엽이 바람에 실려 춤을 춘다. 앞서 달리는 차가 일으킨 돌개바람에, 길 위에 나뒹굴던 잎들이 다시 공중으로 솟구친다. 아씨마켓점에 들렀다가 메도우 처치 로드를 따라 집으로 돌아오던 길, 풀밭 한 귀퉁이가 스치듯 눈에 들어왔다. 강아지풀들이 꼬리를 흔드는 듯 살랑거린다. “어, 저거 강아지풀 아니야!” 잊고 지내던 익숙한 존재를 오랜만에 만난 기쁨이 저절로 입 밖으로 새어 나왔다. 오래전에 헤어졌던 강아지가 주인을 알아보고 반갑게 꼬리를 흔들던 모습이 떠올랐다. 충청도 산골에서 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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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으로 인생배우기 (45) 앨라배마 주에서 가장 높은 산은 체아하(Cheaha) 산이다. 몽고메리에서 차로 3시간 가까이 달려야 만날 수 있는 산으로 해발 약 735미터이다. 다른 주에 있는 높고 웅장한 산들에 비하면 동산처럼 나지막한 산이지만, 산이 귀한 미국 동남부에서는 그나마 등산다운 등산을 할 수 있는 산이다. 이 산 볼드락(Bald Rock)에 앉아 아래를 바라보면 여태껏 보지 못했던 세상을 만날 수 있다. 산에 오르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자연 속에서 마음의 안식과 활력을 얻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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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전 가을, 같은 제목으로 글을 쓴 적이 있다. 1989년 아카데미상을 받은 영화 ‘Driving Miss Daisy’는 깐깐한 유대계 노부인과 흑인 운전사의 인간적인 관계가 감동을 주는 영화이다. 특히 초반부 두 사람이 서로에게 익숙해지기 전에 노부인이 운전사의 소소한 운전 버릇을 트집잡는 것이 그 당시 내 남편이었다. 그때부터 내가 운전할 적에 나는 옆에 앉은 남편을 ‘미스터 데이지’라 불렀다. 세월이 지나면서 노부인 미스 데이지는 운전사인 호크를 믿고 의지했지만 내 남편은 그러질 않았다. 사실 예전에는 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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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은 서로에게 주는 선물이다. 상대에게 진심을 다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줄 때, 그 만남은 더욱 아름다워진다. 다산 정약용과 황상의 만남이 그러하다. 다산과 황상의 만남은 험난한 유배지에서 이루어진, 인간적인 존중과 깊은 학문적 교류가 있었던 아름다운 스승과 제자의 인연이다. 두 사람의 만남은 단순히 가르치고 배우는 관계를 넘어, 인간적인 정리를 나누는 깊은 관계였다. 정조 서거 후, 몰아닥친 노론 벽파의 공격으로 다산 정약용은 강진으로 유배를 떠난다. 유배지 주민들로부터 문전박대를 당한 다산은 동구 밖 주막집에 자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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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멈추는 순간 늙기 시작한다”라고 주장하는 분이 있다. 한국의 정신과 의사 이시형 박사다. 그는 올해 92세인데도 여전히 일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128번째 책인 <평생 현역으로 건강하게 사는 법>을 출간했다. 오래전, 이웃에 사시는 은퇴한 의사분이 한국에 갔을 때 강원도 홍천에서 일주일을 보냈다고 했다. 이시형 박사가 만든 힐리언스 선마을에서 일주일을 보내고 왔는데 매우 좋았다고 했다. 미국에서 바쁘게 일에 쫓기며 살던 습관을 완전히 잊고, 자연으로 돌아가 자연의 순리대로 살아보는 경험이 좋았다고 했다. 숲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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