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를 다녀온 후 감기에 심하게 걸렸다. 계속되는 기침과 콧물을 동반한 이번 감기는 삶의 질을 떨어뜨려 고생을 많이 했다. 코비드 이후 기침을 하면 여기저기서 느껴지는 따가운 시선에 외출이 조심스러웠다. 콧물까지 나오니 마스크를 쓰기도 불편했다. 보통 감기는 잘 먹고 푹 쉬면 나았는데, 이번에는 병원에 가서 주사도 맞고 처방약을 받아 복용해도 도통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병원에서 검사 결과는 단순 감기 진단이었으나 변형된 코비드 바이러스였는지도 모르겠다. 즐거운 휴가 이후 계획에 없던 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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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담긴 문장들과 그 문장들을 밀도 있게 들여다보고 자기 생각을 더해 내놓은 이야기는 읽는 내내 고개를 끄덕이게 하고, 생각지 못한 지점을 일깨워준다. 읽자마자 가슴에 꽂히고, 뇌리에 박혀 떠나지 않는 글, 청춘처럼 짧지만 아름다운 한 줄, 몇 번씩 혀로 감으며 밑줄을 긋는 문장은 심장에 남고 가슴을 뛰게 한다. 삶의 나침반이 되고 깨달음의 열쇠를 준다. 소리 없이 마음을 토닥여주는 한 줄의 글귀는 우리에게 살아가는 힘이 되어주기도 하고, 삶의 지혜와 깊은 깨달음을 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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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진한 검은 피부로 평생을 살아가야 하는 어린 흑인 소녀의 미래를 생각해 본 일이 있는가? 미국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흑인 여성의 약 49%, 흑인 남성의 약 51%는 결혼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그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피부색 때문이라고 하며, 진한 피부색일수록 결혼에 더 불리한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심리학자들이 인종차별이 흑인 아동의 자아인식과 자존감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다. 어린 아이들에게 백인 인형과 흑인 인형을 보여주며 ‘예쁜 인형’, ‘못생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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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5월에 ‘희년 (Jubilee Year 2025)’ 을 선포한 프란시스 교황이 크리스마스 이브에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의 성스러운 문(Holy Door)을 열며 희년의 시작을 알렸다. 25년마다 돌아오는 가톨릭 희년은 신자들에게 죄사함과 신앙이 깊어지는 기회를 준다. 특히 이번 희년의 주제 ‘희망의 순례자들 (Pilgrims of Hope)’, 코비드를 겪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 문제까지 온통 어지러운 세상에 평화를 구하는 순례에 나도 참여하고 싶었다. 로마에 도착해서 고도시에서 보고 싶은 여러 관광지를 찾으며 동시에 성당을 찾아다녔다. 화씨 99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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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빛 한 조각 거울 속으로 저물었다 이름 모를 얼룩들 햇살에 긁혀 지어내는 창백한 표정 무뎌지는 밤을 향해 몸을 말았던 작은 침묵들이 속을 비추고 삶의 모서리에 걸린 채 엉키고 풀리며 무심코 흘린 마음 마른 잎처럼 남아 유리 틈새를 바스락 거린다 낮게 앉아 흩어진 밤을 모으는 기도의 흔적처럼 너였던 것을 이제야 나라고 부르며 밤의 출구에 붉은 새벽이 발을 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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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그러운 나뭇잎이 초록빛을 맘껏 발산하는 더운 날이었다. 미미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미미는 나에게 병문안을 같이 가자고 제안했다. H가 계단에서 넘어지는 바람에 허리를 다쳤다. H는 수술을 받고 입원 중이었다. 미미는 동네 어르신들과 정답게 지낸다. 동네를 걷다가 문 앞에 앉아 계신 할머니를 만나면 그냥 지나치지 않고 안부를 묻는다. 할머니와의 대화가 어떤 내용일지 뻔히 알면서도 말이다. 같은 이야기를 여러 번 들어 익숙하지만, 미미는 늘 처음 듣는 것처럼 귀 기울인다. 또 미미에게는 적극적인 다정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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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 16 케이팝 아이돌이 주인공인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헌터스’가 글로벌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영화라고 하기도 부담스러운 에니메이션이 더구나 흔한 악령퇴치 소재의 영화가 전세계를 열광시키는 이유가 뭔지 궁금해진다. 악령 퇴치는 오래 전부터 영화의 단골 소재였다. 감독들은 악령을 없애기 위해서 신성하고 불가사의한 힘을 불러와야 했고 그 힘의 근원을 전능한 신이나 강력한 서사를 지닌 신화, 전설등에서 가져왔다. 케데헌(케이 팝 데몬헌터스)역시 그 근원을 과거의 힘에서 불러왔다. 하지만 그 근원을 신도 영웅도 아닌 한국의 무속에서 불러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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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인공지능만큼 더 뜨거운 화두는 없는 것 같다. 그 발전 속도는 모든 예상을 뛰어넘고 있으며, 기술의 진보가 워낙 빨라서 AI 업계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조차 최신 동향을 따라가기 벅찬 상황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러한 급격한 변화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첫 번째 집단이 전통적으로 예상되던 블루칼라 노동자가 아니라, 바로 AI를 개발하는 전문가들 자신이라는 점이다. AI가 AI를 만드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개발자들마저 자신이 만든 기술에 의해 대체될 위험에 직면한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AI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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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중순에 USA Today에서 특별 기획한 여름 독서 목록이 있었다. 다양한 장르의 선정된 책 소개를 받고 자세히 살펴봤다. 선뜻 끌리는 책이 없었다. 낯익은 작가들도 아니어서 어떤 책을 선택할까 망설이다 목록이 실린 신문을 읽던 책 위에 올려놓으며 집안 여기저기에 그리고 차 안에 읽다 만 책들에 내 의식이 눌렸다. 올 여름 손주들과 들썩이며 생활하느라 제대로 집중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틈틈이 책을 읽으려고 노력했다. 예전에 좋아했던 작가의 신작소설을 읽으면서 묘한 기분이 들었다. 플롯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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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으로 인생배우기 (42) 그림책 의 영어 원제는 즉, 마켓 스트리트의 마지막 정거장이다. 마지막 정거장에 내린 사람의 목적지는 어디였을까? 아직 목적지를 찾지 못했거나, 목적지를 잃어버리고 하염없이 떠도는 사람일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먼저, 책의 마지막 장을 펼쳤다. 글쓴이 ‘멧 데 라 페냐’ 이름 위에 버스 정거장이 보인다. 정거장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소년의 옆에는 쓰레기로 넘쳐나는 쓰레기통이 있고, 옆에 나란히 앉아 뜨개질하는 할머니의 옆에는 푸른 나무 한 그루가 자라고 있다. 책의 첫 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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